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육교가 자꾸 사라진다…도대체 부산에 무슨 일이…부산 육교가 어디로 사라질까?

세미예 2008. 10. 10. 09:58

육교를 오르락내리락 하려면 몹시 불편합니다. 장애인들 같은 경우 휠체어로서는 육교를 오르락내리락 할수가 없습니다. 육교는 참으로 불편합니다. 그런데 육교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좁디좁은 육교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불편하지 않으셨나요. 장애우분들과 연세드신분들께서는 길을 건너고 싶어도 육교 때문에 불편을 겪지 않으셨나요. 여성분들은 정장치마 차림으로 육교를 이용할 때 불편하지 않으셨나요.


그럼, 왜 부산시와 일선 지자체에서는 육교 없애기 운동에 나섰으며 현황은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왜 육교 철거하나

부산지역 육교는 대부분 낡아 도시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노약자와 장애인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장애물이 되기 때문에 횡단보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부산시가 육교 철거운동에 나서게 된 것은 시민들의 보행권을 확보하겠다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이 운동은 시민들의 요구와 여론도 한몫 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펼쳐진 수영구 주민들의 보행권 보장을 요구와 '횡단보도 만들기' 운동이 큰 몫을 했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지하철 2호선 남천역 3, 4번 출구 방향에서 가장 가까운 횡단보도가 지하철역에서 800m 정도 떨어져 있어 불편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횡단보도 설치운동에 나선 것이었죠.


지난 2001년 지하철 2호선 개통과 함께 남천역과 수영역 사이 3㎞ 구간에 횡단보도 17개 가운데 9개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횡단보도가 없어지면서 주민들은 지하보도를 이용해 도로를 건너가려면 모두 134계단을 오르내려야 했습니다. 이마저도 남천역에서 800m나 떨어져 있어 주민들은 지하보도를 이용하지 않으면 무단횡단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주민들은 7년 동안 횡단보도 복원을 건의해 오다가 급기야 서명운동에 나섰습니다.


수영구 주민들의 오랜 노력끝에 올해 1월 드디어 지하철 남천역 인근 수영로 6차로에 횡단보도가 설치됐습니다. 이 횡단보도 만들기 운동은 부산시의 노력에 가속페달을 밟게 한 것이죠. 


얼마나 철거했나

부산시는 최근 부산시내 간선도로 육교 철거 대상지 조사를 벌여 전체 육교 162개소 가운데 휠체어 통행로와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 시설이 설치된 육교나 초등학교 인근, 교통사고 다발지역, 철로 건널목 등에 설치된 육교 등 83개소를 제외한 79개소를 철거대상으로 선정했다고 합니다.


부산시의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2005년 8곳, 올해 6월 연제구 연산로터리 외환은행 앞 육교를 철거하는 등 연말까지 4곳의 육교를 철거할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남구 부산외국어대 앞과 연제구 연천시장 앞, 금정구청 앞 등 3곳의 육교를 철거하는 등 2010년까지 모두 27개의 육교를 없앤다는 방침입니다.



횡단보도의 신설

부산지역 간선도로의 육교가 하나 둘씩 철거하기 시작해 보행자 위주의 교통흐름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현재 남아 있는 육교의 절반가량이 철거되고 횡단보도가 신설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부산시는 육교가 철거된 자리 이외에는 보행이 불편한 지역을 중심으로 횡단보도를 신설하고 있습니다. 이달들어 제가 근무하는 회사 인근에도 횡단보도가 신설되었습니다. 횡단보도를 생기기 전에는 수많은 지하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건너편을 갈 수가 있었는데 횡단보도가 신설된 후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육교가 철거되면서 시민들은 불편함을 덜어 매우 만족해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세드신 분들이나 장애우, 몸이 불편하신 분들의 경우 가파른 육교를 오르내려야 해 그간 여간 고역이 아니었지만 횡단보도가 설치되면서 한결 편해졌습니다. 또 육교가 철거되면서 시야까지 확보돼 정말 시원하다는 반응입니다.


부산지역엔 이처럼 육교철거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 횡단보도 설치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엔 시민들의 보행권 확보를 위한 애민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어쩌면 부산에선 몇 년후엔 육교가 보기힘든 추억속의 한 장면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