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투표 복잡해요…이러다가 문제 생기면 어떡해?

세미예 2010. 6. 1. 12:20

"8번을 찍어야 한다고? 뭐가 뭔지 어휴, 복잡해서 투표 안할래?"

"줄서기 참 싫어. 뭐가 그리 복잡해"
"빨리 투표하고 출근해야 하는데, 어떡해!"
"줄서서 기다리는 건 딱 질색인데!"

"그러게요, 너무 불편하네요."

최근 일부 어르신들은 물론이거니와 일부 젊은 이들 사이에서 투표를 앞두고 벌써부터 심심찮게 들려나오는 말입니다. 뭐가 복잡하기에 어르신들은 투표하기가 참으로 어렵다고 하신는 것일까요.

지난 토요일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를 받았습니다. 참으로 복잡다단하고 후보자들도 많습니다.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무엇이 복잡하고 개선되어야할 점은 무엇인 지 살펴봤습니다.


책을 방불케하는 투표 안내문
투표 안내문을 받았습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책을 방불케할만큼 두껍습니다. 시장부터 교육감,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비례대표 의원, 교육위원 등 누가 누군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약과 그동안 일해온 이력들이 들어 있습니다.

문제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있기 때문에 공약을 일별하는 일도 장난이 아닙니다. 대선과 국회의원 총선거때는 쉽게 알 수 있어 공약을 비교해 볼 수 있었으나 이번 선거는 도저히 공약을 일별한다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투표 복잡해?
투표순서를 살펴봤습니다. 먼저, 본인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투표용지 4장을 받아 1차 투표를 하고 연두색 투표함에 투입합니다. 다시 투표용지를 받아 2차 투표를 하고 이번에는 백색 투표함에 투입하면 투표는 끝이납니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간단합니다. 하지만, 1차 투표를 위해 줄을 서야하고 다시 2차 투표를 위해 줄을 서야합니다. 두 번의 투표를 하려면 적지않은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려야 합니다. 이렇게 줄을 서는 게 여간 인내력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줄서기 귀찮아하는 분들은?
이번 선거는 두 차례 투표를 해야하기 때문에 줄을 2군데 서야 합니다. 이렇게 줄을 서기 시작하면 보통 인내력이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 1차 투표만 하고 그대로 가시는 분들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해당 후보군들의 개표시 표가 들쭉날쭉할 우려도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거관리를 맡은 선관위에서는 최대한 홍보에 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언론의 정책선거보도 실종?
최근 언론의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서울지역 일간지와 방송사는 물론이거니와 지역언론들까지도 정책선거를 위한 보도가 상당히 퇴색되었습니다.

공약을 비교해주고 후보들을 검증해주는 어젠다 기능을 담당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천안함'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고 북한과의 안보관계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유력 정치인 내세우는 후보자들
이번 선거는 우리동네 지역 일꾼들을 뽑는 선거입니다. 그런데 동네 일꾼을 자처하면서 유력 정치인들을 간접적으로 내세워 홍보하고 있습니다.

유력 정치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홍보물에 버젓이 내붙이고 활동이력에도 적어 넣습니다. 과연, 우리동네 일꾼들과 유력정치인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전국동시선거 문제점 반면교사로 삼아야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후보와 공약대신에 중앙 정치무대의 축소판이라고 할만큼 주요 이슈가 출렁입니다. 동네 일꾼들마저도 중앙 정치무대에 예속되거나 기류에 휩싸인다면 이게 과연 풀뿌리 민주주의일까요.

또한 이번 선거관리를 맡은 선관위는 후보자들이 많은 관계로 곳곳에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투표안내문이 늦게 도착했고, 제대로 홍보도 되지않아 어떤 후보가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 검증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 드러난 문제점을 선관위는 반면교사로 삼아 다음번 선거에서는 보다나은 선거문화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