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중계하고, 일장기 표시하고, 단신보도하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잘 보고 계십니까? 동계올림픽 중계보도 문제 없습니까? 요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을 두고 말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국민들은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을 보다가 이내 짜증으로 변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방송사들이 잘 협조가 안돼 스스로 화를 자초한 측면이 강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고 방송사들은 왜 화를 자초한 것일까요. 동계올림픽 중계방송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2010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아니, 어쩌다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2010 동계올림픽은 SBS가 단독중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송사가 큰 실수를 했습니다. 한국 빙상 선수의 국적을 일장기로 표시해 네티즌들과 국민들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SBS는 15일 오전 11시50분부터 방송한 '밴쿠버 2010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 결선(위성생중계)'에서 한국팀 대표로 이 경기에 첫 출전한 박도영 선수가 폴란드 선수와 나란히 출발선에 대기하고 있는 장면에서 자막에 'JPN 일장기(깃발), 박도영'으로 박 선수의 국적을 표시했다가 곧 수정했습니다.
이 일로 인해 방송사 홈페이지 게시판 뿐 아니라 이 방송사가 한국팀 응원을 위해 설치한 응원게시판에는 온통 일장기 사건을 비롯해 독점중계의 폐해를 비판하는 목소리로 채워져 있을 정도입니다.
사상 유례없는 독점중계
캐나다 밴쿠버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각) 개막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국내에서는 SBS 단독중계로 전파를 타고 있습니다.
국내 지상파 방송사가 동계올림픽을 단독으로 중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방송가 안팎에서는 SBS의 단독중계가 낳을 결과와 그것이 앞으로 국제경기 중계에 끼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단독 중계, 단독 취재 문제 없을까?
SBS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단독으로 중계하는 것뿐만 아니라 단독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KBS와 MBC가 SBS의 비협조를 이유로 취재도 포기했다고 합니다.
KBS와 MBC는 각기 취재팀에 대한 취재 카드 발급을 SBS에 요청했지만, SBS가 취재팀 이들 방송사에게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취재팀이 아닌 1개팀에 대해서만 취재 카드를 허용하겠다고 해 취재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월드컵 중계도 진짜 걱정되네
SBS의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에 문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우려되는 대목은 6월에 열리는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2년 하계올림픽 등의 중계입니다.
SBS는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2010 남아공 월드컵, 2012 하계올림픽, 2014 동계올림픽, 2016 하계올림픽까지 중계권을 모두 독점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방송3사가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들이 따낸 중계권에 대한 기득권을 어느 정도 양보할 지 협상의 타결여부가 쉽게 점쳐질 수가 없는 점이라 벌써 걱정이 앞섭니다.
금메달 획득 소식 이렇게 보도해야 하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SBS가 단독 중계하고있는 가운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이정수 선수의 경기를 KBS, MBC가 간략하게 보도했습니다.
KBS와 MBC는 지난 14일 이정수의 쇼트트랙 남자 1천500m 경기 소식을 뉴스 시간에 단신 처리했습니다.
KBS는 메인 뉴스인 '뉴스 9'에서 이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일반 뉴스 시간에 보도하지 않고 스포츠뉴스 시간에 다섯 번째 소식으로 다뤘습니다.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이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다섯 번째 뉴스로 짧게 전했습니다. KBS와 MBC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영상 대신 스틸 사진 화면을 사용했습니다.
반면, SBS는 첫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소식이 나온 14일 메인뉴스를 올림픽 뉴스로 도배했지만 다른 방송사들은 아예 메인뉴스에서 보도를 하지 않거나 간단히 처리했습니다.
SBS는 이날 <8뉴스> 첫뉴스 메달 획득 하이라이트 영상부터 인물뉴스, 전세계 및 국내·대표팀 가족 반응, 이명박 대통령 축전, 현지날씨 소식 등 무려 17건의 동계올림픽 뉴스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과거와 달라진 동계올림픽 중계보도
2010년 동계올림픽 보도는 지상파 3사가 함께 동계올림픽을 중계하던 지난대회와 그 이전의 중게방식과는 확연이 다릅니다. 당시엔 방송사들이 앞다퉈 대부분의 금메달 획득 소식이 주요 뉴스로 다뤄져 이번과 너무나도 대비됩니다.
물론, 이번 올림픽의 독점 중계권사인 SBS의 취재 제한으로 KBS와 MBC 등 중계권이 없는 방송사는 뉴스보도에도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올림픽 금메달 소식을 비중있게 다루지 않으면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어떨까요.
관계기관의 적절한 대책 절실
이번 일도 따지고보면 방송중계를 둘러싼 협상실패가 영향일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관계기관은 국민의 알 권리를 생각한다면 적절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마냥 방송사에 맡기고 있다면 이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관계기관의 적절한 대책이 아쉽습니다. 또한 방송사들도 양보와 타협으로 국익과 국민의 알권리를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 좀 더 성숙한 중계문화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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