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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촌지 안받고 청소하러 안가도 되고…촌지없는 그런 학교가 있었네!

세미예 2009. 3. 18. 08:16

“촌지 안받습니다. 우리 학교는 촌지를 안받아요.” 

"무슨 소리죠? 왜 갑자기 촌지 이야기가 나오나요."

"촌지 이야기 하지도 들을 필요도 없는 그런 사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영원한 숙제 해결될 수 있을까요."

"그러게요, 그게 영원한 숙제군요."




학교서 아이들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편지를 받으셨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아마도 다수의 학부모들은 어리둥절하면서도 선생님들의 진심과 정성에 감사해할 것입니다. 


‘촌지’, 참 부담스럽습니다. 줘도 부담스럽고 받아도 부담스럽습니다. 이런 ‘촌지’가 신학기초부터 부산지역 교육계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앞장서서 촌지없애기 운동에 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이 편지를 보내고 학교 교문앞에도 플래카드가 내걸렸습니다. 무슨 일인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촌지-촌지근절운동-촌지근절 편지부산의 한 학교에서 교사가 학부모에게 보낸 편지.


촌지가 뭘까요? 촌지 생각해 보셨나요? 

촌지(寸志)라는 말을 국어사전에 뒤져봤더니 ‘정성을 드러내기 위하여 주는 돈. 흔히 선생이나 기자에게 주는 것을 이른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촌지’라는 말은 정성이 깃든 좋은 말입니다. 


그런데 폐해가 드러나면서 최근엔 부정적인 의미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선한 의미로 사용된 것이 점차 안좋은 방향으로 흘러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안좋은 의미로 통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산서 불고있는 촌지안받기 운동 약발은? 

"저희는 촌지를 받지 않습니다." 


신학기를 맞아 부산지역 일선학교에 불고있는 촌지안받기 운동입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촌지 없는 학교를 만들어 가정과 학교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풍토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신학기를 맞아 촌지 근절을 위해 부산지역 일선 학교마다 이처럼 담임교사 명의의 촌지수수 거부 의사를 밝힌 편지를 학부모에게 보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부산시교육청 주도로 올해 새학기부터 초.중.고교에서 이런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했습니다. 


이 가정통신문에는 "학부모에게 부담을 드리지 않고 단위 학교를 효율적으로 경영해 교육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뒤 "이를 위해 촌지없는 학교를 만들어 가정과학교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풍토를 만들자"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부산지역의 촌지안받기 운동은 부산시교육청이 일부 관행적으로 남아 있는 촌지수수를 근절하기 위해 담임교사의 의지가 담긴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도록 할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교육청이 이처럼 적극적인 촌지근절에 나선 것은 지난해 학부모 184명과 교직원 43명 등 2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촌지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학교와 교사의 촌지거부 의사 표시(37%) ◆촌지를 받은 담당자 처벌 강화(14.4%) ◆학부모 의식 변화를 위한 교육(13.7%)이 각각 1~3순위에 꼽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촌지 근절 과연 효과 있을까? 

부산시교육청이 촌지근절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평가는 좀더 두고봐야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도 상당수 학교에서 학교장 명의로 이런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냈지만 부모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촌지-촌지근절운동촌지근절 플랜카드가 내걸린 한 초등학교.


촌지와 별개로 학부모 청소는 어떨까? 

“우리학교는 청소관련 학부모 출입을 금지합니다” 


이런 현수막이 한 초등학교에 내걸렸습니다. 학부모들에겐 상당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겠죠.


사실, 청소를 하기위해 1주일에 한번씩 학교에 가야하는데 시간도 없고 또 담임 선생님께 빈손으로 갈 수도 없어 매번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곧잘 듣곤 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생 학부모들이 이른바 ‘학교청소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학교당국이 청소를 자체적으로 해결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맞벌이를 하고 있는 한 어떤 학부모는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담임에게 전할 ‘작은 정성’도 부담이돼 “청소 차례가 됐으니 학교로 와달라”는 전화가 무서울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이런 청소와 관련해서도 자체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촌지 근절운동 부작용 없을까

교육청 주도의 촌지근절 운동 부작용은 없을까요? 물론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지금과 같은 교육청 주도의 촌지근절 운동보다는 학교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게 모양새가 더 좋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학교의 문제는 그 학교 울타리 내에서 풀어야 모양새가 좋습니다. 또 관리감독 관청에서 주도하면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 거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다른 것은 촌지근절 편지를 돌리고 플래카드를 내거는 것이 대다수 선량한 교사들에겐 분명 유쾌한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에서 보낸 편지를 읽어보고 촌지에 관해 꼬치꼬치 캐물어 당황스러웠다고 합니다. 


 촌지와 청소 문제의 제일 중요한 것은 신뢰가 우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신뢰의 바탕위에 교육이 이뤄질때 학교의 문제점은 하나 씩 둘 씩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