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자."
"아니예요. 아닌데?""무슨 말이야.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를 뭐라고 불러야 해?"
"미리 크리스마스."
"이제부터 산타할아버지 맞이할 준비하자."
"피이, 산타는 못오시는데."
"무슨 소리야?"
세미예 가정의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언어실력이 부쩍 늘었습니다. 요즘엔 오히려 대꾸하고 받아넘기기까지 합니다. 이런 말 하나하나에 엄마아빠를 멋쩍게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곤니다. 이런 경우를 겪을 때마다 '우리집 막내가 어느새 이만큼 자랐구나'라는 생각까지 하게됩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서 세미예 가정에서도 열심히 아기예수를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유치원에 다니는 막내와 초등학교 1학년생의 빵터지는 대화 한마디 한마디에 그만 포복절도 하고 맙니다. 어른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대화 궁금하지 않으세요. 아이들의 세계엔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함께 볼까요.
막내가 유치원에서 만든 크리스마스 축하트리입니다.
요즘 산타클로스는 선물을 안주신대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선물을 못주신데요"
"무슨 소리야? 산타가 선물을 안주신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것이야"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없어요. 산타가 없으니 당연히 선물은 못주시는 거죠"
"아냐, 선물을 주러 오실껄. 기다리면 선물이 올꺼야"
엄마 세미예가 양말을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있던 유치원에 다니는 막내가 갑자기 나섭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선물을 안주신다고 합니다. 못주신다고 합니다. 그러니 엄마아빠는 양말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우겨댑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왜 못오실까?
"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못오신다고 생각하니? 네 생각을 듣고 싶구나"
막내가 엄마아빠가 따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던지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고 달아납니다. 조금 있다가 유치원에 다니는 막내와 초등 1학년생 남매가 어른들이 듣기엔 빵터지는 이야기를 해댑니다.
딸애와 막내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못오시는 근거를 하나씩 둘씩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 근거가 어른들이 들어도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유치원과 초등생 아이들끼리 농담삼아 했던 말들을 꺼냅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정말 못오실만합니다. 왜 그럴까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눈이 녹아 썰매를 끌 수가 없다?
"엄마아빠는 참, 요즘엔 썰매가 못움직이는데 어떻게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주러 오실수가 있어요"
"왜 산타할아버지의 썰매가 못움직일까?"
"지구온난화도 몰라? 지구온난화로 눈이 없대"
"뭐라고??"
딸애와 막내는 루돌프사슴이 끄는 썰매가 지구온난화로 눈이 녹아서 결코 운행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썰매를 탈 수가 없어서 선물을 주러 오고싶어도 오실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북반구의 눈이 녹아버리고 우리나라마저도 온도가 올라가 눈이 잘 내리지 않아 썰매를 끌 수가 없다고 합니다. 눈이 있어야 하는데 눈이 없다고 합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굴뚝이 사라져서 올 수가 없다?
딸애와 막내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못오는 이유를 또 말합니다. 그 중의 하나는 최근의 건물들이 굴뚝이 없거나 너무 작아서 산타할아버지가 들어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굴뚝이 아예 없어서 들어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굴뚝이 없어서 굴뚝을 찾다보니 보일러의 조그만 굴뚝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굴뚝으로는 사람이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아파트 문패가 없어서 찾아올 수가 없다?
딸애와 막내는 산타가 못오는 이유를 줄줄이 이야기합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들고 방문하려고 했었는데 문패가 없어서 찾아올 수가 없다고 합니다. 특히, 아파트엔 집집마다 문패를 붙이지 않고 비슷한 구조 때문에 산타할아버지도 헷갈린다고 합니다.
딸애가 만든 크리스마스트리입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CCTV 부담되네?
"산타할아버지가 또 못오시는 이유가 있어요"
"그게 뭔데?"
"아파트 엘리베이터엔 CCTV가 있잖아요. 그 CCTV 산타할아버지도 부담된다고 해요"
딸애는 산타할아버지가 못오시는 이유를 말합니다. 굴뚝이 작아서 기름보일러 굴뚝으로는 선물을 들고 오실수가 없고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데 아파트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어서 산타할아버지가 방문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실 CCTV를 살펴봤는데 해마다 산타할어버지가 오시는 것을 본적이 없다고 관리사무실 아저씨가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너무 나이를 먹어서 이젠 못오신다?
"산타 할아버지가 나이가 너무 많아서 이젠 선물 보따리를 들고 올 수가 없대요"
"무슨 소리야? 누가 그런 말을 했지?"
"아이들이 말하던데요. 친구들도 다 아는데요"
남매는 산타할어버지가 못오시는 또 이유를 말합니다. 엄마아빠시절 선물을 들고왔던 그 산타 할아버지는 이제 늙고 힘이 없어서 오실 수가 없다고 합니다. 새로 산타를 뽑아야 하는데 월급이 적어서 새로운 사람을 못뽑았다고 합니다. 나이드신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들고 오시려다가 그만 허리가 아파 올해는 못오시기로 했다고 합니다.
가짜 산타가 너무 많아서 진짜 산타가 삐쳤다?
"나이 드신 산타할아버지가 삐쳤대요"
"또 무슨 소리야?"
"썰매도 없고 선물도 안주는 가짜 산타복장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 산타할아버지가 삐쳤대요"
아이들은 거리 곳곳에 산타복장을 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진짜 산타할아버지가 삐쳤다고 합니다. 가빠 산타들의 행사가 판촉을 위한 상술이라 진짜 산타할아버지가 삐쳤다는 뜻 같습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물가가 올라 선물 살 돈이 없다?
"선물 값이 너무 비싸 선물살 돈이 없대요"
"또 무슨 소리야"
물가는 너무나도 많이 오르고 선물을 줘야할 아이들은 너무 많아서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러 오실 형편이 못된다고 합니다. 산타 선물비 지원도 경제불황으로 줄어 선물을 마련못해 못오신다고 합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선물 바라는 동심의 세계도 오염이?
아이들의 세계도 언론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최근 언론에서 기후변화와 경기불황을 이야기하다 보니 아이들 세계도 전파가 된듯 합니다. 아이들이 이런 말을 하다니 한편으로 놀랍고 또다른 한편으론 부끄러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금방 배우는 관계로 아이들 앞에서는 여러가지 행동에 조심해야 합니다. 어떠세요? 산타할아버지가 과연 못오실 것같죠? 아이에게 뭐라고 해야할 지 막막해집니다.
산타할어버지가 오실 수 있는 환경부터?
딸애는 환경오염이 없어야 산타할어버지가 오신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 문제가 딸애의 상상을 자극한 것입니다. 또한 아파트의 삭막한 환경도 이야기합니다. 어른들의 나쁜 행태도 이야기합니다. 기부에 인색한 어른들의 보신주의도 이야기합니다.
딸아이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갑자기 부끄러워집니다. 따지고 보면 일상화된 어른들의 잘못때문에 산타할아버지가 못오는 것 같습니다. 어떠세요? 산타할어버지가 오실 수 있는 그런 환경은 요원한 것일까요. 현대판 산타할아버지는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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