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쓴 작가가 김성종이래요."
"그래요, 드라마를 할 때 당시엔 몰랐는데."
"알고보니 참으로 대단한 분이었네요."
"그러게요, 저런 훌륭한 작품을 쓰시다니 대단해요."
"맞아요, 정말 부럽네요."
"작가의 뒷이야기를 알고 싶어요."
작가들은 고유의 작가정신이 있습니다. 작품을 쓰기 위해 나름 투철한 역사의식도 필요하고 나름 공부도 많이 합니다. 이러한 처절한 자기 노력으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됩니다. 작가를 알고나면 작품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작가를 이해하고 작품을 들여다보면 더 쉽게 와 닿습니다. 그런데 작가를 만나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작가와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국민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어떤 내용이었나?
1991년 10월 7일~1992년 2월 6일까지 온 국민을 울린 한편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아시나요. 윤여옥(채시라)은 정신대로 끌려가는 도중 만주 백모자역에서 일본 군대 상관에게 겁탈을 당하고 자신이 어떤 운명에 처해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일본 관동군 조선 학도병 최대치(최재성)는 상관 오오에에게 심한 차별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군대 생활을 합니다. 가즈꼬(김현주)와 사랑에 빠져있던 동경제대 의대생 장하림(박상원)은 반전운동혐의로 야마다 형사에게 구속 되고, 학병으로 끌려 가게된 장하림을 위해 가즈꼬는 야마다에게 몸을 바칩니다.
여명의 눈동자를 쓴 김성종 선생을 만나다
이렇게 시작되는 슬프고 장대한 스케일의 ‘여명의 눈동자’를 쓰신 원작의 주인공을 만났습니다. 22일 열린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시청자자의 밤-미디어 북 콘서트’ 자리에서였죠. 아시다시피 김성종 선생은 '흑수선' 등 많은 작품을 쓰신 추리소설의 대가죠. 세계 최초로 추리문학관을 건립해 운영하시기도 하신 분입니다.
‘가까운 문화, 멀어진 미학’의 저자인 이지훈 박사가 사회를 맡은 미디어 북 콘서트는 소통의 매체인 문학과 음악, 그리고 미디어가 서로 매개되는 과정을 통해 이 시대 소통의 의미를 공유하는 종합문화공연입니다. ‘여명의 운동자’ 저자인 김성종 작가를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와 소통에 관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시는데 에너지 원천의 비결이 따로 있나요?
▶ 항상 작품에 대한 에너지는 끓는다. 그 에너지가 창작활동을 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 '회색의 벼랑'에서 보여준 국제적 안목과 원천은 작가의 성장과정과 관계가 있나요. 작가는 중국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전라도에서 보내고 부산으로 건너와 터를 잡았죠. 말하자면 글로컬 삶이 작품에 반영된 것은 아닌가요?
▶추리소설은 세계를 조망하고 통찰해야 한다. 세계를 조망해야 추리소설이다. 세계관을 넓히기 위해 해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 한다.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속에는 테러리즘을 다루고 있는데 국제정세 속에 테러리즘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테러리즘의 장래를 작가의 입장에서 전망하신다면?
▶테러는 2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하나는 힘으로 약한 백성을 누르는 것이요, 또다른 하나는 힘없는 자의 비합법적 수단이 테러다. 오늘날의 국제정세속 테러는 이름람과 서구 기독교문명의 충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슬람권과 조화로운 공존의 길을 모색하지 않는한 9/11이상의 테러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추리소설을 쓰게된 계기는 뭔가요?
▶글로써 추리소설을 일부러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SF소설이나 추리소설도 쓰야한다. 나도 처음부터 추리소설을 쓰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우리나라는 순수소설만 발달해 왔다. 외국의 경우 추리소설과 순수소설이 하나로 묶여서 발달했다. 순수소설만 고집하는 것은 우물안 개구리다. 우리나라엔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가 드물다. 하지만 가까운 일본은 추리소설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순수소설과 추리소설, 대중소설의 편협화된 발달은 곤란하다.
◈좋아하는 해외작가는?
▶스파이 소설의 대가 르카레, 프레드릭 포사이드 등이 있다.
◈추리문학관이 있는 달맞이길이 최근 개발붐에 휩싸였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해운대 달맞이길은 몽마르뜨언덕보다 더 우수한 곳이다. 하지만, 부산시에서 개인에 분배를 하면서 난개발에 휩싸였다. 부산시에서 문화시설로 개발했더라면 정말 훌륭한 곳이 되었을 것이다. 개인이 개발하다 보니 아무렇게 개발되었다.
◈후학들에게 해주고싶은 말이 있다면?
▶추리소설은 남들이 잘안하는 분야다. 공부를 하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분야다. 우리나라 소설은 순수소설에 몰려있다. 따라서 추리소설은 그만큼 가능성이 열려있다. 그 가능성을 보고 해리포터의 저자인 롤링같은 작가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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