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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서 전통시장이 뻥이요?…도심 한가운데 '인정의 샘' 전통시장이?

세미예 2011. 7. 1. 09:19

"할인점과 백화점이 생겨도 인정 구수한 5일장이 제맛이야."

"구수한 인정에 사람사는 냄새는 5일장만한 게 또 있을라고?"
"도심속 5일장의 구수함은 또 색다르네요."
"그러게요. 5일장의 그 맛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요즘 5일장을 구경하기가 참 힘드네요."



장마와 더불어 7월이 시작됩니다. 장마는 해마다 오는 것이지만 느낌은 다릅니다. 쨍쨍하던 날씨가 폭우로 변합니다. 미처 우산이 없어 잠시 비를 맞습니다. 비를 맞다보니 예전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가난했던 어린시절의 전통시장인 5일장이 문득 생각납니다.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주룩주룩 내렸습니다. 어린시절의 추억이 오늘인듯 천연색으로 채색된 영화처럼 눈에 선합니다.

길건너편이 낙민 민속5일장. 주변이 아파트촌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고무 다라이를 우산삼아 쓰고 오신 어머니
오늘처럼 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그날은 5일장이었습니다. 우리집 형제자매들은 어머니를 기다립니다. 목이 빠질새라 지금일까 나중일까 가슴 졸이며 어머님이 오시기를 기다립니다.

5일장에 가신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실 시간이 되면 하마 오실세라 목을 길게 빼고 동네 어귀를 이리저리 살핍니다. 비는 억수같이 퍼붓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다 헤어진 고무신을 어머님이 새로 사오겠다고 약속하신 날이기 때문입니다. 장마철이 되니 구멍난 고무신에서 물이 자꾸 올라와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흠뻑 젖은 어머님에 원망의 눈초리만?
5일장에 가신 어머님이 하매 올새라 목을 빼고 기다리기를 얼마나 했는지 거의 포기 직전이 되고 맙니다. 바로 그때 동네어귀 저만치서 어머님의 형상이 실루엣으로 나타납니다. 부리나케 달려갑니다. 어머님은 온몸이 흠뻑 젖었습니다. 고무 다라이를 쓰고 장맛비를 고스란히 맞고 오셨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 고무 다라이 안에는 검정색 고무신이 없습니다. 장맛비라 고무신 장사가 안온 것입니다. 하지만, 철이 없었던 나는 검정 고무신을 사오지 않았다고 투정부터 부립니다. 장맛비를 흠뻑 맞고 가족을 위해 5일장에 다녀오셨건만 검정 고무신 욕심에 투정부터 부립니다.

 

또다른 각도서 잡아본 낙민 민속5일장 전경.


추억의 5일장이 도심 아파트촌에도?
지금은 아련한 추억이 되어버린 동화속의 한 장면 같지만 시골에서 자란 중·장년층엔 어제의 일같이 생생하기만 합니다. 이런 '추억의 5일장'이 시골이 아닌 부산의 아파트촌에서도 열리고 있습니다. 부산 동래구 낙민동 민속 5일장이 그곳입니다.


 최근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의 급성장속에서도 틈새시장으로서 약속된 날이면 어김없이 장이 섭니다. 5일, 10일, 15일 등 5일 단위로 서는 이 ‘낙민동 민속 5일장’은 어린시절 시골 장터의 장날만은 못하지만 장이 서는 날이면 지금도 시끌벅적하고 포근한 정이 넘쳐납니다.





8년전 개장 민속 5일장
‘낙민동 민속 5일장’은 지난 2003년 10월에 첫 장을 열고 손님을 맞았으니 올해로 벌써 만8년째가 다 되어갑니다. 온천천 인근에 위치한 부산 동래구 낙민동 중앙하이츠 2차 아파트 옆 250여 평 빈공터에서 열리는 낙민동 민속 5일장은 상인들이 과일이며 옷종류는 물론이고 생선 채소류 곡류 잡화 등 온갖 것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나는 사람들도 구수한 냄새에 발길이 절로 멈춥니다.


아파트 숲속의 인정을 길어올리는 우물같은 존재?

‘낙민동 5일장’은 주변을 에워싼 우성, 동원, 중앙하이츠 1차 2차, 벽산, 한신, 강변뜨란채, 한일 유엔아이, 석천아파트 등 그야말로 아파트 숲속의 인정을 길어올리는 우물 같은 존재입니다. 
 

물건을 사고파는사람들. 가운데 보이는 것이 솜사탕기계.


뻥튀기와 순대는 기본?
비록 어린시절 보아왔던 시골 냄새 물씬물씬 나는 '뻥튀기'는 없어도 현대화된 뻥튀기는 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도 있고, 국화빵이 구워지는 구수한 냄새와 즉석에서 홍두깨로 밀어서 만들어 주는 칼국수도 있습니다. 웬만한 미니 재래시장을 방불케 합니다.

 

이곳엔 생선, 도넛,과일, 의류, 생필품 등 다양한 물품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지에서 직접 가져와 판매?
‘낙민동 민속 5일장’에서 판매하는 과일이나 채소 해산물 등은 상인들이 산지에서 직접 가져와 팔고 있습니다. 조개류와 우럭 등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경남 하동지역 남해바다에서 생산되는 조개를 아침 4시에 하동집에서 출발해 ‘낙민동 5일장’으로 가져와 팔고 있다고 합니다.

 

이 민속5일장은 순대, 땡초, 계란, 수산물 등 물품 종류도 다양해 어린시절 5일장을 연상시킵니다.


 후한 인심, 덤에다가 시식도 가능?
이곳 5일장 상인들은 인심도 후해 말만 잘하면 덤은 물론이거니와 시식도 가능합니다. 과일이 좋아 보인다며 몇 개 더 달라고 하면 못이긴 척하고 하나 더 얹어 주기도 합니다. 낙민동 민속 5일장은 오전 8시께 문을 열고 오후 8시께 닫습니다.

장이 서는 날이면 인근에도 액세서리, 우산을 고치는 분 등의 다양한 업태가 등장합니다.


상인들이 부정기적으로 이벤트도 실시?
이 민속 5일장은 상인연합회에서 김치냉장고나 선풍기 등을 내걸고 비정기적으로 이벤트도 실시하곤 합니다. 이벤트 기간에는 인근 아파트 주부들이 경품에 관심을 갖고 응모권을 확보하기 위해 발길이 더 잦아지곤 합니다. 경품 추첨 때는 주변의 아파트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곤 합니다.





사람냄새 정냄새 맡으러 5일장으로?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 등이 새로운 유통업태로서 번창하고 있지만 사람 냄새는 아무래도 5일장이 더 나는 것 같습니다. 사람냄새 정냄새를 한 번 경험하면 또 다시 찾게 되는 매력을 지닌 것이 5일장입니다.

최근엔 온누리 상품권도 나와 있습니다. 온누리 상품권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것입니다. 온누리 상품권으로 전통시장에서 장 보세요.

요즘은 웬만한 민속시장에서는 상품권으로도 유통이 되니 참 좋습니다. 혹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한번쯤 5일장에서 장을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