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뭐죠?"
"지금 때가 어느때인데 이념적인 것을 말해요?""청년실업시대에 그딴 것 별로 관심없어요."
"그래서 지성인들이 민주주의에 관해 관심 가져야죠."
"당장 취직이 우선인데 민주주의가 눈에 안 들어와요."
하지만, 오늘날 누리는 민주주의가 이땅의 선대들이 피와땀으로 이룩한 것임을 생각할때 후대들도 이를 제대로 알고 기억해야 할것 같았습니다. 6월 민주항쟁 23주년 되는 날입니다. 이땅엔 온통 월드컵 열기가 가득합니다. 스포츠에 파묻혀 6월항쟁은 관심밖이 되어버렸습니다.
꼭 알아야할 6월항쟁
오늘은 2010년 6월10일입니다. 6월항쟁 23주년 되는 날입니다. 그런데 언론에서도 관심밖입니다. 작게 되도록 작게 취급하고 있습니다. 의미와 재조명 기획기사나 특집기사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역사를 되돌려 23년전으로 돌아가 봅니다. 1987년 6월29일 전국의 모든 국민들은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통령후보의 직선제 개헌 수용,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면복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6.29선언’을 지켜보며 환호성을 지릅니다.
지난한 6월항쟁이 마침내 조그만 결실을 맺는 순간입니다. 6월 민주항쟁은 당시 부산 서면과 남포동에서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던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이끈 민주주의를 향한 절규였습니다. 당시 민주주의를 갈망하며 절규했던 ’6월의 주역'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6월민주항쟁의 23주년날에 독방 체험해보니
6월항쟁을 앞두고 민주공원을 다녀왔습니다. 부산민주공원은 민주주의를 위해 피땀을 흘린 고귀한 분들과 여러가지 사료가 가득찬 민주주의의 총산입니다.
이곳에 독방이 있습니다. 독방은 군부독재정권이 민주화 인사들을 구금하고 그 속에서 생활하게 했던 그야말로 인권탄압의 현장입니다. 이곳에서 각종 고문과 말로표현할 수 없는 인권탄압이 이뤄졌던 곳입니다.
필자는 6월항쟁 당시 대학을 다녔습니다. 필자 또래의 사람들은 아직도 어제인듯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6월항쟁. 그 중에서 독방은 당시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신 고귀한 분들의 피와땀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독방은 민주공원 전시관 한편에 마련돼 있습니다. 독방문은 '쾅'하고 닫힙니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커든지 귀가 다 아플 지경입니다.
섬뜩한 풍경의 독방
독방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쾅' 하고 닫고 밖에서 걸어잠그는데 깜짝 놀라 괴성을 질렀습니다. 일순간 당시 민주화운동을 하다 붙들려 독방에 감금된 여러 선후배들이 생각나 섬뜩했습니다.
1~2평 남짓한 독방은 창문하나 없이 벽으로 둘러쳐져 있습니다. 이즈러진 불빛만이 방안을 비춰줍니다. 이곳에서 먹고 자고 생리현상까지 해결했다고 하니 참으로 답답해 보입니다. 답답하다 못해 미처버릴 것같은 심정입니다.
정신만을 곧추세우고 이땅의 민주화를 되뇌이던 그분들은….
좁디곱은 독방. 어둠만이 감시하듯 내려쬐는 방. 단 일순간도 들어가 앉아있기 싫은 그 방을 이땅의 민주화를 위해 외쳤던 민주화인사들은 장기간 감금돼 있었습니다.
오는날 체험하는 사람들조차도 숨이 딱막힐 지경인데 이땅의 민주화를 위해 피와땀을 흘렸던 선후배들의 고통과 굴종의 세월은 어땠을 지 차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그 고통을 한 장기수의 글에서 상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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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어두운 방안에서 숨이 칵칵 막혀오는 듯했습니다.
저 속에서 민주화를 위해 수고하신 분들은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혼자서 독방에 있으면 말 한마디 못하고 하루를 보내는 수가 많았다. 그럴때마다 공포를 느꼈다.
고독에서 오는 공포가 아니라 언어능력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데서 오는 공포 말이다.
사람은 사회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때 비로소 인간이 된다.
사람이 무인도에서 혼자 산다면 '인간동물'은 될 수 있어도 사회인은 될 수 없다.
수도자로 살지 않는 이상 사람이 세상과 격리되어 혼자 생활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고통이다.
한 비전향 장기수의 글중에서===================================================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현재 실감을 잘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권탄압을 겪게되면 곧장 실감하게 됩니다. 6월항쟁 그 목청껏 외쳤던 그날의 함성으로, 그날의 치열한 몸짓으로 오늘을 열심히 살아나가는 게 진정한 의미의 6월민주항쟁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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