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변전소 보셨나요. 변전소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윙윙거리는 소리와 모든 것들을 빨아들일 것 같은 위압적인 변압기와 치렁치렁하고 몹시도 큰 대형 전선들. 뭐 이런 것 아니겠어요. 예전엔 변전소하면 무시무시하고 위압적인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엔 변전소가 어떻게 진화했을까요. 예전과 달라진 오늘날의 변전소를 다시금 살펴봤습니다.
혹시 변전소에 사람이 살고 있다면 어떨까요.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이런 변전소에 사람이 살고 있다면 그 사람은 강심장이 아닐 수 없겠죠.
그런데 사람이 살고있는 변전소가 부산에 있습니다. 아니, 부산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현재 3군데가 있다고 합니다. 소문만 들어도 신기하죠. 그래서 부산에서 첫 사례인 변전소·주거용 복합건물을 돌아봤습니다.
부산 온천천에서 바라본 연산동변전소.
부산 연제구 연산1동에 위치한 연산동변전소가 바로 그곳입니다. 바로 옆엔 이른바 ‘김상진 게이트’의 현장으로 철거하다만 건물이 을씨년스럽습니다. 또다른 인접한 곳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바로앞엔 부산시민들이 즐겨찾는 온천천 시민공원입니다.
연산동변전소의 다른 이름인 연산 파워피아. 바로옆이 온천천이다.
이곳의 간판엔 '연산파워피아'라고 되어 있습니다. 연산변전소는 지난해 11월·주거용 복합건물로 지어졌습니다. 아마도 복합건물이라 '연산 파워피아'라고 따로 지은 것 같습니다. 이 복합건물은 상업시설·주택 밀집지역으로 부상 중인 부산 연제구와 인근 동래구 일원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곳은 원래 한전의 연산동 옛 자재창고 부지였던 곳입니다. 연산변전소·주거용 복합건물은 한전이 당초 1989년부터 실내 변전소 방식으로 건설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완공은 2007년 11월이었으니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음을 짐작케 합니다.
연산파워피아입구. 2층까지는 변전설비다.
그동안의 우여곡절은 인근을 둘러보면 금방 알수 있습니다. 지금은 재개발이 중단돼 썰렁하지만 몇 해 전에만 해도 일반 주택가였습니다. 또 바로 인근엔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습니다. 바로 앞은 온천천입니다. 이렇다보니 주민들은 침수와 유해 전자파 피해, 감전사고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고 급기야 지역 주민의 집단 반발에 부딪혀 법정으로 비화되는 등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습니다.
멀리서 잡아본 연산동변전소. 전선이 변전소로 향하고 있다.
지난 1989년 건립에 들어간 연산변전소는 주민민원으로 관할 자치단체의 건축허가를 얻지 못해 15년간 공전을 거듭하다 2004년 대법원 판결로 공사허가를 받아 2005년 12월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완공했습니다.
7층 건물 중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까지는 변전설비가, 지상 3층부터는 18세대의 주거용.
변전시설과 공동주택에 사람이 거주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건물 중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까지는 변전설비가, 지상 3층부터는 18세대의 주거용 공동주택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공동주택에는 한전 직원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예전의 윙윙거리던 변전소 모습은 오간데 없어
변전소 시설을 넣고도 사람이 거주하는 시설까지 완비해 주택까지 지어 참으로 그 발상이 재밌습니다. 외양상으로는 전혀 변전소라는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어린시절 윙윙거리던 변전소와는 완전 다른 시설이 되어 있습니다.
어딜봐도 변전소로 보이지 않는다.
연산변전소는 한전과 산업자원부가 맺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참여 협약’에 따라 태양광을 이용한 조명시설, 태양열을 활용한 온수시설이 설치된 친환경 변전소라는 특징도 갖고 있습니다.
1층에서 올려다본 연산동변전소. 도저히 변전소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현장 여담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잠시 살펴보고 사진을 촬영하려는 데 출입통제구역이라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 점 블로그님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뒤에서 바라본 연산동변전소. 옥상엔 태양광 시설이 설치돼 있다.
발상의 전환 대단해요
변전소는 흔히 말하는 님비의 전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집 주변이나 고장에 들어오는 것을 꺼려합니다. 그런데 이런 변전소라면 얼마든지 환영할 수 있습니다. 님비를 막는 발상의 전환 참으로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주민 민원 생각을 바꾸면 달라져요
연산파워피워는 수 많은 사람들의 반대와 재판까지 갔었고 오랜기간 대표적인 민원양산의 시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깔끔하게 짓고 변전시설을 지하로 옮기고 사람까지 살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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