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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자동차 견인 처음으로 당해보니…자동차 견인제도 참 황당한 제도

세미예 2008. 10. 17. 08:59

"이런 곳도 주차위반 단속을 하네요"

"그러게요, 주택가인데도 견인을 다 해가네요."

"참 이해가 안되는 견인행정이네요."

"그러게요, 주차견인 민원이 많은 이유를 알겠어요."

"민원이 많은데 왜 행정기관은 이를 방치하고 있죠."

"그러니까 행정기관도 문제가 많은 거죠."




차를 운전하기 시작한지 17년만에 처음으로 견인조치를 당했습니다.  어제 오전에 지인의 집에 잠시 들렀다가 나와보니 차는 오간데 없고 견인이동통지서가 벽에 붙어 있더군요. 주택가 인근의 도로이고 다른 차들도 주차를 하고 있기에 주차했다가 그만 견인조치를 당한 것이죠. 주정차 위반 딱지가 아닌 곧장 견인을 당한 것입니다.



처음으로 주차견인 되고 보니 황당하고 당황스럽고 기분이 나빠?

처음엔 황당하고 나중엔 분하기까지 했습니다. 주택가에 조차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마구 차를 끌고 가버린 것입니다. 한마디 말도 없이 잠시 사이 견인해 간 것입니다.


물론, 주택가 도로라고 주차를 한 것은 정말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잘못한 일입니다. 하지만, 주차장 사정이 여의치 않은 우리나라에서 주택가 도로에 잠시 주차했다고 곧장 견인해 간다면 견인을 당하지 않을 차들이 과연 몇 대가 있을까요.


이글은 견인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하면 해야합니다. 하지만,  견인하는 분들의 사전예고 없는 일방적인 행정은 지양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글머리를 잡습니다. 


주택가 도로에서 잠깐사이 견인조치

오전 11시 30분 조금 넘어 지인의 집에 물건만 내려두고 금방 나왔는데 감쪽같이 차가 사라졌습니다. 대략 주차를 하고 10여분 정도 지났는데 그 사이 차가 사라진 것이죠. 이곳 저곳 차를 찾아 다니다가 저쪽 구석에 붙은 견인이동통지서를 겨우 찾았습니다. 부리나케 벽에 붙은 견인이동통지서를 들고 택시를 잡아타고 견인장소로 갔습니다.  견인보관 장소를 잘 몰라 전화로 물어물어 겨우 찾아갔습니다.


견인관리소 직원의 말이 참 재밌습니다. 

"주민의 신고로 견인조치했다. 주변의 차들도 여러대 몽땅 주차해왔다. 신고한 주민은 밝힐 수 없다. 견인을 위한 사전안내는 없다. 곧장 견인한다."




석연찮은 견인조치 사유

석연찮은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우선 주민의 신고라고 했는데, 지인의 집앞인 주택가인데 뻔히 이웃의 손님인줄 알면서 이웃주민이 신고할 리가 만무하며, 주변의 처들도 몽땅 견인해 왔다는 것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신고한 주민도 밝힐 수 없다는 것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견인을 위한 사전안내 조치 없이 불법주차는 무조건 견인한다는 것도 편의주의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견인이동통지서상의 도로교통법 위반 규정? 

‘견인이동통지서’에 기재된 도로 교통법 32조와 33조 35조 2항이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견인은 이 세 조항으로 한다고 하니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 하더군요. 


제32조(정차 및 주차의 금지) 모든 차의 운전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곳에서는 차를 정차 또는 주차시켜서는 아니된다. 다만, 이 법이나 이 법에 의한 명령 또는 경찰공무원의 지시에 의한 경우와 위험 방지를 위하여 일시정지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교차로·횡단보도·건널목이나 보도와 차도가 구분된 도로의 보도(「주차장법」에 의하여 차도와 보도에 걸쳐서 설치된 노상주차장을 제외한다)


2. 교차로의 가장자리 또는 도로의 모퉁이로부터 5미터 이내의 곳


3. 안전지대가 설치된 도로에서는 그 안전지대의 사방으로부터 각각 10미터 이내의 곳


4. 버스여객자동차의 정류를 표시하는 기둥이나 판 또는 선이 설치된 곳으로부터 10미터 이내의 곳. 다만, 버스여객자동차의 운전자가 그 버스여객자동차의 운행시간 중에 운행노선에 따르는 정류장에서 승객을 태우거나 내리기 위하여 차를 정차 또는 주차시키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5. 건널목의 가장자리 또는 횡단보도로부터 10미터 이내의 곳


6. 지방경찰청장이 도로에서의 위험을 방지하고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정한 곳





제33조(주차금지의 장소) 모든 차의 운전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곳에서 차를 주차시켜서는 아니된다.


