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가을이네요. 가을이 되니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그래요? 가을이 그렇게 사람을 만드나봐요."
"가을이면 왜 이런 기분이 들까요."
"아마도 가을이 주는 묘한 감흥때문이 아닐까요."
"가을에는 누구나 다 시인이 된다고 하네요."
"그런가요? 그럼 가을의 시인이 되어 볼까요."
가을은 사람들을 숙연하게 합니다. 그래서 시인은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란 싯구를 남겼는 지 모릅니다. 가을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붉게 탄 단풍이 벌써 저만치서 우리에게 어서오라고 유혹하고 있습니다.
익어가는 가을, 저멀리 차가운 겨울이 오기 전에 어서 오셔서 맘껏 구경하라고 합니다. 가을속으로 떠나볼까요. 우리곁에 성큼 다가선 가을, 그 가을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하늘은 높고 강줄기는 깊고 참을 수 없는 가을이 마구 유혹하네.
가을엔 누구나 시심에 젖고 누구나 시인이 된다
가을의 기도(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떄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이하 략)
가을이 익어가는 풍경속으로
억새들의 가을 노랫소리에 나그네는 절로 시심에 젖어 황홀한 가을성찬속으로 객이 되어 홀로 섰네.
억새들의 수런거리는 소리에 다리도 귀를 기울이네.
아름드리 고목과 가을 하늘이 드높아 보여 갈대는 차마 하늘을 올려다 보지 못한다.
하얀 머리를 풀어헤친채 하늘거리는 흰머리와 높은 하늘을 벗삼아 가을을 노래하는 갈대들의 합창.
다리와 갈대의 멋진 조화. 이 가을엔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볼까나.
반짝이는 햇살과 조잘거리는 물소리. 가을은 이들의 합창소리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한 방울의 꿀마저 모으기에 분주한 꿀벌. 흥부가로 가을을 노래한다.
이 가을엔 장승들도 풍족한 수확의 계절을 맞아 함박웃음이다.
조잘거리는 햇살과 물살 억새소리에 가을은 거대한 오케스트라가 된다.
농부의 바쁜 손길을 기다리는 황금들녘. 저만치서 귀뚜라미가 가는 가을이 아쉬워 노래를 한다.
수확한 벼를 서둘러 말리는 분주한 농심. 벼들도 하얀 속살을 드러낼 준비로 바쁘다.
하늘은 높고 하늘아래 나무들은 가을잔치를 위해 곱게 오색찬연한 색으로 몸단장을 서두른다.
국도변의 코스모스와 야생화. 바람을 만나면 바람과 노래를, 새들을 만나면 새들과 노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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