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경제

아직도 쇠고기 민심 못읽었을까…'쇠고기 민심' 제발 귀 기울이세요

세미예 2008. 5. 18. 17:07

연일 전국 곳곳에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추산 참가자를 발표할 때도 경찰은 줄이고 주최측과 참가자들은 경찰보다 훨씬 많다고 합니다. 실제 전국에서 1만명 이상이 모인 곳도 있고, 수 백명이 모인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숫자가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혹 촛불문화제를 주최하는 측이나 경찰은 참가자의 숫자에 대해 신경을 쓸지 모르겠으나 정작 참가자들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단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광우병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수입하지 말아달라고 주장할 뿐이며 그 주장이 모여 한사람이 두사람이 되고 두사람이 수십명, 수십명이 모여 수만명이 된 것일 뿐입니다.

촛불문화제의 성격을 두고도 시민들은 문화제라고 하고 경찰은 집회라고 구분합니다. 하지만 촛불문화제에 참가, 촛불을 든 사람들에겐 이런 구분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촛불을 든 사람들이 원하는 건 단 하나 안전한 쇠고기 수입을 해달라는 것 뿐입니다. 이들은 남녀노소를 떠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당국과 정치권은 경찰과 검찰의 거듭 사법 처리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왜 이렇게 촛불집회에 끊임없이 참가하는지 그 이유를 냉정한 시각으로 분석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혹시나 광우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너도나도 참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요구도 단순합니다. 안전한 쇠고기를 위한 대책을 세워달라는 것이죠. 이런 대책에 대해 고민해야 할 곳은 정부인데 오히려 우리나라 국민들이 더 염려하고 대책을 세워달라고 하고 있으니 당국과 정치권은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습니까. 정부에서는 이번 촛불문화제에 정치적 발언과 구호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요 있었다 칩시다.

그러나 촛불문화제 현장에 단 한번이라도 가 보셨다면 그게 정치적 발언과 구호인 지 아니면 먹거리에 대한 순수한 마음인 지 아실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가보시고도 정치적 구호라 하실 것인 지 궁금합니다. 또, 일각에서 중ㆍ고교생들의 등교 거부를 우려하셨지만 결국 이마저도 기우로 끝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국민들과 학생들이 선동한다고 무조건 따라 움직일 정도로 생각이 짧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정부의 미숙한 대응입니다. 정확한 민심이 뭔지 아직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민심은 지극히 단순합니다. 광우병 없는 안전한 쇠고기를 먹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광우병 없는 안전한 것만 수입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치안이나 교육을 책임진 당국이 이런 저런 이유로 조사를 하고, 학생들의 촛불문화제 참가를 자제토록 한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나 대책이 없는 상태에선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오죽했으면 사법처리 운운한 경찰청 홈페이지가 마비됐겠습니까.

최근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현수막 걸기 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수막 걸기 운동 자체가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는 반증이지 않습니까. 국민을 불안케 하는 게 정치의 근본은 아닐 것입니다.

국민이 불안해 한다면 그 정책이나 조치는 잘못된 것입니다. 최근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도 국민의 불안감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해결책은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국민이 뭘 원하는 지 민심을 읽고 그 민심을 달래줄 대책을 세우면 되는 것입니다. 국민이 없으면 나라도 없습니다. 국민이 불안하면 나라도 불안해 합니다. 이를 정치권과 당국은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