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시끄러웠던 영남권 신공항 재추진 우려 왜?

세미예 2011. 8. 18. 08:03

"신공항 문제 앙금 겨우 삭여가는데?"

"신공항 이야기 듣기만 들어도 화가 납니다."
"공항문제로 왜 이렇게 시끄럽나요?"
"모두들 자기 지역 유리한 곳에 유치하려니 그렇쵸."
"의견을 한 곳으로 모으기가 쉽지가 않다고 해요."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서로의 주장만 계속하면 안될텐데요."
"그러게요. 서로 의견을 모아야 공항이 새로 지을텐데 말예요."

잊혀질만했던 신공항 이야기가 다시 영남지역에 등장했습니다. 한동안 시끄러웠던 문제라 사람들은 떠올리기조차 꺼려합니다. 이런 문제를 여권의 대표 입을 통해 다시 꺼내졌습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러가지 해석을 낳게 합니다.

그런데 여당 대표의 말을 가만가만 듣고보면 하필이면 왜 지금 이 시점에 다시 꺼냈는 지 그 저의가 여간 여혹스럽지 않습니다. 힘있는 여당 대표의 신공항 이야기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영남권 신공항 재추진' 본색은?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영남권 신공항 재추진' 방침이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홍 대표의 복안은 대구 K2전투비행단과 신공항을 묶어 부산 가덕도에 건설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는 결국 부산 경남 울산이 아닌 대구를 위한 공항을 짓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부산과 대구 감정싸움 붙이는 발상?
K2비행장 이전은 대구 시민의 입장에선 환영할 일입니다. 문제는 이전 예정지가 왜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인 가덕도인가 하는 점입니다. 김해공항의 군용비행장 겸용으로 오랜 기간 불편을 겪어온 부산의 당연한 반발을 고려한다면 부산과 대구를 또다시 싸움 붙이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허브공항 인식부터?
홍 대표의 구상은 집권 여당의 대표가 '허브공항'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조차 갖추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허브공항에 관해 알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허브공항은 24시간 이용 가능, 항만물류와의 연계, 무소음 및 안전성 등을 전제조건으로 합니다. 군용비행장과 함께 하는 허브공항은 전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없습니다. 결국 홍 대표의 구상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악화된 대구권 민심을 잡으려는 몸부림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런 홍 대표가 부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는 신공항에 대해 또 어떻게 말을 바꿀 지 의심스럽습니다.

겨우 앙금 가라앉혔는데 또다시 분란 자초?
부산지역은 신공항 무산에 대해 아쉬움이 남지만 어쩔 수 없이 일단 수용하고 대신 김해공항의 활성화와 가덕도 이전이라는 본래의 부산시 방침을 계속 추진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홍 대표는 대통령의 발표 불과 2개월 후인 지난 6월 당 대표 선거를 위한 '대구·경북권 비전발표회'에서 "당 대표가 되면 영남권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겠다"며 분란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신공항 문제 정략적 접근은 위험?
대통령의 말이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뒤집어진다면 국민들은 앞으로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홍 대표는 오는 27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예정된 신공항 재추진 기자회견부터 취소하는 것이 옳습니다. 국가 백년대계인 신공항 문제는 표를 위해 정략적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닙니다.

신공항 선거용으로 전락 안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영남권 신공항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영남권 신공항 건설 카드를 내년 총선과 대선 공약에 포함시켜 다시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정부가 신공항 백지화를 선언한 뒤 5개월도 안 돼 여당 대표가 내년 선거를 겨냥해 신공항 건설을 재추진하겠다는 것은 당혹스럽습니다. 신공항 건설이 선거 때마다 끄집어내 흔들다가 선거 끝나면 집어넣는 무슨 요술방망이 같은 것인가요? 이는 아직도 활활 타고 있는 불길에 기름을 붓는 일이나 다름없습니다.

잉크도 마르기 전에 재추진?
영남권 신공항 재추진은 현실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신공항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서는 이미 전문가들이 다 밝혀 놓았습니다.

올 여름 들어 김해공항은 가장 많은 하루 이용객이 1만2680명으로 신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영남권 신공항의 건설의 당위성은 갈수록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지역간 첨예한 대립 때문에 정부가 수요가 부족하다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워 백지화했습니다. 그래놓고 지금와서 여당 대표가 백지화 잉크도 마르기 전에 재추진하겠다니 선뜻 믿음이 생기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