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준비없이 부담만 덤터기?…보육료 지원확대 씁쓸한 이유는?

세미예 2012. 1. 31. 07:34

"4세 이하 영유아 무상보육비 지원한다면서요."

"아닌데, 2세 이하 유아 가정만 지원한다고 하네요."
"그새 지원 기준이 벌써 바뀐 것인가요."

"그게 궁금하네요."

"육아에 대한 지원을 국가에서 더 늘렸으면 좋겠네요."

3월부터 만 2세 이하 영유아를 키우는 가정에 대한 무상보육 지원이 전면 실시됩니다. 당초 4세 이하 영유아를 둔 소득 하위 70% 가정에 대해 무상보육비 지원에서 어느새 기준이 뒤바뀐 것입니다.

오락가락 정책의 혼선은 왜 일어났을까요. 지원 기준이 들락날락한 이유가 뭘까요. 무상보육비 지원과 관련 오락가락 정책의 이면엔 어떤 일이 있었는 지 저간의 사정을 곱씹어 봤습니다.


3월부터 만 2세 영유아 무상보육 지원 반갑지만…
오는 3월부터 만 2세 이하 영유아를 키우는 가정에 대한 무상보육 지원이 전면 실시된다고 합니다. 이 소식은 일견 반가운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출산 추세로 날로 늙어가기만 하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이제 본격적인 실천 단계에 들어섰음을 알려주는 것이라 낭보라 할 만합니다.

이제 이들 영유아를 둔 가정은 예전과 달리 부모의 소득에 관계없이 매달 일정액을 지원받게 돼 다소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정부정책 우왕좌왕에 지자체는 예산마련 못해 발동동
무상보육 지원 확대는 다소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저간의 사정을 살펴보면 그게 아니라는 점이 단번에 드러납니다.

정부가 정책의 일관성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지자체들은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당초 정부는 4세 이하 영유아를 둔 소득하위 70%  가정에 대해 무상보육비를 지원하기로 했었지만 예산 부족을 핑계로 3~4세 유아 가정을 제외시켜 버렸습니다. 대신 2세 이하를 둔 전 가정으로 지원을 확대함에 따라 우리나라 지자체들이 추가로 확보해야 할 예산만 4100억 원에 달합니다. 부산시만 해도 154억 원을 더 마련해야할 실정이라고 합니다.

가난한 지자체 말로만 보육 외치는 꼴날라
정부의 보육료 지원정책이 오락가락 하는 사이 지자체들은 재정확보 관계로 끙끙앓아야 했습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전국 6대 광역시장들이 모여 대책을 호소했을까요.
 
업친 재정자립도 최하위, 덮친 보육료 지원
사실 지자체들이 어려운 살림살이를 하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인데다, 최근 눈덩이처럼 적자가 불어나는 김해경전철 문제로 골치를 썩히고 있는 부산시가 그 막대한 돈을 갑자기 마련할 방도가 없는 실정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말로만 보육을 외치는 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장 정부가 나서 국비 지원대책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일 것입니다.

대통령 보육청사진 정책변경으로 공약(空約) 전락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낳고 싶고, 키우기 쉽게' 하겠다며 보육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올해 안에 5세 이하를 대상으로 보육 지원을 한다는 액션플랜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벼락치기 정책 변경으로 공약(空約)이 돼 버렸습니다. 일각에서는 보다 많은 가정에 대해 지원함으로써 총·대선을 겨냥한 표심 다지기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던지고 있습니다.

보육정책은 백년대계 차원에서 접근하라
보육정책은 장기적 안목으로 준비하고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교육은 백년 대계라고 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보육정책을 백년대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면밀한 검토없이 일방적 시행은 자칫 정책혼선과 시행착오를 낳기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