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여론조사가 이상?…여론조사와 다른 선거결과의 교훈

세미예 2010. 6. 3. 12:39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상외의 결과를 낳고 끝났습니다. 당선자와 낙선자의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들이 언론에 포착될때마다 마치 '제로섬' 게임을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결과와 여론조사가 달랐다는 게 단순한 표심의 흐름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여론조사 결과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요.

이번 선거는 숱한 문제점들을 노출시키면서 우리사회에 새로운 거대 담론을 제시하기도 한 선거입니다. 그것은 바로 '소통과 공유'라는 것입니다. 언론에서 조차도 트윗이 투표율 제고에 일익을 담당했다고 원인을 분석합니다. 이번 선거결과에 관해 생각해 봤습니다.


견제론이 안정론을 압도?
언론에서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재빠르게 이번 선거결과에 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주요한 흐름은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등 야권이 예상 밖으로 선전한 것은 야당의 '견제론'이 여당의 '안정론'을 압도한 결과라고 합니다. 

이들 언론은 행정, 입법부를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천안함 사태에 따른 '북풍(北風)'을 타고 다시 지방권력을 독점할 기세를 보이자 반발 견제심리가 발동했다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옳은 해석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프레임으로 해석하기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느낌입니다. 그 이유로 이번 선거 자체가 싫든좋든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데 있습니다. 현 정권에 대한 일종의 민심의 흐름이란 것입니다. 이를 제대로 읽는 눈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여론조사와 다른 선거결과
당초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수도권이 한나라당 강세였습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은 물론 강원도까지 한나라당의 우세였습니다. 실제 결과에서는 서울은 간발의 차로 수성을 했고 인천과 강원도에선 패배했습니다.

충북도 한나라당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한나라당이 패배했습니다. 경남에서도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무소속이 이겼습니다. 

여론조사와 다른 선거결과 뭘말하나
언론에서는 '이변'이란 표현을 사용합니다. 야권이 약진한 것이 이변이라고 합니다. 여론조사와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에 이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여론조사가 잘못된 측면은 없는지 곱씹어봐야할 대목입니다.

젊은층의 정치 무관심 때문에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최고치인 54.5%(잠정집계)를 기록한 것이 무엇을 말하는 지 살펴봐야 합니다. 부동층이 많았다는 것은 여론조사에 답하기 싫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뭘 말하는지 읽었어야 합니다.

부동층이 이번 선거에서는 사실상 현 정권에 대한 심판적 성격을 갖고 있었는데 단순한 부동층으로 치부해 버렸습니다. 언론에서는 여론조사에선 잡히지 않는 20~40대 젊은층 중심의 야당 지지세, 이른바 '숨은표'가 그 어느 때보다 위력적이었다고 분석합니다.

엄밀하게 말해 야당 지지세가 아니라 현 정부에 대한 일종의 의사표시가 표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여론조사가 뭐기에
언론에서 발표하는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기관이 투표 당일에도 한나라당이 수도권 광역단체 3곳 중 서울, 경기에서 낙승하면서 전체적으로 완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민심의 저변은 여론조사와 다르게 돌아갔습니다.

한때 최대 20% 포인트차로 밀렸던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막상 두껑을 열자 초반에 잠시 밀렸을 뿐 개표 중반이후 계속 리드를 유지했고, 막판 뒷심부족으로 아쉽게 눈물을 흘렸지만 초경합이었습니다. 

여론조사 실패는 민심의 저류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탓?
언론에서는 여론조사가 제대로 적중하지 못한 점에 대해 기존의 여론조사 기법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초래된 것은 정치권에서 여론조사가 민심의 저류를 정확히 짚어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북풍'보다 국정운영방식 불만?
선거를 앞두고 북풍이 선거판을 휩쓴 '블랙홀'처럼 보였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그렇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밑바닥 민심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과 정권 견제론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이를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북풍에 초점을 둔것처럼 조사됐습니다. 바닥의 민심은 다른 방향인데 이점이 아쉽습니다.

야권 단일화 새로운 화두로
이번 선거의 또다른 승패요인은 야권 후보단일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선거와 달리 곳곳에서 야권 단일화가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곳곳에서 선전을 했습니다. 어려울 것 같았던 야권단일화가 새로운 화두를 우리사회에 던져줍니다.

민주당도 착각하는 일이 없어야
이번  선거의 결과는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이 표로 연결된 것입니다. 민주당이 좋다거나 집권여당이 싫어서가 아닙니다. 민심의 흐름입니다.

따라서 민주당도 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자만해서는 결코 안됩니다. 국정운영을 제대로 한다면 민심은 언제든 달라집니다. 따라서 민주당도 지속적으로 국민들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개발하고 국민속으로 자세를 낮춰 다가가야 할것입니다.

정부여당은 겸허하게 민심읽기 나서야
이번 선거는 뭐라고 말을 해도 중간평가 성격이 강합니다. 정부의 국정운영방식에 대한 평가성격도 강합니다. 따라서 선거결과도 민심을 말합니다. 국민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표로 나타난 것입니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이들 민심을 제대로 읽어야 합니다. 겸허하게 민심을 수용하고 국민앞으로 더 다가가는 행정으로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었을때 진정 국민을 섬겼고 국민을 위해 일했다는 평가를 먼훗날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평가는 언젠가 치르질 투표에서 표로 나타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