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Seoul’ 'Dynamic Busan‘ Colourful DAEGU’ ‘ Pride GyeongBuk', ’Ulsan For you.'
이게 무슨 뜻일까요. 어디서 많이 본듯한데 혹시 아세요. 서울, 부산, 대구같은 단어들은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그래도 낯설어 보이지 않나요. 많이 들어본 느낌을 갖는 것은 이 말들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에서 하루에도 여러번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모두 영어식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단어이길래 모두 영어식으로 표기했을까요.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요.
그것도 기업이나 개인의 가게가 아니라 관공서가 이런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글날을 맞아 지자체의 슬로건을 돌아봤습니다. 아마도 세종대왕이 아신다면 분노할 일이겠죠.
와, 온통 영어식 표기 왜?
‘Hi Seoul’ 'Dynamic Busan‘ Colourful DAEGU’ ‘ Pride GyeongBuk', ’Ulsan For you.'
우리들이 살고있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내세운 구호들입니다. 일종의 슬로건들인 셈입니다. 슬로건은 광고나 홍보에에 쓰이는 작은 문구를 일컫는 말입니다. 지자체 홍보문구인 구호들을 살펴봤더니 영어로 마구 뒤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오늘이 한글날입니다. 세종대왕께서 이런 사실을 아셨다면 아마도 대노하셨겠죠.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의 문자로 채택돼 우리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비해 누구보다 우리 말과 글을 바로 알리고 보급하는 데 앞장서야 할 일선 지자체들은 이와는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의 대노를 살만도 합니다.
슬로건들만 놓고보면 외국의 지자체?
우리나라의 중심이라고 일컫는 심장부인 서울은 ‘Hi Seoul’을 사용합니다.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은 'Dynamic Busan'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구는 'Colourful DAEGU’ 경상북도는 ' Pride GyeongBuk'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울산은 ’Ulsan For you. 광주는 ' Clean Gwangju' 대전은 'It's Daejeon' 인천은 'Fly Incheon' 경남은 'Feel GyeongNam'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국 16개 광역시·도가 내세우는 홍보 구호(슬로건)를 살펴봤더니 유독 영어로 된 문구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광역시·도가 영어로 된 문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치 외국의 지자체 구호들을 보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합니다.
꼭 영어식으로 만들어야 했을까?
전국 지자체의 상당수가 영어식 표기입니다. 하지만, 영어식이 아니라 우리나라 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광역 지자체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전북의 경우 '천년의 비상 전라북도', 충북은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 전남은 '녹색의 땅 전남'입니다.
국제화 시대에 대비?
지자체가 영어식으로 슬로건을 만든 이유를 한 공무원에게 물어봤습니다.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아마도 국제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일 것이라고 막연히 추정을 합니다.
국제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영어식으로 슬로건을 만든다면 과연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 의미를 우리의 의도대로 알아줄리 만무합니다. 영어권 사람들에겐 아주 평범하다 못해 평소 너무나 자주 접하는 단어라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럼, 영어식 표기를 사용하지 않는 지자체는 국제화 시대를 몰라서 한글식 슬로건을 만든 것일까요. 한글로 슬로건을 만들어도 전혀 불편하거나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약속이나 한듯 전국의 자자체들이 슬로건을 영어식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어식 표기를 내세우다 보니 구호가 비슷해져버린 표기.
어, 영어식 슬로건이 비슷하잖아?
일선 지자체들이 영어식으로 슬로건을 만들다보니 슬로건이 비슷해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울산시와 김해시는 ‘Ulsan for you’와 ‘Gimhae for you’라는 비슷한 슬로건을 쓰고 있습니다. 지역명만 바뀌었지 영어식 표현은 비슷합니다.
울산시와 김해시의 경우 슬로건이 차별성과 상징성도 없어 보입니다. 독창성도 없어 보이고 지역을 어떻게 알리려고 하는 것인지도 명확하지도 않아 보입니다. 디자인만 달라 보였지 지역을 나타내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차라리 김해의 경우 가야라는 상징적인 테마가 있는데 굳이 영어식으로 표현해야 했을까요. 울산의 경우도 고래라는 상징적인 주요 콘텐츠가 있는데 슬로건에서는 이런 냄새가 전혀 풍기지 않습니다.
지자체 왜 영어식 슬로건 선호할까?
일선 지자체들이 왜 영어식 표기를 즐겨 사용할까요? 아마도 지역을 알리는 슬로건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든다는 의미도 있어 영어를 사용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세계속에 지역을 알리고자 사용한 것 같습니다.
마치 뉴욕의 ‘I♡NY’처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슬로건을 만들어 이미지를 높이는 데 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사용한 것 같습니다.
세종대왕이 분노할 영어 사대주의?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중요합니다. 일선 지자체를 그렇게 만들겠다는 의지는 참으로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굳이 영어표기를 사용해야만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지자체의 구호에 영어를 쓰는 건 혹시 일종의 영어 사대주의는 아닐까요. 순수한 우리말을 사용해서 구호를 만들어도 되는데 굳이 영어로 이를 포장하려다 보니 오히려 전달력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영어식 표기가 잘 와닿습니까? 무슨 뜻인지 금방 와 닿습니까. 외국인들이 영어로 표기한다고 해서 잘 알아볼 수 있을까요. 저렇게 단순한 구호만으로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수 있을까요.
단순한 슬로건보다도 그 슬로건에 담긴 지역의 콘텐츠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지역의 킬러 콘텐츠를 제대로 알리고 상징적으로 내세우는 게 오히려 슬로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꼭 콘텐츠에 영어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영어사대주의는 이젠 버려야 하지 않을까요.
좋은 우리말을 이용해 홍보하는 게 진정한 국제화
일선 지자체의 구호에 영어를 쓰는 게 국제화가 아니라 좋은 우리말을 이용해 슬로건을 만들고 외국인들에게 홍보를 하면 어떨까요. 우리말로 된 표어를 쓰고 영어로 함께 기록해주면 그것이 진정한 국제화가 아닐까요.
생활속에 자꾸 밀리는 우리말을 일선 지자체가 앞장서서 영어로 표기하는 것을 세종대왕님이 보셨다면 뭐라고 하셨을까요. 일선 지자체의 국적없는 표어나 구호 범정부 차원에서 지적하고 바로잡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어떠세요. 의식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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