뒤척뒤척이며 간신히 잠든 아버지를 내려다 봅니다. 야윌대로 야위어 뼈만 앙상합니다. 평생 힘이 왕성할 줄 알았던 아버지가 수척하신 모습은 어린시절시절엔 미처 상상을 못했습니다. 그토록 강건하실 것이라 믿었는데 세월앞에 그 어느 누구도 장사가 없는 듯 합니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노화라는 과정을 통해 힘조차도 스러지는 것 같습니다. 비가 하늘에서 마구 퍼붓습니다. 장맛비가 마구 퍼붓습니다. 세상의 모든 안좋은 것들을 모두 삼켜버릴 태세입니다. 좋았던 기억마저 이내 삼켜버릴 기세입니다. 그 끝이 무섭기만 합니다. 장맛비처럼 힘이 왕성했던 아버지, 지금은 병마에 시달려 병실에 누워계신 아버지의 모습은 결코 상상했던 모습이 아닙니다. 어린시절 가난했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고무신이 그토록 사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