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월드컵 거리응원이 확 줄어든 이유 알고보니

세미예 2010. 6. 13. 22:52

6월12일은 한국인임을 뿌듯하게 해준 날이었습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끝난뒤 여기저기서 기뻐하는 시민들과 이를 자축하는 사람들로 전국은 흥분의 도가니로 빨려들어갑니다. 정말 오랜만에 전국민적인 환호성을 보는 것같습니다. 

 서울광장과 코엑스 앞, 부산의 광안리해수욕장을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에서는 힘찬 응원의 함성이 울려퍼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월드컵 응원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면 믿겠습니까? 


그렇다면 올해 월드컵 응원은 무엇이 문제이고 예전과 어떻게 달라졌는 지 살펴봤습니다.


거리 응원이 확 줄어든 원인 알아봤더니?
월드컵 경기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거리응원입니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경기의 거리응원을 하는 곳이 생각보다 적습니다. 예전엔 동네 곳곳에서 거리응원을 펼치곤 했었는데 이번에 거리응원을 하는 곳을 찾으려도 찾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왜 그럴까요. 그렇게 많이 등장했던 거리응원이 왜 갑자기 뚝 줄어버린 것일까요. 알아봤더니 공식후원사가 없는 거리응원은 불법이라고 합니다. 불법이기 때문에 거리응원을 주최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길거리응원이나 호텔, 식당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월드컵 중계를 보려면 비용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호텔은 물론, 어지간한 상점 조차도 국내 독점중계권과 전시권을 갖고 있는 방송사에 비싼 중계료를 내지 않으면 월드컵 단체 응원을 포기해야할 판입니다.


공식후원사 없는 길거리 응원은 불법?
길거리 응원을 하고 싶어도 공식후원사가 없는 상태에서 길거리 응원이나 단체 응원전을 펼치면 무조건 불법이라고 합니다. 비영리단체라 할지라도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전시권을 사지 않을 경우 월드컵 관련 메뉴 같은 것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아무리 돈벌이에 눈이 멀었기로서니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공공시청권(PV)' 때문에 시민불편은 아랑곳?
길거리 응원 등에도 정당한 대가를 치르라는 것은 이른바 '공공시청권(PV)'을 행사하겠다는 것입니다. 독점 중계를 맡은 방송사는 월드컵 중계 등 상업적인 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공공시청권료를 내야 한다고 합니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와의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공공시청권(PV)'이 뭐기에 
'공공시청권(PV)'때문에 거리응원을 허가하고 싶어도 허가할 수 없다는 게 방송사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공시청권료의 상당부분은 중계를 맡은 방송사가 FIFA로부터 사들인 중계권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합니다.


2006년 독일월드컵때와 뭐가 달라졌나
이번에 거리응원을 막은 '공공시청권(PV)' 행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독점중계가 가져다준 폐해라고 합니다. 만약 방송사들이 공동중계를 했다면 지금처럼 거리응원을 막았을까라는생각을 해봅니다.  


일례로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이 열리던 당시에는 한국방송협회가 공공시청권료를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2006년엔 공공시청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올해는 공공시청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아, 대~한민국 8년전 거리응원의 기억
8년 전인 2002년 한·일월드컵의 성공의 상당부분이 거리응원에 있었음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당시 거리응원은 월드컵 열기의 절정을 이뤘습니다.

또한 우리의 거리응원은 세계가 감탄할 정도로 정상급 수준이었습니다. 세계 언론이 경이의 시선과 함께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거리 응원 덕분에 한국인으로서 참으로 자랑스럽고 뿌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독점중계와 상업화에 밀려 씁쓸함을 감출길이 없습니다.


월드컵 상업화 우려 경계?
축구관련 단체와 독점중계를 맡은 방송사는 많은 중계료와 행사허가료를 챙기고, 재벌기업들은 군중들이 운집하는 행사장을 통째로 사버립니다. 투자액에 비해 족히 엄청난 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으니 이를 마다할 기업이 어디 있을까요.


국민들은 보편적 시청권을 박탈당한 것은 물론이고, 응원가마저 맘대로 부르지 못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월드컵 응원은 자발적이고도 흥겨운 축제분위기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국민들이 마음껏 에너지를 응집시켜 발산할 수 있도록, 그리고 월드컵 본연의 의미를 되살리는 데 힘을 모아야 할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