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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기록 희생양 롯데…이변? 징크스? 실력?

세미예 2010. 10. 6. 06:00

"정말 허무하게 롯데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어요"

"올해 준플레이오프 재밌는 기록이 많아요"
"아니 이 기록 새로운 기록이네요"
 
야구를 흔히들 데이타의 경기라고 합니다. 야구는 경기 못지않게 기록만 살펴봐도 재미가 있다는 뜻입니다. 롯데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시작을 앞두고 방송국 해설자들은 우리나라 프로야구사의 재밌는 기록을 제시합니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기록에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한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갈 확률이 무척 높다고 말합니다. 기록대로 말한다면 준플레이오프 1차전만 승리하면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인 셈이죠. 그만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 플레이오프 오를 확률 높다지만?
1982년 시작된 프로야구는 모두 18번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렀습니다. 그 중 단일리그에서 치러진 17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경기를 승리한 팀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따라서 첫 경기를 잡는 팀이 다음 라운드 진출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를 제외한 총 18번의 준플레이오프 중 1차전을 승리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1982년 프로야구 시작이래 2008년까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1차전을 승리한 팀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포스트시즌 단기 승부에서는 분위기가 중요한데 기선을 제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분위기를 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기록은 작년과 올해 롯데에 의해 깨지고 말았습니다. 야구의 기록은 깨어지라고 있는 것일까요. 예외없는 법칙은 없는 것일까요. 롯데가 한국 프로야구사의 새로운 기록을 세운 셈입니다. 

롯데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하고도 내리 3연패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또 올해도 롯데는 2연승을 거둔 후 3,4,5차전을 내줘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놓고서도 고비를 못넘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경부선 시리즈' 두산 2연패 뒤 거짓말 같은 3연승
두산은 올해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 롯데와의 경기에서 장단 16안타를 집중시켜 11-4로 승리했습니다.2연패로 플레이오프 진출 좌절이라는 벼랑끝에 몰렸던 두산은 이후 내리 3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이전까지 포스트시즌 단계별 시리즈에서 리버스 스윕은 단 세 번 나왔고 2연패 뒤 웃은 사례도 네 번밖에 없었습니다.

1~2차전 홈에서 2연패를 당한 이후 3경기를 내리 따내며 극적인 2연패 후 3연승이라는 드마라를 썼습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23차례의 시리즈에서 2연패 후 3연승은 2차례밖에 없었지만, 올해 두산이 역대 3번째 사례를 만들어 냈습니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1차전을 승리하고 내리 3연패를 당해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두산에게는 거짓말같은 기록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반대로 롯데는 두고두고 아쉬운 기록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습니다. 

포스트 시즌 '리버스 스윕' 단 세차례?
리버스 스윕은 5판 3선승제에서 0:2로 몰리던 선수가 내리 3세트를 따내며 3:2로 역전승하는 것을 '리버스 스윕'이라 합니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전에서도 '리버스 스윕'이 나왔습니다. 포스트 시즌에서 모두 세차례 나왔습니다. 그만큼 진기한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리버스 스윕' 첫 사례는 지난 1996년 현대였습니다. 페넌트레이스 4위로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현대는 2위 쌍방울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전주에서 열린 1~2차전에서 1점차로 패배하며 탈락이 유력했습니다. 하지만 인천 홈으로 돌아온 3~4차전에서 연승하며 동률로 만든 뒤 잠실 중립경기에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일궈냈습니다.

두 번째 '리버스 스윕' 사례는 바로 지난해 SK였고, 희생양은 바로 두산이었습니다. SK는 문학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연속해서 내주며 벼랑 끝으로 내몰렸습니다. 그러나 잠실에서 열린 3차전에서 9회 끝내기 위기를 벗어난 후 10회 연장승부 끝에 승리를 낚았습니다. 

올해 두산은 지난해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에서 벗어나 주인공이 됐습니다. 올해는 롯데를 상대로 5차전에서 팀 타선의 대폭발을 앞세워 드라마같은 기록을 완성했습니다. 지난해 SK에게 당한 5차전 대패를 롯데에 되갚은 셈입니다. 


롯데, 부끄러운 기록 희생양?
지난해에도 두산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패배 후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1차전을 패하고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이 바로 지난해 두산이었습니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연패 후 3연승이라는 대반전을 이뤄냈습니다. 얄궂게도 2년 연속 롯데를 상대로 '기적'같은 승리를 따낸 것입니다. 

롯데는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승리하고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팀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롯데의 가혹(?)한 준플레이오프 기록
'3년 연속 PO 진출 실패.'

롯데 자이언츠가 2008년부터 올해까지 거둔 포스트시즌 성적은 참담합니다. 롯데는 올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공-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4-11로 패배, 최종 전적 2승3패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3시즌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모두 고배를 드는 가혹한 상황을 맞은 것입니다.

롯데는 2008년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해 파란을 일으키면서 페넌트레이스 3위의 성적으로 무려 8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에 3연패를 당하게 됩니다.

이어 지난해에는 팀 순위 4위 성적으로 준플레이오프에 나서 3위 두산을 만났습니다. 1차전을 승리하면서 롯데는 '1차전 승리=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역대 준플레이오프 공식에 힘입어 한껏 들떠 있었으나 내리 3연패를 당하면서 또 한 번 고배를 들어야 했습니다. 

올해는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앞선 2008, 2009 포스트시즌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만 같아습니다. 하지만 2연승 3연패를 당해 롯데에게는 올해까지 가혹한 3년간의 준플레이오프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전적 살펴봤더니
2010년 두산 [3승2패] 롯데,   2009년 두산 [3승 1패] 롯데,   2008년 삼성 [3승 0패] 롯데,
2007년 한화 [2승1패] 삼성,   2006년 한화 [2승 1패] KIA,    2005년 한화 [3승 2패] SK
2004년 두산 [2승 0패] KIA,   2003년 SK [2승 0패] 삼성,     2002년 LG [2승 0패] 현대
2001년 두산 [2승 0패] 한화,  2000년 삼성 [2승 1패] 롯데,   99년
1998년 LG [2승 0패] OB,     1997년 삼성 [2승 1패] 쌍방울,  1996년 현대 [2승 0패] 한화
95년,                                 1994년 한화 [2승 0패] 해태,    1993년 LG [2승 1패] OB,
1992년 롯데 [2승 0패] 삼성,  1991년 삼성 [2승 1무 1패] 롯데, 1990년 삼성 [2승 0패] 빙그레,
1989년 태평양 [2승 1패] 삼성

야구가 아무리 기록의 경기라 하지만?
롯데의 플레오프 진출 좌절은 두고두고 생각해봐야 합니다. 준플레이오프 시작과 동시에 원정에 나서 1,2차전을 승리하고 기분좋게 홈구장에 오게 됩니다. 홈구장에서 한 경기만 잡으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국면이었습니다.

하지만, 홈 두 경기를 모두 내주고 막판 서울 원정경기에 나선 것입니다. 결과는 새로운 역사의 희생양이 되고 맙니다. 조금만 더 분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