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환경

땅기운 없는 아파트서 식물 키워?…아파트 허브때문에 눈치밥? 식물키우는 비법?

세미예 2011. 2. 5. 08:36

"허브가 뭐죠?"

"그것도 몰라요. 동북아 물류허브처럼 중심축을 말하죠."
"아닌데?"
"허브란 식물을 말하는데, 몰랐군요."

"그러게요? 허브란 식물 다시보게 됩니다."

"그래요? 그게 참 궁금해지네요."





허브를 아세요? 허브하면 뭐가 가장 먼저 생각나시나요?  혹시 허브라는 단어를 포털에서 검색해 보셨나요? 아마도 검색을 하다보면 '동북아 중심지 허브로서의 성장이 기대된다'라거나 '중부권 허브도시로서의 성장과 발전이 기대된다'라는 식으로 특정 도시를 지칭하는 단어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허브는 중추도시로서의 기능 못지않게 우리 주변에 좋은 식물로서도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랑을 받다보니 세미예 가족이 한때는 허브 전문 블로그를 꿈꿨던 적이 있었습니다. 
 

허브-식물-베란다-아파트아파트에서 식물을 키우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아파트서 식물기르기, 허브에 대한 겸허한 반성 왜?

세미예 가족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초창기 허브를 중심으로 꽃과 식물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연구해보고 함께 정보를 나누면서 좋은 식물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으로 블로그를 열게 되었습니다. 몇몇 허브카페의 쥔장과 운영자로 활동하면서 터득한 노하와 인맥을 이어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블로그 대문에 덩그러니 허브를 넣었습니다. 그런데 2년여 블로깅을 하다보니 허브에 관한 글을 거의 적지 못했습니다. 


한때는 많은 공부와 허브를 기르면서 이것만큼은 자신있는 분야라 여겼는데 어느새 블로그내 가장 자신없는 분야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허브이야기를 다시 끄적끄적 해봅니다. 앞으로 허브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물이야기를 연재해보려고 합니다.


허브와 식물은 세미예 가족이 좁은 도시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직접 길러보고 다양하게 활용해봤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허브를 한때 지극히 아끼고 정성으로 가꾼 밑천이 되어 주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허브의 종류, 왜 허브인가, 허브 어떻게 길러야 하나, 허브 활용법, 허브 인테리어, 관엽류 재배법 등에 관해 끄적끄적보려 합니다. 


아파트서 식물기르기,  허브와 맺은 인연 왜?

세미예 가족이 어떻게 허브와 친해지게 되었을까요? 그 사연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세미예 부부는 정말 어느날 20층이란 고층 아파트에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우리집이라고 이사를 오고보니 아파트가 참 황량했습니다. 풀 한포기 없이 딱딱한 성냥갑같은 콘크리트속에 누워있다는 생각을 하니 참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집안 조경에 관해 연구를 했습니다. 지금이야 워낙 세상이 좋아져 온갖 화초류가 지천으로 널려있지만 10여년 전엔 허브류 등이 그렇게 흔한 식물은 아니었습니다. 부부가 의논끝에 집안에 식물을 들여놓기로 했습니다. 





아파트서 식물기르기,  허브때문에 고시공부 방불?

이왕이면 허브가 좋지 않겠느냐는 의기투합해서 일단은 허브에 관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책도 사보고 인터넷(10여 전엔 우리나라 인터넷이 초창기라 PC통신 활용)을 뒤져 자료를 모았습니다. 


당시 인터넷으로 자료를 모으려고 검색창에 '허브'라고 쳤더니 내가 찾으려고 하는 게 별로 없더군요. '경제 허브' '동북아 물류 허브' '국제 금융 허브' 뭐 이런게 검색되더군요. 참 별의별 허브가 다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자료를 모으고 공부를 마친다음 허브를 사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꽃집 주인의 황당한 말에 아연실색?

당시 허브를 사모으려고 꽃집에 들러 "저기요, 아파트 20층 베란다에 허브를 기르려고 합니다. 뭐가 좋겠어요. 추천해주세요."라고 꽃집 주인한테 물었더니 꽃집 주인은 약간 씽퉁했습니다. 당시의 표정이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도 하고 왜 그 당시에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당시 도시 아파트 20층에 허브를 키울 것이라고 했더니 씽퉁한 표정을 지었던 그 주인은 팔기는 파는데 그렇게 높은 곳에서는 식물들이 잘 안자란다는 뜻같았습니다. 아마도 속으론 그랬겠죠. '허브 구입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인후 안좋은 품종을 추천해줘서 죽였다라고 말할거야'라고 말예요.


어쨌든 이렇게 보이지않는 눈치를 봐가면서 허브를 몇종류 사서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몇일이 지나고 보니 허브가 비실비실 죽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꽃집주인은 '3일에 한번 흙이 바싹 마른후 물을 흠뻑 주세요'라고 말하더군요. 그 공식대로 했는데 죽어가더군요. 


구입후 몇일만에 죽으려는 허브 아예 꺾꽂이 교재로?

꽃집주인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책에서 읽은대로 응급처방을 시작했습니다. 아예 줄기를 잘라 꺾꽂이(삽목)를 해버린 것이었습니다. 잎을 최대한 잘라주고 잎끝을 잘라내 수분증발을 억제한후 다른 화분에 심었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살아나는 것입니다.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건조합니다. 꽃집주인의 공식은 일반 주택엔 맞을 지 모르지만 아파트엔 전혀 맞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집 허브는 쑥쑥 크기 시작했어요.


죽어가면 아예 꺾꽂이로 되살려?

그 후론 절대로 죽인 적이 없었습니다. 허브 뿐만 아니라 일반 식물들도 세미예 가정에 들어온 순간 죽어서 나간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길거리를 지나다가 사람들이 죽었다고 버린 식물들도 신기하게도 우리집에 오면 다시 살아나 싱싱해집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다양한 삽목방식으로 개체수를 늘려 지인들이나 아파트 이웃에게 분양도 하곤 했습니다. 이쯤되면 식물키우기 초보가 아니라고 해도 되겠죠. 


다양한 허브 활용으로 허브사랑을 키우고?

허브종류가 많아지자 허브를 활용하는 방법에 관해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허브를 이용해서 차를 끓여 마시거나, 천연비누 등도 만들어 사용하곤 했습니다. 삼겹살에 넎어서 허브향기 감도는 고기를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허브와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뭐, 허브때문에 방송출연까지?

허브의 종류가 많아지자 자연스레 입소문이 늘어갔습니다. 봄이 되자 '도시의 아파트에 기르기 좋은 식물과 기르는 요령'이란 제목으로 신문과 방송을 탔습니다. 


신문과 방송 출연 초창기엔 신기해서 집안에 광을 내고 정리를 하고 온갖 수선을 다 피웠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출연요청에 파김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정중하게 신문과 방송출연을 사절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허브때문에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멀어진 허브?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알게모르게 허브와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많은 곳에 분양을 해버렸고 더 이상 개체수를 늘리지는 않았습니다. 허브가 잔손질이 많이가는 관계로 허브 보다는 잔손질이 덜 가는 관엽류나 열대식물이 허브의 빈자리를 하나씩 둘씩 채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세미예 가정엔 커피나무부터 구아바, 바나나나무, 사탕수수, 올리브나무, 월계수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허브에 대한 열정이 식은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다시한번 더 허브에 대한 관심을 봄부터 가져보려 합니다. 잘 될까요? 색다른 시도와 더불어 식물 기르기라는 취미도 함께 키워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