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억압받았던 분들이 일본 지진피해 복구 돕기에 나섰습니다"
최근 한 언론의 보도에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긋지긋하도록 핍박을 받아 몸서리치도록 일본이 싫을텐데 일본 사람들이 지진으로 고통을 호소하자 일본을 도와야 한다며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어떤 면에서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어떤 마음이기에 그토록 괴롭혔던 일본을 도우려고 하는지 참으로 그 마음이 궁금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 일본을 돕는 물결이 번져가고 있습니다. 작은 고사리손들까지 일본을 돕는 운동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일본돕기 우리민족의 온정은 왜?
일본의 대지진으로 일본을 돕자는 온정의 물결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선한 사마리아인이 이땅에 다시 나타난 느낌입니다. 생물에게는 이타적인 유전자가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타적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은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일본의 지긋지긋한 핍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이 어려움을 겪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습니다. 이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생물에게 존재하는 이타적 유전자가 발현된 것일까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일본돕기는 엘리어스 카네티가 말하는 군중들의 집단적 감염 현상으로도 설명될 수 있을까요.
일본을 돕는 선한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일제에 억압받고 핍박받았던 우리 민족이 일본이 어려움에 처하자 순수한 의도로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선한 마음씨가 전국으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앙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앙양은 심리학자들이 붙인 단어로 친절한 행동을 보고 이를 즉각 본받는 군중의 특성을 말합니다. 앙양은 전염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신생아는 다른 아이의 울음을 따라 그대로 하지만 자신의 울음을 녹음한 소리에는 반응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쥐나 원숭이 등의 동물들은 배가 고파도 먹이를 먹을 때마다 동족들이 고통을 받으면 먹는 걸 기피한다는 실험결과도 있습니다.
어쨌든 우리나라 사람들의 선한 행동은 식민지배를 생각하면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민지배의 아픈 과거,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역사왜곡과 망언, 독도 침탈. 그리고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사람들을 깔보는 듯한 태도 등 과거와 현재의 한일 간의 역사는 우리에게 심리적 내상을 심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행동에 세계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우리조차 그 의미를 해독하기 힘든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를 일입니다.
어려울때 돕는 마음은 악도 선으로 만든다?
지금 일본인들은 몹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지진과 더불어 원전사고까지 겹쳐 말할 수 없이 참혹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일말의 자존심 때문에 선뜻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초기에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의 도움을 받았다면 방사능 문제도 초기에 해결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옵니다.
이처럼 일본은 선뜻 도와달라고 할 형편은 아니었습니다. 이런때일수록 우리가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면 일본 국민에게 주는 감동은 2배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일본을 돕고 한국과 일본은 미래지향적 사고로 나아가야
우리가 일본을 돕는 것은 순수한 의도입니다. 그것은 바로 인도주의 정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여기에는 다른 뜻이 없습니다. 우리가 선한 의도로 일본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한 의도가 그대로 일본 국민에게 전달되어 이것이 한국과 일본과의 미래 지향적 관계 개선에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어려울때 돕고 멋훗날 미래 지향적 사고로 나아가자
선행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외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인도주의로 일본을 돕는 마음은 그 순수함 자체로 일본에 전달이 되어야 합니다. 순수하게 일본을 돕는 마음을 전달하고 향후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그들의 양심에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설마, 순수한 의도로 도왔던 이웃국가에게 지난날의 아픈 문제나 민감한 문제를 앞으로도 예전처럼 일방적인 자기주장만 펼치고 자국 이기주의에 함몰돼 이웃을 무시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려울때 도와준 이웃국가를 무시하고 예전처럼 일방적인 자국 이기주의에 몰입한다면 정말 문제많은 민족임을 전세계에 다시금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픈 과거는 생각하지는 말되 잊지는 말자
한일간의 과거를 바라보는 현명함은 일본이 이땅을 강점해 식민통치를 했다는 사실을 잊지는 말되 함몰되지는 말고 미래 지향적 사고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일본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일본,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였던 것일까요. 이번 일본참사를 지켜보면서 우리국민들은 그들을 또한번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지나친 기대는 실망의 뿌리가 된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선의의 돕기는 그 뒤를 생각지 말아야?
이번 일본을 돕는 일이 인류애의 발로라면 돕고나서 그 대가를 생각지 말아야 합니다. 선의란 그런 것입니다. 뭔가를 바라고 베푼다는 생각엔 대가를 바라기 마련입니다. 그 대가가 없을때 증오라는 싹이 자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6·25 전쟁으로, IMF로 우리가 고통받을 때 그들은 어찌 했습니까. 그러니 기대는 아예 접는 게 좋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말고 순수한 의도로 도움을 주는 게 좋습니다.
일본을 돕데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대지진에 속절없이 당한 일본인들의 무기력감은 재난 이상의 것일 것입니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불안감, 어설픈 대처로 사태를 키웠다는 좌절감과 정부에 대한 불신은 큰 짐으로 남게 됐습니다. 그렇긴 하되, 일본을 걱정하는 건 기우일 뿐일수 있습니다. 흥부가 놀부 마누라 속곳 걱정한다고,
일본은 부자 나라입니다. 이 정도로 나라가 흔들리는 않습니다. 지금 걱정해야 할 건 일본이 아니라 우리 자신입니다. 일본대참사, 그 이후는 어떻게 변할 것일까요. 또 우리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 것일까요.
우리를 돌아보고 일본에서 교훈을 얻자?
일본의 참사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나라에 원전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면 이번 기회에 재난에 대해 세세히 점검하고 매뉴얼을 갖춰야 합니다. 일본 정부의 끔찍한 대응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예측 가능한 미래, 그것이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길아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국과 일본의 과학자들은 머지 않아 태평양 지진대에서 진도 10 이상의 초대규모 지진 발생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때를 미리 생각해 진짜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본 지진으로 우리 경제는?
일본대지진을 보면서 앞으로는 일본에 편중된 경제 의존도도 확 바꿔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대일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마우지 경제'를 벗지 못하면서 일본을 돕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당나귀의 재주자랑은 비웃음만 살 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경제를 돌아보면 핵심 부품과 소재는 일본에 의존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일본의 참사이후 우리 경제도 내상이 엿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에 의존하는 경제구조 탓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일본이 들썩이면 한국 경제가 덜컹거리는 걸 언제까지 반복해야 합니까. 아침에 일본에 편중된 경제 의존도를 벗어나야 합니다.
일본을 도우면서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야?
선진국 일본을 돕게된 이상한 현상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일본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선진국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우리가 일본을 도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선진국을 도왔을때 먼훗날 언젠가는 일본도 그 도움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이참에 일본을 도우면서 우리의 재난대비를 되돌아보고 준비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또한 이참에 한국과 일본의 아픈 역사를 서로 치유하고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요. 더불어 일본의존형 경제구조도 탈피하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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