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영화나 다큐멘터리 제작 가능할까요. 장애인들이 만든 영화나 다큐는 일반인들에게 비해 안좋을까요. 장애인들은 그들만의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을까요.
장애인들은 카메라 앵글 잡기부터 몹시 불편합니다. 샷자체가 고정시키려면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편집과정도 일반인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영화나 다큐는 어떨까요. 내용이나 형식, 스토리 구성 모든 것들이 일반일들 못지않습니다. 따라서 섣부른 오해나 편견은 절대 금물이라는 다소 무거운 화두를 던지면서 글머리를 잡습니다.
3일간의 단비 가슴속에 스며들다
맑고 따뜻한 단비가 3일간 부산을 적셨습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장애인영화제가 풍성한 작품과 함께 우리 곁을 찾아온 것이지요.
부산엔 제법 큰 영화제가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있다면 부산장애인영화제가 있습니다. 장애인영화제는 올해로 제4회째를 맞았습니다.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숱한 화제속에 열리고 막을 닫았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홤께 어울린 모두의 축제, 장애의 벽을 허물고 다름이나 차별이 되지 않는 그런 세상을 그렸습니다.
그들만의 축제
개막식 날, 넓은 야외 상영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화관도 아닌 객석 100여석에 불과한 작은 공개홀에서 그래도 빈자리가 거의 없는 그들만의 축제가 시작됩니다. 발달 장애인들과 그 부모들로 구성된 사물놀이 공연으로 화려한(?) 장애인 영화제의 막이 오릅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은 공연장 접근성 등으로 장애인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기엔 여전히 부족한 현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제4회 장애인영화제엔 예상보다 많은 장애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그들만의 축제는 막을 내렸습니다.
장애인 감독 강우영, 윤한민 감독이 만들 ‘그들만의 축제’ 내용입니다. 불꽃축제 같은 화려한 전야제도 없습니다. 부산시대 곳곳엔 부산국제영화제처펌 거대한 현수막 물결도 없습니다.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거나 시민들의 폭발적 관심도 없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영화제엔 그들이 땀흘려 만든 작품이 있고, 열정이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더 많이 찾습니다. 장애인들에겐 꿈같은 영화제입니다. 장애인들도 영화를 즐길 권리가 있습니다.
장애인은 극장영화 즐길 수 있을까
장애인들은 극장영화 즐길 수 있을까요. 실제로 문턱이 높습니다. 그들도 문화를 누리고 향유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득합니다. 엘리베이터가 극장과 곧장 연결돼 있지 않고, 영화관내 좌석으로 가기까지 참으로 힘듭니다.
겨우 영화관으로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맨 앞자리에서만 영화를 봐야합니다. 이게 오늘날 현실입니다.
영화가 상영되었다 하더라도 수화버전이 없습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버전도 없습니다.
하지만, 부산장애인영화제는 다릅니다. 모든 영화가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으로 제작되 상영되었습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버전으로 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과 관객과 감독의 대화 시간도 마련됐습니다.
장애인들의 영화 및 다큐 제작에 갈채를!
부산엔 장애인영상시민제작단이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모여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 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꿈과 희망과 열정을 앵글에 담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제작여건은 역경과 고난 그 자체입니다. 장비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장애인들이 장비를 마련하는 게 경제적으로 쉽지 않고, 촬영에 나설 경우 카메라 앵글 위치나 샷잡는 게 일반인에 비해 힘듭니다.
일반인 도우미나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지만 아무래도 기획하고 의도한 샷이 직접 촬영할때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섭외도 쉽지 않습니다. 일종의 보이지 않는 편견(?) 때문입니다. 어렵게 촬영을 마쳐도 편집과정 자체도 녹록치 않습니다.
그래도 꿈과 열정 하나가 있기에 숱한 작품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그들이 만든 작품 하나하나엔 땀이 묻어 있고 감동이 묻어 있고, 희망이 배어있습니다.
그들이 만든 영화나 다큐는 극장상영도 이미 했습니다. 각종 영화제에도 출품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상도 받았습니다. TV를 통해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오늘도 카메라를 잡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녹록치 않습니다. 그들에게 격려와 용기와 갈채를 보내 주세요.
장애인 관련 다큐멘터리 직접 제작해보니
필자가 스탭들과 함께 만든 작품이 이번 장애인영화제에 상영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의 이동권에 관한 다큐멘터리 입니다.
대중교통 수단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장애인의 시각으로 살펴보고 개선방안과 그들의 현장 목소리로 들어봤습니다.
제작해보니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글자 한 자 밖에 차이가 없습니다. 얼굴에 작은 흉터 있고 없고의 차이만큼 적습니다. 그런데도 현실은 다름이라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편견(?)이 색안경이 존재합니다.
이 편견은 대중교통 수단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여전히 장애인들에게 문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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