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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생활

엄청난 실수, 감동의 첫 밥짓기…그러나, 지금은 밥짓기 실력 일취월장

“앗, 물을 너무 많이 부었군!” 

"오늘도 죽밥이군, 어떻게 해야 밥을 잘 지을까?"

"앗, 오늘은 꼬들밥이네. 물을 적게 부었군!"

"어떻게 하면 밥을 잘 지을 수 있을까요."

"밥짓기는 물이 비결이라는데 어느 정도 물을 넣어야 하나요."

"그게 참 쉽지가 않더라구요."

"밥 참 잘짓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사람을 밥을 먹어야 살수가 있습니다. 밥을 먹기 위해서는 밥을 잘 지어야 합니다. 밥을 잘 짓는 요령은 물붓기에 달려 있습니다. 물을 적게 부으면 타거나 누르거나 꼬들밥이 됩니다. 반대로 물이 많으면 죽밥이 됩니다. 죽밥이든 꼬들밥이든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밥짓기 실력이 필요합니다.


밥에 관한 추억 혹시 간직하고 계신가요. 어떤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세요. 밥에 관한 추억을 떠올리면서 밥짓기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보면 어떨까요.


밥-밥짓기-신혼-결혼-가정살림물기가 많은 밥. 결혼초에 비해 훨씬 나아졌지만 죽밥처럼 되어 버렸다.


밥을 잘못지어 물밥이 되었네

저녁을 지었습니다. 집사람이 없는 사이 밥을 해놓기 위해 밥을 지었습니다. 대충 눈어림 짐작으로 물을 부어 밥을 지었는데 솥을 보니 물이 많았는 지 압력솥 밥되는 과정이 끝나고 솥을 열어보니 마치 죽처럼 질퍽합니다. 


자주 밥을 합니다. 우리집은 부부가 필요할땐 언제나 누구할 것 없이 밥을 합니다. 그런데도 이날 저녁은 물이 많았던 것같습니다. 물이 많은 밥을 보니 결혼초가 생각납니다. 



물기많은 밥을 짓다 결혼초 시절이 주마등처럼… 

당시 저희 부부는 맞벌이였습니다. 결혼을 하기전에 모친이 남자도 밥하고 반찬 몇가지는 만들줄 알아야 한다며 가르쳐 주겠다고 배우라고 신신당부 하셨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집사람이 야간이라 늦게 들어온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밥을 할줄 모르는 남편을 위해 바깥에 나가 사먹으라고 합니다. 혼자 외식하기도 그렇고 배달시켜 먹기도 뭐해서 밥짓기에 도전한 것이죠. 이참에 집사람도 돕고 깜짝 놀래켜주고 싶었습니다. 


멋진 밥, 맛있는 밥을 지어 집사람이 퇴근하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습니다. 대충 모친께 밥하는 요령과 물의 양을 전화로 듣고 메모했습니다. 


일단 '뭐 밥하는 게 힘들라고'라는 생각으로 도전했습니다. 그런데, 처음해보는 밥이라 물의 양을 측정하기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당찬 도전을 한 것이죠. 대학대 MT가서 밥을 친구들과 지어본 적은 있지만 그 당시엔 친구들과 후배들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막상 홀로 밥을 지으려니 잘 안되더군요.


처음 해본 밥짓기, 밥되는 과정중 밥솥 열어 물부었으니… 

밥이 제대로 되고 있는 지 한번 열어봤습니다. 아무래도 물이 적은 것 같아 물을 조금 더 부었습니다. 그리고선 한참을 기다렸다가 밥이 다 된 후 밥솥을 열어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이건 밥이 아니라 죽이라고 해야 옳을 듯 싶었습니다. 


밥이 되고 있는 중간엔 밥솥을 열어봐서는 안되는데 대학시절 MT때 산에서 코펠에 밥을 지을때 친구들이 한번씩 코펠을 열어보던 생각이 나 열어봤던게 잘못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열어보고선 그대로 둬야 하는데 물이 적다고 물을 넣은 것이죠. 이러니 죽밥이 안될 수가 있겠습니까. 




저녁밥 지어놓고 야단맞을 일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

저녁밥을 지어놓고 집사람이 퇴근하면 야단맞을 일이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괜시리 밥을 짓는다고 시도했다가 창피만 당하고 귀한 쌀만 버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쌀의 양 잘못 측정해 한솥 가득 죽같은 밥을 짓었으니…. 


