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초가 행운을 가져다 주네요."
뭐 방송에 출연하는 일이 대수겠느냐는 분도 계실것입니다. 하지만 제겐 소중한 경험이었고 방송출연 시기가 너무나도 공교롭게 진행된 터라 의미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무사히 잘 넘겼지만 당시엔 아찔했습니다.
지난번 개인적으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신기한 식물인 무초의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이 동영상이 계기가 되어 이곳 저곳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섭외를 받았습니다.
그 중 한 방송사에 출연승낙을 했습니다. 사실은 제가 아니라 필자가 기르는 무초가 주인공이지만 말입니다.
당초 방송사 촬영일정은 다음주 화요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방송팀에서 24일 촬영하자고 23일 요청하는 바람에 24일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필자의 집사람은 만삭의 몸입니다. 더군다나 24일 정기검진 날이었습니다. 당초 계획은 정기검진을 받고 촬영에 응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오전 산부인과 갔더니 의사선생님이 아무래도 출산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예상보다 2주나 빠르기에 처음엔 반신반의했죠.
방송팀과 잠시 촬영에 협조하고 또 산부인과로 달려가고 이렇게 반복된 시간이 흘렀습니다. 집사람은 오후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했습니다. 그래도 타이밍을 잘 맞춰 집사람 곁에서 출산을 도왔고 뒷처리까지 마쳤습니다.
이번엔 촬영만 잘하면 되겠죠. 일단 장모님한테 집사람과 아이를 맡기고 촬영장인 우리집으로 갔습니다.
촬영팀은 무초의 움직임과 특징, 어떤 음악에 잘 춤추는 지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실험은 수도 없이 진행하더군요. 또 서울에서 우리나라 소리연구의 권위자인 교수까지 직접 내려오셨습니다.
여러가지 장비가 동원되고 이런 저런 실험이 끝도 없이 이어졌습니다. 지역의 생물자원학과 교수님까지도 무초의 생태적 특징에 관해 취재를 하더군요.
이웃주민의 반응이 필요하다는 촬영스탭진 요청에 따라 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장과 부녀회장을 비롯한 이웃의 여러분들이 촬영에 동원됐습니다.
이렇게 이틀동안 우리집에서 촬영팀이 상주하면서 무초에 관한 작품을 만들더군요. 그 사이 나는 집사람 산후조리와 촬영에 협조하는 강행군을 소화하고 말았습니다.
어렵사리 촬영이 끝났지만 진짜 더 큰 문제는 방송시간대에 내가 살고있는 곳은 로컬프로그램을 진행하느라 어렵사리 만든 방송을 필자가 볼 수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날 촬영을 위해 필자와 필자의 큰애, 아파트 부녀회분들이 동원되었는데 아무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기념이라고 생각하면 기분은 좋았지만 그래도 생방송을 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몹시 아쉬웠습니다.
식물 기르기로 정서함양 기회로
도시의 아파트는 삭막합니다. 회색도시를 돌아봐도 푸르름이나 초록색을 찾아보기가 참으로 힘이듭니다. 그래서일까요, 도시민들은 곧잘 아픕니다.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픈 이유가 바로 이런 푸르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도시의 아파트에서 식물을 기른다면 참으로 좋을 것입니다. 정서 순화도 되고 정신적으로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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