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이사 채비를 갖춥니다. 겨울은 벌써 입동의 옷을 입고 이사를 왔습니다. 하지만, 미처 떠나지 못한 가을이 측은했던지 차마 짐을 풀지 못합니다. 그러는 사이 가을은 마지막 남은 기간을 아쉬워하기라도 하듯 마음껏 자태를 뽑냅니다. 산들은 자꾸만 붉게 타오릅니다. 자꾸만 타올라 활활 타오를까봐 내심 졸이게 됩니다. 마지막 남은 한 톨의 곡식을 조금이라도 더 수확하려는 농심은 오늘도 분주합니다. 추억이라는 '적토마'를 타고 미처 떠나지 못한 가을의 화려한 의상속으로 떠나봤습니다. 가을이 주는 추색과 사색의 감흥가을은 사람을 감흥에 젖게 합니다. 가을은 우수에 젖게 합니다. 가을은 그렇게 왔던 것처럼 그렇게 또 스러집니다. 스러진 자리에 가을의 추억이 남습니다. 사람은 가을을 통해 추억이 영글고 인생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