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공원로, 르노삼성로, 부산은행로, 트렉스타로, 경마공원로….
무슨 이름 같으세요. 도로이름입니다. 그런데 도로이름이 이상하죠. 유명기업체 이름같죠. 그럼, 기업체서 붙인 이름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과연 도로이름 같나요. 최근 재밌는 도로이름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도로이름은 사람들에게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도로이름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도로가 갖는 기능적인 측면이 강화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노포마을4길'에서 '경륜공원로'로 변경된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경륜공단 진입로.
최근 부산지역엔 기업이름을 딴 도로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들의 이름을 딴 도로죠. 기업의 도로 이름을 따서 짓는데는 나름 사연이 있습니다. 혹시 아세요. 왜 기업체 이름을 딴 도로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가장 최근의 일로 부산시는 금정구 노포동 부산경륜공단 진입로의 이름을 종전 '노포마을4길'에서 '경륜공원로'로 변경하고 표지판 등 시설물 교체를 마쳤습니다.
이로써 부산에서 기업의 이름을 딴 도로는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 내 르노삼성자동차 앞 도로에 이어 두 번째가 되는 셈입니다.
이처럼 최근 부산지역엔 기업체 이름을 딴 도로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업체 이름하면 홍보효과를 노린 기업체서 내걸었거니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부산시에서 도로 이름을 정했다니 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과연 부산시에서 왜 기업체 이름을 딴 도로를 만든 것일까요. 그 속사정이 궁금해졌습니다.
‘르노삼성로’의 경우 부산시가 르노삼성차와 투자의향서를 체결하면서 이 회사 앞 간선도로에 기업이름을 따 붙인 바 있습니다.
그럼 부산시는 왜 ‘도로에 기업이름 붙이기 행정을 펴는 것일까요. 부산시의 입장은 기업을 예우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높여 경영에 도움이 되도록 지원하는 차원에서 올해부터 이같은 행정을 펴고 있습니다.
부산에는 경륜공원로 외에도 부산은행이 본점이 위치한 동구 범일동의 이면도로 이름을 기존 '원앙길'에서 '부산은행길'로 바꿔줄 것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또,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의 ㈜트렉스타도 회사로 통하는 이면도로의 이름을 '녹산산업17길'에서 '트렉스타로'로 바꿔달라고 신청했습니다.
강서구 범방동의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경마장 앞을 지나는 간선도로인 '가락대로'의 일부 구간을 '경마공원로'로 바꿔달라고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들 3개 기업이 회사부근 도로에 자사의 이름을 붙이게 해 달라고 신청해 주민의견 수렴 등의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도 부산에서는 여러 곳이 기업이름을 딴 도로가 속속 등장할 전망입니다.
필자는 시민들에게 이런 부산시의 행정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아는 분들에게 질문해보니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기업을 예우하는 것 아니냐’. ‘공공기관이 기업에 지나친 편의를 봐주는 것 아니냐’, ‘주소마저 지역의 특성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등의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습니다.
부산시는 이런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자칫 좋은 의도가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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