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을 보니 우리민족의 기상과 아픔이 동시에 생각납니다."
오늘도 압록강물은 아픈 역사를 아는 지 모르는 지 무심하게도 바다가 그리워 흘러갑니다. 아픈 역사를 지워버리려 서둘러 바다로 흘러드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민족의 강속에 숨겨진 아픈 역사는 어떤 게 있을까요. 그 역사를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잊으려 잊으려 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압록강을 돌아봤습니다. '민족의 강' 압록강을 만날 수 있는 곳. 그래서 더 가슴저미는 민족의 강이 흐르는 곳인 중국 단동을 다녀왔습니다. 단동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북한의 신의주와 마주한 도시입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중국은 완전 딴 세상입니다. 북한과 중국이라는 나라의 차이 뿐만 아니라 발전의 속도 또한 엄청납니다. 전혀 개발이 안된듯한 북한과 한참 개발이 진행중인 중국은 단지 강 하나를 두고도 완전히 딴 세상이 따로 없습니다.
강너머 우리민족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지척에 두고서도 가까이 다가설 수 없음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한참 개발의 붐을 타고 있는 중국의 단동에 비해 신의주는 아직 개발이 안돼 마치 어린시절 고향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끊어진 압록강철로를 보고 있노라니 분단된 민족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중국은 이마저도 관광자원으로 개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단동에서 조금 떨어진 호산장성에 올랐습니다.
산너머 북녘의 땅은 영락없는 우리네 고향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호산장성은 고구려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만리장성의 시작이라고 하더군요. 단동에 머무르는 동안 절로 역사공부가 되더군요.
절로 민족적 아픔이 느껴지더군요. 한반도의 잘려진 허리, 그래서 반평생 신경통에 걸린 한반도는 언제 아픔을 털털 털어내고 건강한 허리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 민족의 땅. 하지만 직접 밟을 수 없어 중국을 통해 바라만 보아야만 하는 곳. 민족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바라보는 듯해서 절로 숙연해졌습니다.
여행은 발길이 닿는 곳마다 색다른 감흥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현장을 방문하고 나니 감흥은 오간데 없고 슬픔이 와락 달라듭니다. 그 속에는 약소국의 비애와 한 많은 선조들의 아픔이 묻어 있어 더 가슴 절절합니다.
한민족은 언제 또다시 통일이 되고 좀 더 부강해져서 못살고 아팠던 일을 옛날로 회상하면서 알콩달콩 살수 있을까요. 그런 날은 정녕 불가능한 것일까요. 여행이 주는 색다른 정감 대신 숱한 물음표가 큰걸음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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