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랑치고 가재잡고.'
우리가 흔히 들어보던 속담입니다. 이 속담처럼 시골에서 자라신 분들은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며, 도랑치고 가재 잡던 노래같은 어린시절의 추억이 도랑이란 말 한마디에 새록새록 피워날 것입니다.
봄이면 버들개지가 자라고 여름이면 어린이들의 멱감는 놀이터가 되어주고 가을이면 오색단풍이 떨어져 뒹굴고 겨울이면 썰매를 타던 그곳 말입니다. 동네 아낙들의 빨래터이기도 하거니와 어린이들의 가재를 잡던 생활속의 터전이었죠. 도랑의 사전적인 의미는 매우 작고 좁은 개울을 뜻합니다.
경상도에서는 또랑이라고 합니다. 부산엔 또랑돼기국밥집이란 음식점도 있습니다. 이 집이 예전에 도랑 인근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상호를 그렇게 지었던 모양입니다. 도시민들에게 이런 아련한 향수같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내는 ‘도랑 살리기’ 활동을 환경부에서 전개키로 했답니다.
환경부는 생활하수, 쓰레기 등으로 오염되거나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로 인해 훼손된 마을 주변의 도랑을 정화하고 가재, 다슬기 등이 살아 숨쉬는 도랑으로 복원하기 위해 '한국의 도랑 살리기 추진계획'을 수립,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을 주변 도랑은 하천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과 투자가 미흡하여 수질오염과 쓰레기 방치 등으로 예전의 빨래하고 가재잡던 모습을 상실함에 따라,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 민간 주도로 도랑 정화활동과 생태복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죠.
환경부의 '도랑 살리기 추진계획'은 전국의 도랑을 가재가 서식하는 환경으로 조성한다는 목표 하에, '2012년까지 4대강 유역의 도랑 1,000개소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오염·훼손된 도랑 500개소를 선정하여 자율적인 정화활동과 생태복원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도랑의 추억이 되살아 날 수 있을까요. 저도 개인적으로 어린시절을 농촌에서 자라 도랑에 대한 추억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가본 도랑은 한마디로 엉망이었죠. 곳곳을 콘크리트 구조물로 뒤덮어 놓았고 도랑을 복개해버려 추억을 되살릴 만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 나뒹구는 각종 쓰레기들로 추억은커녕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환경부의 복원활동도 중요하지만 오염을 시키지 않는 국민들의 의식전환도 절실합니다.
아무쪼록 이번 복원활동으로 깨끗한 어린시절 자연 그대로의 도랑이 태어나길 바랍니다. 그래서 ‘도랑치고 가재잡는다’는 속담의 유래를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줄 그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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