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경차의 애교있는 스티커?…"나도 얼른 커서 벤츠 될래요"

세미예 2008. 8. 8. 09:56

"경차의 센스 대단해요." 

"왜요? 경차가 재밌는 문구를 달고 다니잖아요." 

"그래요, 참 재밌군요." 

"경차문구에 한바탕 웃었습니다."

"요즘 재밌는 문구를 달고 다니는 차들이 많더군요."

"아마도 튀어 보려는 심리에서 그러는 것 같아요."

"웃음도 짓고 돋보이고 참 여러가지 기능을 하네요."




글은 사람들에게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입니다. 인간의 희노애락을 모두 표현 가능한 게 글입니다. 그 중에서도 한글은 모든 소리까지 글로 표현이 가능한 참으로 우수한 문자입니다. 이런 문구에 의미까지 더해져 의사가 전달되고 또 전달받습니다.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재밌는 문구가 사람을 웃기고 웃프게 만듭니다. 글의 위력과 힘인 것 같습니다. 의사소통 중의 한 방법 같기도 합니다. 문자를 서로 이해하고 그 의미를 해석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경차-모닝-자동차-경제-휘발유-경유-외제차주차된 경차의 문구가 참 재밌습니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 주차된 경차의 뒷면에 ‘나도 얼른 커서 벤츠 될래요’라는 다소 어리광스러운 문구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차 주인은 아마도 남들에게 재밌게 보이려고 기발한 문장을 사용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얼마전까지 경차와 소형차는 찬밥 대접을 받았습니다. 최근엔 고유가로 차량유지비가 증가하면서 경차와 소형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기세입니다. 더군다나 지난해까지 소형차로 분류되던 '모닝'이 경차로 바뀌면서 판매 실적이 대폭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경차 적용기준을 배기량 800㏄미만에서 1천㏄미만으로 변경했습니다. 이에 따라 배기량 999㏄의 모닝도 경차로 분류된 것이죠. 판매실적을 살펴보았더니 뉴모닝의 경우 7월까지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0% 증가했다고 합니다. 





뉴마티즈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넘게 판매가 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경차가 대접받는 것은 특별소비세, 특별세교육세, 취득세, 등록세 등이 면제되고 고속도로 통행료 및 공영주차장 5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 점이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경차의 가장 큰 장점은 차량유지비가 저렴하다는데 있습니다. 더군다나 최근의 고유가로 인해 경차와 소형차가 뜨고 있습니다. 위의 경차 주인은 ‘나도 얼른 커서 벤츠 될래요’라는 문구를 전혀 부끄러워 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고유가 시대 국가경제를 위해 일정부분 헌신한 자랑스러운 경차족으로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해도 될 듯 싶습니다. 자동차는 사람을 위해 존재하고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다른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자동차가 과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누가 큰차를 가졌는지 누가 외제차를 굴리는지가 그 사람의 위상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외국의 경우 실속을 중시하기 때문에 당당하게 경차도 사람들이 즐겨찾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허례허식이 자동차 소유욕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문제는 경기가 불황일때입니다. 불황일때는 경차가 자연스레 효자가 될수 밖에 없습니다. 허세를 부려 큰차를 몰거나 외제차를 몰면 경기가 불황이 닥치면 유지비에 허리가 휠 수밖에 없습니다. 차주인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각박한 세대에 웃음을 전하기 위한 선한 뜻이라 여기면서 오늘 하루도 즐겁게 생활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