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물연대 파업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다루는 언론의 시각은 중립적이라기 보다는 노동계에 불리한 성향이 많습니다.
언론이 노동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지켜야할 원칙이 있습니다. 노사간 쟁점은 무엇이며 타결전망은 어떻게 되며, 파업에 이르게 된 원인이 무엇이냐는 것을 함께 짚어야 합니다.
단순히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고,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장(주로 손해액)이 얼마라는 보도는 지양해야할 관행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언론보도를 보면 과거의 관행은 여전한 듯 합니다.
예전처럼 노동계를 일방적으로 매도하지는 않더라도 파업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은 여전히 노동계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노동자에게는 헌법상 '노동3권'이 보장돼 있습니다. '노동3권'은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입니다. 노동자의 '시위'는 단체행동권의 하나입니다.
노동자라면 행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따라서 노동계가 취하는 행동은 헌법의 권리입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손실측면에서만 보도하거나 노동자가 왜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절박성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예전에 우리 언론은 나쁜 관행이 있었습니다. 파업보도를 할때 ‘가뭄에 웬 파업’ ‘경제도 어려운데 웬 파업’ ‘가을 추수철에 웬 파업’ ‘동절기에 웬 파업’ 등등 사실상 1년내내 노동계는 파업을 하지 말라는 제목을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또, 파업보도하면 으레 피해액수부터 제시됩니다. 미리 계산이라도 해놓은 듯 피해액을 보도합니다. 그런데, 기자는 노동자 아닌가요. 사실은 파업관련 기사를 쓰는 기자도 노동자입니다. 노동자가 노조에 대해 비판적 시각으로 기사를 쓴다면 어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친노동계 시각은 아니라 하더라도 중립적인 관점이 필요하며, 파업에 이르게 된 다양한 원인과 문제점, 향후 방향등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독자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언론의 화물연대 파업보도를 살펴봤습니다. 14일 토요일자입니다. ▲동아일보 1면 ‘화물차 1만여대 스톱…수출 비명’ 이어 3면 ‘평택항 물류 올스톱, 부산항 운송률 12%, 시멘트업계 출하량 14%, -총파업 하루 피해액 1280억원 예상’, ▲중앙일보 1면 ‘화물차량 1만1000대 스톱…인천 광양항 마비’ ▲조선일보 1면 ‘화물차 1만대 스톱-부산항 의왕컨테이너 기지 등 물류 마비’ ▲국민일보 '화물연대 동조파업 확산 피해 눈덩이' ▲문화일보 '전국 물류 올스톱' ▲서울신문 '트럭 올스톱…주요 항만 포화' ▲한국일보 '물류 올스톱…산업계 마비' ▲매일경제 '부산항도 인천항도 멈춰선 물류'였습니다.
어떻습니까. 중립적인가요. 반노동계 시각은 아니라 하더라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우리나라 경제의 피해를 강조한 측면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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