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입춘은 양력? 음력?…입춘이 한해에 두번?…알면 더 재밌는 입춘

세미예 2009. 2. 5. 15:47

오늘은 세워(立) 봅니다 찬란한 봄(春)을. 봄을 세워 살포시 아래를 봅니다. 봄은 많이 보라고 봄인가요? 이곳 저곳을 둘러봅니다. 겨우내 얼었던 땅밑에선 풀과 싹이 흙을 부수고 고개를 내밉니다. 흙이 간지럽다고 움찔거립니다. 바야흐로 부스스 봄이 눈을 뜨고 있습니다. 




하지만, 봄은 참으로 잔인합니다. 씨앗속에 몰래 숨은 어린 싹이 뚫고 올라오긴엔 겨우내 언땅이 너무나 두텁습니다. 그래서 한 시인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을 정도입니다. 봄은 사람들 가슴 속에서부터 올라옵니다. 봄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들이 노래를 해대면 어느새 봄은 그 노래를 듣고 살금살금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봄은 시작됩니다.



봄은 풀이 흙고 뚫고 지상에 나오려는데 동장군에 웅크린 모습

봄(春) 이란 한자가 참으로 재밌습니다. '풀(艸)+진(屯)+햇볕(日)'이 모여서 된 글자라고 합니다. . 풀이 흙을 뚫고 지상에 나오려고 하는데 동(冬)장군의 기세에 웅크린 모습입니다. 


나무의 움들도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황지우님의 시가 절로 떠오릅니다. 시심이 살포시 입가에 번집니다.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온몸이 으스러지도록/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황지우 '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 중).


입춘오신반(立春五辛盤). 오늘이 입춘입니다. 바야흐로 봄입니다. 경제가 안좋은 가운데 어김없이 올해도 봄은 찾아왔습니다. 입춘과 관련, 재밌는 것들을 모아봤습니다.



입춘이 뭐야?

입춘은 한마디로 우리나라 24절기의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24절기는 태양의 운동에 근거합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춘분점으로 부터 태양이 움직이는 길인 황도를 따라 동쪽으로 15도 간격으로 나누어, 태양이 지나는 시기를 말한다고 합니다. 


음력은 계절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태양의 움직임으로 계산한 절기를 두어 계절을 일치시키려 했던 것 입니다.


동지는 태양의 황도가 270도, 입춘은 315도를 지나는 날입니다. 춘분은 0도, 하지 90도, 추분 180도, 동지 270도입니다.


입춘은 태양황경이 315도일때이며 2009년의 입춘 절입시각은 2월4일 오전 01시50분입니다.





입춘은 양력절기?

그렇습니다. 입춘은 양력으로 대개 2월4일입니다. 하지만, 입춘도 항상 양력 2월 4일에 드는 것은 아니며 하루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양력 2월 4일이 아닌 입춘을 찾아봤더니 1976년엔 2월5일, 1980년엔 2월5일, 1984년도 2월5일이었습니다.

또한 2021년엔 2월3일, 2025년엔 2월3일, 2033년도에도 2월3일이었습니다. 


입춘이 두 번 있을 수 있을까

입춘은 양력으로 정해집니다. 그런데, 음력에서는 약 3년에 한번씩 윤달이 들어갑니다. 따라서, 음력에서는 윤달이 있으면, 일년이 약 354일+30일 = 384일입니다. 이때 양력과, 음력의 일년의 양 끝자락 가까이의 입춘이 우연히 겹치면, 음력의 일년안에 입춘이 두 번 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한국천문연구원 지식게시판) 



입춘에 뭘먹나

우리의 조상들은 이날에 맵고 쓰고 쏘는 생채 요리를 만들어 새봄의 미각을 돋게 했습니다. 오신채는 다섯가지 싱싱한 나물을 겨자 등 양념에 무친 음식인데요, 지방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보통 파, 마늘, 달래, 부추, 무릇, 미나리 새순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노란색의 싹을 한복판에 무쳐 놓고 동서남북에 청·적·흑·백의 색깔있는 나물을 배치하는데, 여기에는 임금을 중심으로 사색당쟁을 초월한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고 합니다.




입춘에 오신채 먹고 입춘전후 나물 많이 먹어

일반 백성들은 이를 통해 가족의 화목과 인·의·예·지·신을 배우고, 오신채를 먹음으로써 인생의 다섯가지 고통을 참는다는 처세의 교훈도 담겨 있다고 한다고 합니다.


산적, 죽순 나물, 죽순찜, 냉이나물, 달래나물, 산갓, 김치 등도 입춘 전후에 많이 먹던 음식들입니다.


장 담그는 것도 입춘날 전후입니다. 장은 추위가 덜 풀린 이른 봄에 담가야 소금이 덜 들어 삼삼한 맛이 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