그런데 문제가 또 있었습니다. 양을 잘못측정해서 밥이 한솥이 되어 버렸습니다. 쌀은 밥을 하면 부피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죠. 늘어나는 밥의 부피를 고려해서 쌀의 양을 씻어야 했는데 쌀통에서 2인분을 누르고 보니 아무래도 양이 작아 보였습니다. 눈대중으로 봐서도 적을 것 같았습니다. 


미리 넉넉하게 밥을 짓는다고 양을 못맞췄더니

이왕이면 내일 먹을것까지 다소 넉넉하게 밥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몇번씩 더 눌렀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양이 조금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밥을 짓고보니 한솥가득 물밥이자 죽밥이 된 것입니다. 생각보다 쌀이 밥으로 변하면서 부피가 늘어난 것이죠. 물밥이자 죽밥이 한솥 가득찼으니 눈앞이 캄캄해지더군요. 양이라도 작으면 저녁만 먹으면 되는데 한솥 가득한 지라 이건 몇끼를 먹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끼니때마다 물밥이자 죽밥을 먹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부끄러웠습니다. 괜히 집사람 돕겠다고 나섰나 싶어 후회하고 또 후회했습니다. 집사람이 퇴근하면 야단맞을 생각을 하니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어느새 싹 가시더군요. 




뜻밖의 칭찬에 죽밥을 맛있게 먹은 그날의 추억 

드디어, 집사람이 퇴근했습니다. 그런데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얼른 밥을 지어 맛있게 먹자고 말합니다. 집사람이 밥을 지으려고 솥을 보다가 그만 깜짝 놀라고 말더군요. 누가 밥을 했냐고 물어보더군요. 쏙 들어가는 말투로 직접 지었다고 사실대로 고백하고 처벌을 기다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집사람은 뜻밖에도 '시장했는데 때맞게 잘 지었다'라고 칭찬하며 다독거려 주더군요. 순간,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집사람은 '첫 작품치고는 정말 훌륭하다'면서 맛있게 밥을 먹더군요. 집사람도 처음에 밥을 지을때 지금보다 훨씬 죽밥이었다는 경험담도 들려줍니다. 아마도 실수한 남편을 위로하려고 하는 말 같았습니다. 


그 말의 진의를 알기에 덩달아 저도 맛있게 웃으면서 먹었습니다. 시장기 때문에 맛있게 먹었는 지, 아니면 실수를 적당히 눈감아 주려고 맛있게 먹어준 것인지 지금도 그 속을 가늠할 길은 없습니다. 어쨌든 우리 부부는 그날 저녁뿐만 아니라 그 다음날도 죽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결혼초기의 죽밥, 그러나 오늘의 죽밥은… 

물기가 많은 밥을 지어놓고 오늘도 집사람은 기다렸습니다. 양은 오랫동안 밥을 짓다보니 이제 단련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오랫동안 밥짓는 기술을 배우고 직접 해서 잘 짓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늘의 죽밥은 비롯 말은 물밥이라고 해도 예전과 같은 죽밥은 아닙니다. 다소 물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집사람은 오늘은 밥을 보고선 별로 표정이 안좋습니다. 


아마도 물기많은 밥 때문에 속이 상한 듯 보였습니다. 결혼초의 그날과 비교해서 달라진 것은 없건만 보이지 않는 야단을 맞은 셈이죠. 비슷한 죽밥이건만 결혼초의 죽밥과 오늘의 죽밥은 뭐가 다른 것일까요. 오늘의 죽밥은 말이 죽밥이지 그렇게 물기가 많은 것도 아니건만 표정이 밝지 않았습니다. 




에둘러 짓는 표정 그 의미는?

전, 그래도 안도합니다. 대놓고 화를 내지 않고 그냥 적당하게 넘어가 주니 말입니다. 하지만 예전같이 웃어주거나 다독거려 주지는 않습니다. 대신에 화를 내지않고 에둘러 짓는 표정으로 말하는 센스는 오랜 결혼생활이 만들어낸 하나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쨌든, 결혼초의 죽밥과 오늘의 죽밥은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표정에서 읽혀지는 보이지 않는 야단을 보니 그래도 그때가 좋았고 행복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