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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속 아파트 813가구가 왜 스스로 불을 껐을까?

세미예 2008. 8. 8. 09:54

"갑자기 아파트 전체가 깜깜하네요. 무슨 일이죠?"

"그러게요. 이렇게 더운데 갑자기 불을 모두 껐네요."

"아파트 전체가 어둑어둑하니 섬뜩한대요."

"왜 갑자기 불을 껐는지 사연이 궁금해집니다."

"그러게요. 참 이상한 일도 다 있네요."

"아파트 전 세대가 불을 끄니 이상해요."




아파트 전체가 밤인데도 깜깜합니다. 갑자기 무섬증이 찾아듭니다. 마치 전기와 관련된 사고가 생겨서 불이 끄진 것 같아 갑자기 궁금해서 가까이 가봅니다. 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한 대단지 아파트 전체가 깜깜할 까요. 그 사연 속으로 떠나 봅니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중복인 7월29일 안그래도 더운데 813가구가 되는 대단지 아파트가 암흑세상으로 변했습니다. 전기 기계가 고장나 정전된 것도 아니고 한전에서 끈 것도 아닙니다. 무슨 민방위 훈련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 아파트 단지는 블을 스스로 껐고 암흑세상에서 비록 5분간이지만 세상의 희망을 봤습니다. 이들 주민은 왜 동시에 전체가구가 불을 껐을까요. 그 이유가 궁금해서 현장을 찾았습니다.


부산 동래구 안락1동 강변뜨란채 아파트는 중복인 29일 밤 813가구 전체가 저녁 9시부터 5분간 소등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들 주민들은 이날 냉장고를 제외한 모든 전자제품의 전원을 껐습니다. 이 아파트는 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고유가를 맞아 에너지 절약을 몸소 실천하고 생활화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소등 행사를 결의했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말을 빌리면 이 아파트 전체 단지가 5분간만 소등하면 대략 7만2천원이 절감된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하더군요.



비록 훈련이기는 하지만 에너지와 환경 그리고 전기의 소중함에 대해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되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솔선수범해 전기를 아끼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절약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산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소등시간 동안 주민들은 바깥으로 나와 삼삼오오 모여 소등행사에 동참했습니다. 이웃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정다운 모습에서 이웃간에 정이 단절된 우리나라 아파트문화와 비교돼 보기 좋았습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부터 아파트 내 가로등과 지하주차장에 대해서도 격등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매월 20일을 '자율 소등의 날'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팁으로 어둠속으로 촬영하다 보니 생각보다 사진이 안받쳐 줍니다. 행사의 취지를 소개하는 밑반찬 정도로 생각했으면 합니다.


어떻습니까. 시원하지 않습니까. 더위를 더위로 보내지 않고 요즘같이 전력 소비량이 최고조로 올라가는 시기에 귀감이 되고 있지는 않습니까.





자연은 아끼고 가꾸어야 합니다. 그 자연은 에너지를 아끼고 환경을 생각하는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환경을 생각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 둘 모이고 또 모일때 우리의 자연은 생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날로 병들어 가는 지구. 신음하는 지구를 위해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가꾸는 사람들의 마음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