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블룩커 '행복한 동행'?…행복한 동행을 꿈꾼다면?

세미예 2011. 11. 26. 07:17

"이번에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와, 축하드려요. 대단한데요."
"어쩜, 책을 다 내시고, 존경스럽습니다."
"어떻게 블로그로 책까지 내시게 되었어요."

"참 대단하네요. 책까지 냈다니 훌륭합니다."





최근 이웃 블로거들이 잇따라 책을 상재하고 있습니다. 원고를 탈고하고 인쇄되어 한 권의 책이 손에 들려질때의 느낌은 한마디로 추수를 한 느낌일 것입니다. 블로거 이웃들의 잇따른 출간은 하나의 축복이자 새로운 지평을 열어보이는 어쩌면 신선한 충격과도 같은 것입니다. 

블로고스피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블로거 이웃들의 출간소식을 전하면서 릴레이식으로 이들의 책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들어가 봅니다. 그 작은 걸음 중 먼저 피오나의 아름다운 이야기 '행복한 동행'에 발길이 닿았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행복한 동행'을 해보고자 합니다.

 

 


블북(blogbook)? 블룩커(booker)?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가 디지털 세상에서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이웃 블로거들과 소통했던 블로그(blog)를 아날로그의 대명사인 책(book)으로 펴낸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혹자는 블북(blogbook)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세미예는 '블룩커(Blooker)'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소통의 매개체 블로그(blog)와 아날로그의 대명사 책(book)을 합성해서 아날로그와 SNS가 만나 디지털 세상을 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블룩커와 동행하다 



한 블룩커를 만났습니다. 몇년 전 블로그를 앞으로 열심히 운영하겠다고 연구한답시고 이웃블로거들을 한 분, 두 분 만나다보니 인연이 닿았습니다.

서글서글한 눈매, 꾸밈없은 웃음이 마치 세파에 물들지 않은 소박한 소녀의 모습이 첫 인상에서 뿜어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웃블로거들과 더불어 만남이 이어질수록 바로 우리 이웃들의 소탈하고 진솔한 모습이 물씬 묻어나 한결 편하고 좋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 불루커를 비롯한 이웃블로거들과 벌써 몇해 째 좋은 만남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만남뿐만 아니라 블로그 2.0을 어떻게 블로그 3.0 시대로 진화시킬 수 있을까 궁리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분과의 동행은 '아름다운 동행'을 넘어 '진화를 위한 동행'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진화를 위한 동행'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블로고스피어의 행복한 진화로 이어지길 꿈꾸면서 말입니다.




"어, 내 얘기가 인터넷에 있네!"      
"어, 저 사연은 바로 내 얘기인데"

한 사연이 포털 메인에 떡하니 올라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바로 내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놀라고, 그래서 더 호감을 갖습니다. 단지 호감을 갖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공감하고 마치 다정한 사람과 대화하듯 일상의 스트레스를 곧바로 풀어버립니다.

바로 이런 사연들이 모인 곳이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바로 그런 책이 한 권 나왔습니다. 이웃 블로거인 그 분이 '행복한 동행'을 상재(上梓)했습니다. 이 책은 바로 내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내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정감이 있습니다. 가식이나 꾸밈이 전혀없는 바로 생활주변의 평범하지만 누구나 겪는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에 더 호감이 가는 글들입니다. 

노부부의 행복한 동행
책속으로 걸어 들어가봅니다. 세 번째 사연에 자연스레 눈이 갑니다. '노부부의 행복한 동행'입니다.

나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싼 가격에 농산물을 구입하기 위해 농산물 도매시장에 가고는 한다. 그때마다 종종 마주치는 노부부가 있다.(중략) 이 노부부는 멀리서 봐도 눈에 띈다. 바로 할아버지가 직접 만든 할머니를 위한 전용 전동차를 다정하게 타고 오는 모습 때문이다.

차도 갓길을 천천히 달리는 전동차는 할머니를 위한 전용 리무진으로 사람들의 신선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다. 오직 할머니만을 위해 편안하게 만든 전동차!

할머니는 그 전용의자에 앉아 할아버지의 운전을 나름대로 돕고 있었다. 이리저리 얼굴을 돌리며 주위 차량을 살핀 뒤 " 저 쪽에 차가 와요". "차 많이 오니까 천천히 가요". (중략)

비가 오는 날이면 할머니가 큰 우산을 들고 할아버와 함께 나란히 우산 아래 있는 모습은 더 없이 감동적이다. 이것이 진전한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일까 싶었다.

흔히 만날 수 있는 바로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책속에 담았습니다. 소재의 일상성과 평범함이 그대로 묻어나 있습니다. 평범하고 일상성이 있었기에 더 진솔하게 다가옵니다.
 


투박한 문체, 싱싱한 글감으로
문체는 다소 거칩니다. 덜 정제되고 투박합니다. 하지만, 일상의 이야기를 다루기엔 이런 문체만한 게 없습니다. 고상한 문구는 가까이 하기엔 부담스럽습니다. 미사려구는 진정성을 의심받게 됩니다. 

거친 문체는 바로 우리네 서민들의 스타일입니다. 서민의 눈으로, 서민의 이야기를 다뤘기에 싱싱합니다. 싱싱한 이야기를 한올 한올 엮어 나가고 있습니다.

뼈대없이 들을 쓰는 진정한 글쟁이
사람들은 글을 쓰기 위해 뼈대를 세우는 일부터 하게 됩니다. 뼈대를 세우는 작업을 흔히들 구조(Plot)라고 합니다. 하지만, 피오나님의 글에는 뼈대를 세우고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직접 본 모습 그대로를 솔직담백하게 느낀대로 현장성을 고스란히 담아 싣고 있습니다.

진실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일필휘지(一筆揮之)'의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아름다운 동행 59번 했더니!
'내 생일, 케이크가 없어도 서운하지 않은 이유'로 시작해서 '쓸쓸한 도시의 낙엽'으로 닫습니다. 59가지의 사연속을 동행하다 보면 아름답다 못해 서글퍼집니다. 우리네 민초들의 가슴앓이와 살아가는 진솔한 모습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닫으면서, 블로그글을 닫으면서 갑자기 쓸쓸함이 밀려듭니다. 감성이 메말라가는 디지털시대를 자극하는 눈물샘이 이런 한 권의 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