1. 터널 안 및 다리 위, 2. 화재경보기로부터 3미터 이내의 곳


3. 다음 각 목의 곳으로부터 5미터 이내의 곳


가. 소방용기계·기구가 설치된 곳


나. 소방용방화물통


다. 소화전 또는 소화용방화물통의 흡수구나 흡수관을 넣는 구멍


라. 도로공사를 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공사구역의 양쪽 가장자리


4. 지방경찰청장이 도로에서의 위험을 방지하고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정한 곳


제35조(주차위반에 대한 조치)

②경찰서장 또는 시장등은 제1항의 경우 차의 운전자 또는 관리책임이 있는 사람이 현장에 없는 때에는 도로에서의 위험을 방지하고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 안에서 그 차의 주차방법을 스스로 변경하거나 변경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으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관할 경찰서나 경찰서장 또는 시장 등이 지정하는 곳으로 이동하게 할 수 있다.


견인을 당한 주택가 작은 도로는 버스가 다니지 않아 위 32조와 33조 어느 항목을 적용했는 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 35조 2항에 따라 견인을 했다고 했는데 2항을 보시다시피 부득이한 경우가 어떤 경우인지 모호합니다.


소방차 등 긴급 차량의 출동시 운전자가 없고 연락이 안되거나 연락처가 없을때 등이 부득이한 경우가 아닐까요. 연락처가 분명히 있고 바로 지인의 집근처인데도 사전 예고도 없이 대낮에 견인해간다면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할까요. 오전 11시 30분을 넘어 점심때가 서서이 다가오는 시간대의 주택가라 차들도 별로 없고, 주변 사람들도 한번씩 주차를 했다가 다녀가는 곳인데 제35조 2항을 아무리 봐도 너무 법문구를 편한대로 해석한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전 경고없이 견인한다고?

다시한번 더 견인이동통지서에 견인의 법적 근거로 든 제32조와 제33조, 제35조 2항을 읽어봐도 주택가 도로에 한낮에 그것도 연락처가 분명히 있는데 사전 경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주차를 해가라는 뜻은 없는 듯 합니다.


‘사전예고 없이 견인한다’라는 견인보관소 직원의 말이 아무래도 석연찮습니다. 그 말대로라면 도로마다 널린 게 견인대상이 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대로변은 놔두고 한가한 대낮의 주택가 도로의 주차 차량을 견인해갔다는 것도 알 수 없는 행정이었습니다.


한 목격자를 만났습니다. 그 분의 이야기는 견인차가 오더니 한대만 겨냥해서  사람 몇몇이 내려오더니 차문을 열고 벽에 안내서를 붙이고 견인해 가는데 금방 끌고 가더라고 하더군요.



견인하다 상처난 차는 누구 책임?

견인관리소에 갔더니 차가 긁힌 자국이 있었습니다. 관리소 직원에게 따졌습니다. 그런데 그 직원은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합니다. 증거를 요구합니다. 긁히기 이전과 이후를 비교할 만한 사진과 목격자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포기했습니다. 보험사에 연락을 해봐도 딱히 어떻게 해볼 방법은 없었습니다. 계속 실랑이를 벌이다간 생떼밖에 안되겠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또다른 문제점은 우리나라 자동차가 아무리 차문을 잠궈도 금방 열리도록 되어있다는 사실을 오늘 실감했습니다. 목격자에 따르면 견인관리소 직원은 금방 차문을 열더라는군요. 얼마든지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견인행정의 선진화 아직은? 

위에서 보신바와 같이 견인후 차를 찾아가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낼 요량이면 사전에 차를 이동해 달라는 문자는 왜 못보내는 것인지, 또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은 연락처를 남겼다는 뜻인데도 견인해 가버립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견인인지, 시민을 위한 견인행정 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사전예고 없이 견인한다는 것도 아무 차나 끌고 올 수 있다는 뜻이라 그렇게 좋은 말은 아닙니다. 긴급한 경우가 아닌데도 견인해가는 것은 너무 야박한 것이 아닐까요. 더군다나 주택가 도로에서 대낮에 차들도 거의 없는데 견인을 해간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친 것은 아닐까요.


진정으로 시민을 위하고 도로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면 사전에 호각을 불거나 안내방송은 최소한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휴대전화 연락은 견인한 차를 찾아가라는 것이 아니라 견인될 수 있으니 찾아가는 문자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또한 대로변이 아닌 차가 다니지 않는 주택가 내집앞 도로까지 대낮에 일방적으로 견인해 간다면 너무 행정편의적인 발상은 아닐까요.


교통행정의 선진화를 위해 우리나라 관공서가 아직은 서비스 정신이 아무래도 부족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