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STX, 크루즈선사업 본격 진출…크루즈선 우리나라는 왜 못만들었을까

세미예 2008. 5. 7. 00:50

STX가 세계 최대의 크루즈선 건조사인 노르웨이의 아커야즈인수 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STX는 국내 M&A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중견 그룹으로 이번에 마침내 아커야즈 인수를 끝내 이뤄냈습니다. 


STX는 그동안 지난해 10월 8억 달러를 들여 아커야즈 지분(39.2%)을 인수한 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반독점 심층조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럽 업체와 일부 국가들이 STX의 인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바람에 반독점 심층조사가 끝까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심층조사를 최종 통과, 아커야즈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아커야즈란 회사는 노르웨이·핀란드·프랑스 등 전 세계 8개국에 18개의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66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로써 STX는 이번 아커야즈 인수를 통해 한국의 진해.부산 조선소, 중국의 다롄조선소에 이어 글로벌 3대 생산거점을 구축, 전세계적으로 21개의 야드(조선소)를 운영하며 '글로벌 톱 조선그룹'으로 부상하게 됐습니다.


그럼, STX의 아커야즈 인수가 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그동안 선체를 만드는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이고, 조선 수주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었지만 ‘선박의 꽃’인 크루즈선 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크루즈선의 주요 고객인 유럽인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나 디자인 기술이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크루즈선 시장은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 등 유럽 업체들의 독무대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크루즈선의 부가가치가 워낙 높아 우리나라 업체들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조선 세계 1위인 우리나라 업체들이 아직도 진출하지 못한 분야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STX의 아커야즈 인수는 일대 사건이라고 할만 하죠.


그럼, 크루즈선은 어떤 배이길래 세계 최고 조선기술을 갖춘 우리나라 업체들이 못만드는 것일까요.


흔히 크루즈선을 바다 위를 떠다니는 호텔이라고도 부릅니다. 크루즈선엔 객실·식당·카지노·나이트클럽·실내골프장, 아이스링크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시설을 만들려면 당연히 수많은 분야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보니 크루즈선의 가격도 일반 상선에 비해 훨씬 비쌉니다.


이번 STX의 아커야즈 인수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크루즈선에 대한 기술력 축적과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앞으로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