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벌써 국회의원 총선?…몇달동안 앵무새같은 후보들 얘기 들으라?

세미예 2011. 12. 16. 08:12

"안녕하세요, 지역의 참 일꾼 OOO입니다."

"아니, 선거가 다가왔나. 벌써 후보자들이 인사를 다할까."

"정말 오랫동안 후보들 인사 받으니 보기 안 좋네요."

"앵무새 같은 후보들 이야기 언제까지 들어야 하나요."

"그러게요,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네요."

연말연시를 맞아 참 여기저기서 모임이 생깁니다. 덩달아 만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최근엔 정치권이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바람에 정치얘기는 하기도 성가십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여기저기서 열심히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인사를 합니다. 선거는 까마득히 남은 것 같은데 벌써부터 후보자들이 열심히 해보겠다고 합니다. 너무 이른 느낌인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의  예비후보자들에 관해 생각해 봤습니다.



아니 벌써, 선거가 다가왔나?
"안녕하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근 여러 사람에게서 이런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명함을 받기도 하고 직접 악수도 했습니다. 그런데, 선거는 내년으로 알고 있었는데 벌써부터 선거운동 아닌 선거운동이 시작된 셈입니다.

내년이 선거의 해라 올해는 선거이야기를 듣지 않으려 했는데 그 기대가 깡그리 무너졌습니다.

내년선거인데 올해가 다가기도 전에 벌써 선거 무드가?
정확히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거는 4월11일입니다. 달수로 따져봐도 지금이 12월이니 4개월 이상 남았습니다. 그런데도 벌써부터 예비후보라면서 사람들이 인사를 합니다.

최근 정치권이 국민들을 실망시킨 바람에 안그래도 인기가 없는 정치이야기를 또다시 하게됩니다. 그 정치이야기는 벌써부터 예비후보란 이름으로 인사를 하는 게 너무 빠르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4개월 전부터 선거이야기를 들어야 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이른 선거운동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짜증나는 후보들의 인사 4개월씩이나 들어야 한다?
예비후보든 정당 후보든 그들이야 하루가 짧고 한달도 짧고 넉달이라고 해도 그 기간은 몹시 짧겠지만 국민들의 입장에선 4개월이라면 무척이나 긴 시간입니다. 안그래도 인기가 없는 정치라는 존재감인데 4개월동안 연일 예비후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니 이거야말로 과연 바람직한 제도인지 솔직히 우려가 앞섭니다. 


내년 총선일정을 살펴봤더니


• 재외선거인등록신청 및 국외부재자신고 기한 : 2012. 2. 11.까지
• 후보자등록기간 : 2012. 3. 22. ~ 3. 23.
• (국내)부재자신고기간 : 2012. 3. 23. ~ 3. 27.
• 재외투표기간 : 2012. 3. 28. ~ 4. 2.
• 선거운동기간 : 2012. 3. 29. ~ 4. 10.
• 투․개표일 : 2012. 4. 11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일정엔 이렇게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벌써 예비후보자들이 선거운동 아닌 선거인사를 하러 다닙니다.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은 이미 시작?
지난 13일부터 예비등록을 받고 있습니다. 선관위에 따르면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자는 다음과 같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거나 그 선거사무소에 간판․현판․현수막 게시, ▲예비후보자의 성명․사진․전화번호․학력․경력, 그 밖에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게재한 명함 배부, ▲전자우편을 이용하여 문자․음성․화상 또는 동영상 기타의 정보 전송, ▲선관위가 공고한 수량(선거구안의 세대수의 100분의 10이내)의 범위 내에서 1종의 홍보물 발송, ▲어깨띠 또는 예비후보자임을 나타내는 표지물 착용, ▲전화를 이용하여 송․수화자 간 직접 통화하는 방식으로 지지 호소, 문자(음성․화상․동영상 등은 제외)메시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정보 전송


이 정도라면 선거운동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진짜 선거운동기간은 2012년 3월29일부터 4월10일까지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벌써부터 사실상 선거운동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앞으로 4개월동안 국민들은 예비후보와 후보들의 명함세례에 얼마나 시달려야 할지 솔직히 썩 내키지가 않습니다. 

얼굴알리기도 좋지만 정치혐오증부터 불식시켜라?
정치 신인들에겐 예비후보라는 제도가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4개월전부터 선거에 돌입한 분위기라면 이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최근 정치권에 대해 국민들의 감정이 안좋은 마당에 몇달동안 후보자들과 대면을 해야하니 이건 선거라는 축제가 아니라 자칫 민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기까지엔 정치권의 잘못이 큽니다. 얼마나 환영받지 못한 구태를 보였으면 4개월이란 기간이 벌써부터 국민들이 지겨워하고 길다고 할까요. 

초심을 잊지말고 딴 말 하지 말기를?
정치인들은 수시로 말바꾸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 뺏지를 달기전까지는 열심히 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뺏지를 달고나면  전형적인 구태의 수렁으로 빨려들어갑니다. 초심은 오간데 없습니다. 이런 악순환이 이번에는 근절되었으면 합니다.

제도상으로 예비후보자들의 등록과 더불어 내년 총선이 사실상 시작된 셈입니다. 이번에는 정치선진화를 이룰 수 있는 후보들, 초심을 끝까지 잃지 않는 그런 후보들이 당선되고 그들로 인해 우리나라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날이 하루속히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