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 퇴근후 오늘은 꼭 병원으로 들러거라."
"안그래도 갈려고 했는데. 무슨 일이라도?""와보면 안다. 꼭 와야 한다."
"무슨 일이실까? 갑자기 왜 찾지?"
"갑자기 찾으시니 걱정부터 앞서네요."
"참으로 이상하지 않아요?"
생전에 아버님과 나눈 대화의 한 토막입니다. 아버님은 병원에 꼭 들리라고 합니다. 다짜고짜 들리라고 합니다. 병중의 아버님이 왜 그렇게 마지막 힘을 내서 부르는지 당시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럴리 없겠지만 안좋은 소식인가 싶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4년전 잊지못할 어버이날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과거는 아름답다고 혹자는 말했다지만 과거는 아픔 그 자체였습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딸애가 만든 카네이션 엽서.
마지막까지 손주를 챙기셨던 아버님, 후손이 뭐길래?
"야야, 퇴근후 오늘은 꼭 병원으로 들러거라."
"안그래도 갈려고 했는데. 무슨 일이라도?"
"와보면 안다. 꼭 와야 한다."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가보니 손에 꼭 쥔 것을 펴보이십니다. 만원짜리입니다. 병석에 누워있느라 어린이날 손자손주들 선물을 깜빡했노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병을 돌볼 겨를도 없이 그래도 손자와 손주들 선물만 생각하신듯 합니다. 그렇게 손자와 손주를 생각하시다가 어버이날은 생각도 안하신 것입니다. 그렇게 그날의 어버이날은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아버님은 그렇게 시름시름 어버이날도 병원에서 앓으시다가 2달 후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벌써 4년이 지났건만 오늘일 처럼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당시 포스팅(팔순의 부친이 건네준 꼬깃꼬깃한 1만원, 눈물의 쓰나미가)
아이들에게서 받는 어버이날
어버이날을 맞았습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아버님께서 귀여워하시고 아끼셨던 손자와 순주들이 자라나 이젠 어버이날을 챙깁니다. 아이들이 손수 만든 어버이날 카네이션이 앙증맞습니다. 문구 하나마다 참 정성이 가득합니다. 유치원에서 배운 것이지만 감회가 남다릅니다.
아이들은 어버이날 정성을 받아봤더니
유치원 아이의 어버이날 카네이션 엽서. | 유치원 아이의 어버이날 카네이션 엽서. |
요즘 아이들은 어버이에 대한 마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세대는 달라져도 어버이에 대한 사랑은 영원한 테마같습니다. 유치원에서 효에 대한 가르침을 해준다는 것도 참 좋아보입니다. 이렇게 1년에 한번이라도 부모를 생각하고 부모님을 기억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어버이날은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늘 바쁘기만 하고 건강마저도 제때 못챙기는 현대인들에게 아이들이 마음을 담았습니다. 유치원 선생님의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그 정신을 배우고 이어간다면 보다 행복한 사회가 되리라 믿어봅니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
옛말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란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어버이의 내리 사랑은 가없고 무한하다는 뜻입니다. 이에 비하면 자녀들의 치사랑은 한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스스로의 삶을 살기 바빠서, 현재의 삶에 바빠서 부모를 제때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어떤 때에는 나몰라라 하는게 오늘날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닐까요.철이 들어 부모를 잘 모시려고 마음을 곧추먹었더니 부모는 늙고 병들어 살아갈 날들이 적은 그런 상태는 아닌가요. 평소 조금만 더 잘할껄, 조금만 더 위할껄이라고 후회해 보지만 이미 부모는 없습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이런 후회를 하고 있는 스스로를 보면서 참 못났다는 생각을 연신 거듭해 봅니다.
딸아이가 만든 어버이날 카네이션 엽서. 아빠가 멋집니다.
이땅에 어버이날이 있어 행복한 나라
어버이날이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어버이날마저도 없다면 언제 제대로 부모를 돌아보겠습니까. 1년에 한번이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는 너무나도 교육적 효과가 큽니다.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자화상을 던져줘 너무나도 의미가 남다릅니다. 이땅을 일구어 오신 아버님, 어버님! 살아실제 마음껏 누리시고 좋은 것 보시고 행복하세요.
어버이가 없는 어버이날 참 먹먹해집니다. 조금만 더 잘할껄, 살아생전 조금만 효를 더 잘할껄이라는 외침이 내내 가슴속에서 먹먹한 것은 또 무슨 까닭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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