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서 김장을 하는데 주말에 오라고 하네요."
"시어머니 호출인데 가야하지 않을까요."
"며느리 도리 다 하려고 해마다 갔었는데 김장이 끝나면 너무 힘들어요."
"매년 김장할 때마다 가려면 정말 부담되겠어요."
"맞아요, 김장하는데 며느리가 시댁에 해마다 가야 하나요?"
"며느리의 시댁 김장은 정말 스트레스 그 자체예요."
겨울철이 되면 빼놓지 않고 언론을 장식하는 기사가 있습니다. 유명인사들이 나서서 김장을 담는 풍경입니다. 김장김치를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지면에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곳 저곳, 이 사람 저 사람 똑 같은 장면이 나오니 어떤 때에는 식상하기도 합니다. 한국인은 오랫동안 김치를 먹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김장은 힘들어도 1년에 한 번쯤 빠지지 않는 연례행사처럼 치러 왔습니다.
주말 김장 호출을 당한 주부 어떡해?
"얘야, 이번 주말 김장을 하니 다른 약속 잡지 말고 꼭 오너라."
"김장 스트레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오네. 이 일을 어떻게 한다."
엄마 세미예의 한 후배가 김장 스트레스 때문에 하소연을 합니다. 이 주부는 결혼 6년차입니다. 여자나이 38세에 다소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습니다. 늦은 결혼에 아이까지 늦었는데 시어머니는 매년 김장을 할 때면 어느날 불쑥 전화를 해서 호출을 합니다.
결혼 후 첫 김장은 기분좋았는데?
"얘야, 결혼 후 처음이니 이번 주말 김장하러 오너라."
"예 어머니, 꼭 갈께요. 맛있는 것도 먹고 즐거운 시간 만들어 드릴께요."
이 주부는 결혼 후 첫 해 김장은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합니다. 시어머니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점수도 은근히 따고 싶었다고 합니다. 시댁과 친하고 싶어 즐겁게 보내리라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장을 하러 오라는 시어머니의 호출을 흔쾌히 승낙했다고 합니다.
결혼 후 첫 김장 피곤했지만 기분은 뿌듯
사람은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도 판이하게 달라지는가 봅니다. 이 주부는 결혼 첫 해 시댁 김장을 시어버지, 남편과 함께 했는데 몸은 힘이 들었지만 기분은 좋았다고 합니다. 시아버지도 거들고 이야기도 나누고 무엇보다 신랑이 안마며 무거운 것을 들어주다 보니 기분좋은 김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결혼 2년차 김장부터 서서이 부담?
시어머니는 결혼 첫 해에 이어 결혼 둘째 해에도 어김없이 전화를 하더랍니다. 그래도 이 주부는 그때까지는 흔쾌히 시댁에 김장을 하러 가 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첫 해와는 달리 김장이 솔직히 무척 힘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아버지도 이젠 도와주지도 않고 신랑은 조금 돕는 척 시늉만 하다가 약속이 있다면서 몰래 사라져 버렸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랑 남아서 김장을 다 하려니 기분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아 힘이 들었다고 합니다.
결혼 3년 차 김장은 임신 핑계로 건너뛰어
결혼 3년 차 겨울이 되니 시댁 김장이 은근히 부담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임신 8개월이라 이를 핑계로 김장을 가지 않아도 된 지라 내색 안도했다고 합니다.
결혼 4년 차 김장하는 날 아이를 데리고 오라는 시부모의 호출
결혼 4년 차 시댁의 김장하는 날이 되자 어김없이 시부모의 호출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손자를 보고 싶으니 아이와 함께 오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육아 때문에 힘이 드는데 김장까지 겹친 셈입니다.
어쩔 수 없이 시댁 김장하러 아이와 함께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아버지는 손자를 봐주더니 이내 약속이 있다면서 나가버리고 시어머니도 김장을 하는 중간중간 손자가 보고 싶다면 자리를 떠는 바람에 그 남은 김장을 홀로 하느라 생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더 얄미운 것은 신랑이었다고 합니다. 김장을 도울 생각은 안하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하면서 식사시간이 되니 밥 차려달라고 하더랍니다. 시댁 김장날 참으로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결혼 5년 차 김장하는 날 또다시 시작된 시부모의 호출
결혼 5년 차 김장하는 날도 시어머니의 호출은 이어졌다고 합니다. 정말 김장이 힘들어 가고 싶지 않았지만 감히 시어머니의 호출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마지못해 길시댁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5년 차 김장으로 접어들자 이 해부터는 아무런 생각없이 미친 듯이 김장을 해 드렸다고 합니다. 5년 차 김장부터는 자발적이라기보다 의무감에서 마저못해 김장을 해 드렸다고 합니다.
결혼 6년 차 김장하는 날 처음으로 시부모에 반항?
"얘야, 주말 김장하는 날이니 꼭 오너라."
"어머니, 올해는 회사 일이 있어서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하고 일 바꾸고 김장 꼭 도와라."
