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이 영화제를 봐야 부산국제영화제 제대로 즐길수 있다?

세미예 2008. 9. 22. 09:08

"부산국제영화제를 보시려거든 이런 영화제를 먼저 보셔야죠."

"그래요? 무슨 영화제인데 꼭 봐야할까요."

"부산국제영화제보다 더 소중한 영화제 입니다."


오는 10월2일부터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립니다. 그에 앞서 오는 26일과 27일 작지만 큰(?) 영화제가 열립니다. 이 영화제는 꼭 보셔야 부산국제영화제를, 혹은 부산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작지만 큰(?) 영화제란 말을 감히 붙였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볼때 부산국제영화제보다 더 크고 의미있는 영화제입니다. 그 영화제 이름은 바로 제3회 부산장애인영화제입니다.



부산장애인영화제 26~27일 시청자미디어센터부산서

부산장애인영화제가 올해로 어느새 3회째를 맞아 오는 26일과 27일 이틀간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막을 올립니다.  저와도 벌써 3년째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차별 없는 미디어, 미디어로 소통하라'를 슬로건으로 내건 올해 영화제에서는 장·단편 영화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장애인 인권을 주제로 하거나 장애인이 직접 제작한 영화 총 28편이 상영됩니다.


장애인영상제작단 작품 4편도 선봬

이번 장애인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전국 최초로 부산에서 결성된 장애인영상제작단이 만든 영화 4편도 선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지난 7월 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블로그로 통해 포스팅했습니다. 당시 장애인다큐감독 윤한민선생을 소개한 글이었습니다. 그 윤한민선생이 단장이 되어 출범한 장애인영상제작단이 만든 작품입니다.


장애인영상제작단은 시청자미디어센터부산을 둥지로 다큐감독 윤한민선생과 팽명도군, 강우영선생 등이 주축이 되어 올 3월 출범했습니다. 이렇게 출발은 미약했지만, 현재는 15명의 회원과 12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작품제작 활동중입니다.


장애인영상제작단엔 최근 경사가 겹쳤습니다. 한국예총 부산시연합회 주최, 한국영화인협회 부산지회가 주관한 부산영상제에 제작단의 팽명도군(작품명 ‘가족’)이 금상을, 강우영 선생(작품명 ‘처음, 설레임, 그리고 출발’)이 가장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는 팽명도군이 '가족', 윤한민 선생이 '할 말이 있습니다'를, 강우영 선생이 '제제에게 가는 길'과 '처음, 설렘 그리고 시작'를, 오진환 선생이 '내 아들 준수'를 영화제 둘째날인 27일 오후 4시부터 7시 각각 상영됩니다. 특히, 강우영 선생의 작품은 폐막작으로 상영됩니다.


이들 네 분은 이미 다수의 다큐멘터리가 KBS 열린채널 등 액세스 프로그램을 통해 지상파 방송을 탔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미 언론에서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작품 맛보기

윤한민 선생은 '할 말이 있습니다'를 출품했습니다. 이 작품은 장애인영상제작단의 결성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윤한민선생은 이미 다음블로거뉴스를 통해 포스팅을 막 시작한 블로거(http://mediaforest.tistory.com)이기도 합니다. 


이미 윤한민선생의 블로그(http://mediaforest.tistory.com/)를 통해 잠깐 소개된 적 있지만 이 영화는 장애인영상제작단원들간의 회의 장면과 영화제작 과정, 현장 스케치, 단원들 인터뷰와 자원봉사자 모집 과정 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팽명도 군의 '가족'은 스스로의 작은 소망을 영화에 투사습니다. 팽명도군에게 작품소개를 부탁했더니 ‘지인 중에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넘어 결혼한 분들이 있는데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게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18분 분량의 영화 제작을 위해 그는 1년 반에 걸쳐 촬영과 편집 작업을 했다’고 말합니다. 팽명도군은 휠체어로 전국을 일주한 의지의 사나이 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미 지상파 방송에서 몇차례 그의 삶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강우영 선생 작품을 볼까요. 제가 강우영선생의 작품을 처음으로 만난 건 지난해 연말입니다. 한참 작품을 만들고 있을때 어깨너머로 맛보기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초 KBS 열린채널을 통해 작품을 봤습니다. 강우영선생의 작품 '제제에게 가는 길'은 지금도 교제중인 동갑내기 여자친구와의 사랑 이야기가 주 내용입니다. 제제는 강우영선생과 같은 뇌병변 장애인입니다. 참으로 가슴 저미고 애틋한 내용입니다.


강우영 선생의 '처음, 설렘 그리고 시작'은 '제제에게 가는 길'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으로, 일종의 메이킹필름입니다. 


장애인영화제 특징

26일 오전 10시 개막식이 수화통역을 통해 첫문을 열고 12시30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임순례 감독)을 시작으로 막을 올립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모든 영화는 자막으로 제작이 되어 상영됩니다. 또 수화버전과 화면해설도 있습니다. 작품 상영이 끝난뒤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의 시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영화제 기간중엔 장애인차별금지 UCC 공모전 수상작 상영도 있습니다. 또 관객이 자유롭게 화면해설영화를 선택해서 보는 체험도 열립니다.


부대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됐습니다. 통합교육전시와 장애인편의시설 인식개선을 위한 카툰전시, 장애인 스포츠선수 사진전, 점자명함 만들기, 장애인 캐리커쳐 그리기 등의 행사도 열립니다.


부산장애인영화제의 의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영상을 통해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어울림의 장입니다. 장애인은 영상이나 각종 문화를 향유하고 접근하는데 많은 제약을 받습니다. 장애인영화제는 장애인이 영상과 미디어를 즐기고, 직접 자신의 삶을 영상작품으로 표현해 미디어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권리를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블로거 여러분, 장애우들에게 힘찬 격려를 보내주시고 장애인영화제가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많은 성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