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회사 선배로 근무하고 있다면 어떠시겠어요. 편할까요 불편할까요. 사람에 따라 다를까요. 남녀에 따라 다를까요. 친구라서 편할까요. 아니면 친구라는 게 오히려 거북할까요. 회사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느날 입사하고 보니 고교시절 동창이 그 회사의 한참 선배로 근무하고 있는 그런 경험은 없으신가요. 그 회사의 선배동창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으셨나요. 사회생활은 이래서 복잡하고, 이래서 어려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선배동창인가요, 동창선배인가요. 이런 경험을 해보신 분들은 안계신가요.
입사하고 보니 한참 선배가 고교 동창이라고?
최근 필자의 회사내 후배중엔 선후배 사이인데 어떤 때는 친구로, 또 어떤 때에는 선후배로 지내는 후배들이 있어 그들의 관계가 궁금했습니다. 수소문을 해보니 그들은 같은 대학, 같은 과 친구였습니다.
그 후배들의 대화는 친구같기도 하고 선후배 사이 같기도 합니다. 서로 높임말도 사용하고 또 어떤 때는 친구 사이의 격의없는 말도 합니다. 친구이자, 선후배 사이인 것이지요. 비록 선후배 사이지만 친구로 아름답게 지내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필자도 친구같은 선배를 직장에서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첫 직장을 그만두고 두 번째 직장을 공채를 통해 수습사원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랬더니 글쎄 몇년 전 먼저 들어온 고교 동창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선배 동창은 어디서든 선배역할을 하려고 했습니다. 동창이라는 것은 깡그리 잊어버리고 생활했습니다. 친구라는 것은 아예 생각지도 않더군요.
단둘이만의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도 끝끝내 선배역할을 했습니다. 동창이라거나 친구라는 생각을 아예 지워 버렸습니다. 그래서 어느날은 단둘이 있을때 살짝 물어 봤습니다. 단둘이 있을땐 친구로 지내도 되겠느냐고. 그런데 그 친구는 선배대접을 받고 싶다고 딱부러지게 말하더군요. 선배 대접을 받고 싶다기에 어쩔 수 없이 선배 대접을 해줬습니다.
선배 대접을 꼬박꼬박 받으려 하기에 고교 동기회 모임을 별렀습니다. 과연 동기회 모임에서도 선배 대접을 받고 싶은지 모임에 참석해 따져 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 동창선배는 동기회 모임에 해마다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서로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각자 옮긴 이후 딱 한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동창선배는 그래도 끝끝내 선배대접을 받으려 했습니다. 한 번 선배는 영원한 선배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그 동창선배와 다툰후 자연스레 멀어졌끊겼습니다. 아마 그 친구는 지금 만나도 선배대접을 받으려 할 것입니다. 선배대접이 그렇게 받고 싶었을까요.
필자가 생각컨대 이 친구는 회사내 다른 선배나 후배들, 그리고 자기 동기들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같았습니다. 또 동창후배를 몹시 껄끄러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새로 부임한 소대장이 같은 학번이라니
군생활 말년, 우리 소대에 새로 소대장이 부임했습니다. 그런데 학사장교로 들어온 이 소대장은 알고보니 대학 학번이 같았습니다. 학번이 같다면 사회로 따지면 친구인 셈이죠. 참 껄끄러웠지만 군대 자체가 계급사회다 보니 인정하고 소대장으로 깎듯이 예우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대장이 어느날 부르더군요. 단둘이 있을땐 친구처럼 지내자라는 말을 합니다. 그래도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 소대장의 '친구로 지내자'라는 간곡한 부탁에 못이겨 다른 사람들이 없을땐 친구처럼 다정하게 지냈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소대장이었습니다. 필자에게 참 잘해준 소대장이었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소대장과 필자의 대화를 다른 소대의 소대장이 엿들은 것이죠. 그 소대장은 우리 소대장한테 ‘병사한테 친구처럼 지내면 어떻게 해. 병은 병이고 장교는 장교잖아.’라고 말하더군요.
그러자 우리 소대장은 ‘장교도 제대하면 평범한 사회인이고 친구인데 공적인 자리도 아니고 사적으로 있을때만 친구로 지내는데 뭐가 흉이 되느냐’라고 말하더군요.
그래도 다른 소대 소대장은 불만이더군요. 그 일이 있은 후 다른 소대의 소대장은 내게 다가와 ‘00병장은 00학번이라고?’라고 은근슬쩍 비꼬더군요. 그러면서 필자에게 절대로 친구하자거나 함께 잘 지내 보자는 그런 말을 하지 않더군요. 물론 그 소대장도 같은 학번이었습니다. 영원히 장교와 사병으로 남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복잡 다단한 사회관계 해법은 어디에?
어떠세요. 사회관계는 뒤죽박죽인 것 같습니다. 선후배가 뒤바뀌기도 하고, 친구가 선배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복잡다단한 사회속에서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할하게 하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암묵적인 합의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서로가 선후배가 뒤바뀌건, 친구가 선배가 되건간에 결국은 서로간의 합의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친구가 선배대접을 받고 싶다면 선배로 대접을 해주면 되고, 친구처럼 지내자고 하면 그렇게 지내면 됩니다. 해달라는 대로 해주고 마음을 비워버리면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더군요.
선후배 관계의 묘한 방정식
동창인 선배의 입장과 군대시절 소대장의 입장에 서 보았습니다. 일종의 후배가 친구인 셈이죠. 껄끄로운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런 경우 선배의 자리에 있거나 고참의 자리에 있는 친구가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후배가 편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도 있고, 불편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은, 사회생활은 관계의 연속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서로간의 믿음이고 서로간의 합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떠세요. 현재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 분은 안계신가요.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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