"올해는 정말 가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얘가 왜 이래? 김장하기 싫어서 핑계대는 것 다 안다."
결혼 6년 차에도 시어머니의 김장하는 날 호출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주부는 해마다 너무 힘들어 시어머니에게 솔직한 속내를 고백했다고 합니다. 처음으로 반항인지 항거인지 하소연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시어머니는 막무가내로 김장하는 날 호출을 했다고 합니다. 시어머니가 서운하다는 말까지 하는데 도저히 안 갈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 지경까지 되고 보니 어쩔 수 없이 김장을 하러 시댁에 갔다고 합니다. 김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몸은 너무 힘이 들고 친정 어머니가 생각나고 서러워 혼자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해마다 이어지는 시댁 김장 논란 왜?
오늘날은 예전과 달리 주부의 역할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조상 대대로 여성에게 부여돼 온 전통적 역할에서 많이 자유로워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겨울이면 어김없이 불거지는 논란이 바로 시댁 김장입니다. 시댁에서 김장을 한다면 덜컥 겁부터 난다는 주부부터 어떻게 둘러대고 안 가야 하는지 그 비결을 묻는 주부까지 이 땅의 며느리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댁 김장하는 날 가야할까 안 가도 되는 걸까?
시댁에 김장을 한다고 하면 은근히 부담스럽습니다. 가야하지만 가고 싶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안 간다고 하면 호통이 내려질 것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시댁 김장김치를 가져다 먹는 경우라면 김장을 함께 담그는 게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시댁 김장김치를 먹지 않는다면 시댁 김장하는 날 가야할 지 여간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시댁 김장하는 날 굳이 안 가도 된다지만 현실은?
시댁 김장하는 날 가야 하는지 안 가도 되는지 물으면 많은 사람들은 사정이 있고 일이 있다면 굳이 안 가도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시어머니의 서운함과 호통을 감당할 재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댁 식구들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이 땅의 며느리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가곤 합니다.
아파도 선약이 있어도 가야하는 시댁 김장 스트레스
오늘날 이 땅의 주부들은 시댁에서 김장을 한다면 여간 스트레스가 아닙니다. 시어머니는 별다른 안부인사 없이 다짜고짜 김장 날짜를 알려주곤 합니다. 시어머니는 다른 약속을 파하더라도 시댁에 와서 김장을 도우라고 합니다. 이런 전화가 오는 날이면 덜컥 겁부터 납니다.
시댁 김장 가야하지만 핑계대고 안 가고 싶은 게 인지상정
엄마 세미예 후배는 시댁 김장하는 데 안 가려고 이런 저런 핑계거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선약이 있기 때문에 곤란하다에서부터 몸이 아프다, 아이가 아프다라는 것도 생각해 냈다고 합니다. 하다못해 친정 어머니가 아프다라는 것도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차마 거짓말을 하는 게 내키지 않았고 막상 그런 일이 생겨도 곧이곧대로 믿을 시어머니가 아닌지라 애당초 포기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 땅의 주부들이라면 대개 시댁김장을 하는데 오라는 시어머니의 호출에 아마도 이렇게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말 것입니다.
그 후배도 실제로 몸이 아파도 시댁 김장하는 날에는 가야하는 게 이 땅의 며느리들일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체념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시댁 김장하러 가기 싫은 또 다른 이유 시어머니의 훈계
시댁 김장하러 가기 싫은 또 다른 이유는 시어머니의 훈계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후배는 김장하러 갈 때마다 남편 뒷바라지부터 음식 만들기며 당신의 손자 양육까지 하나하나 훈계를 하곤 했다고 합니다. 훈계를 듣고나서 기분이 좋은 사람이 없는지라 매년 같은 소리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간 부담스럽지가 않다고 합니다.
시댁 김장하는데 며느리 과연 가봐야 할까
이 땅의 며느리들은 시댁 김장하는날 시어머니가 호출하면 가봐야 합니다. 중요한 약속이 있어도 이를 뒤로한 채 가야 합니다. 아파도 대놓고 아프다고 안 갈 수도 없습니다.
과연 현대판 며느리로서 시어머니의 시댁 김장 호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시어머니께서 '당연히 김장을 하러 와야 한다'는 식의 일방적인 통보가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가지 않는게 현명한 것일까요.
현대판 시어머니라면 일방적 며느리 김장 호출 생각해 보셔야?
'며느리가 시댁의 김장날에 시어머니의 일방적 통보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을 하기는 싶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일이 내게 닥치면 참으로 거절하기 힘이 듭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며느리니까 자식된 도리로서 시댁 김장을 도울 수도 있어야 한다는 시어머니의 인식도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가장 현명한 것은 시어머니가 며느리와 의논하고 서로 소통하면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요즘 세상은 당신이 시집살이 하던 시기와 달라졌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 문제는 시어머니가 풀지 않으면 며느리로서 풀기가 참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혹시 아직도 며느리의 도리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나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시어머니가 아직도 있다면 당신께서 며느리와 머리를 맞대고 솔직히 의논하고 소통해 현명하게 풀어갈 묘책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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