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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휩쓴 '김상진 게이트' 재개발현장 가보니…부산 연산동 재개발 현장은 지금?

세미예 2008. 6. 9. 08:57

"저곳은 마치 전쟁터 같아요."

"맞아요, 저곳이 바로 김상진 게이트 땅이라죠."

"어쩌다,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부산의 한 지역이 전쟁터 같습니다. 그곳은 다름아닌 전국을 휩쓴 김상진 게이트 재개발 현장입니다. 폭격을 맞은듯 건물이 철거되다가 말아 황량합니다. 도대체 왜 이곳은 황량하게 방치돼 있는 것일까요. 


현장을 둘러보니 가관이었습니다. 부산의 도심 한 구석이 이렇게나 황폐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을줄이야 정말 몰랐습니다. 김상진 게이트어제와 오늘, 그리고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온천천을 산책하는 길에 지난해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상진 게이트’의 발단이 된 부산 연제구 연산8동의 재개발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김상진 게이트'는 아직도 관련자들이 재판중입니다.



이 사건은 재개발 과정에서 건설업자의 전방위 금품로비로 빚어진 것으로 사건 연루자 13명이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는 전원 실형 기록이 깨졌습니다. 김씨의 구속 이후 표류하던 이 사업은 당초 시행사가 회사 사정을 이유로 자진취하했던 건축사업계획 신청을 (주)포스코건설이 재추진하기로 하고 부산시에 다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했습니다만 아직도 무소식입니다.




이곳은 공사가 중단된지 9개월이 지났습니다. 아파트 사업 부지를 돌아보니 부산 도심의 금싸라기 땅이 흉물로 변해 있었습니다.




철거하다만 건물들은 폭격을 맞은 양 철근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등 보기에도 흉측했습니다. 미처 철거하지 못한 집에 들어가 봤더니 일부 시민들이 무단으로 버린 쓰레기 등이 악취를 풍겼습니다. 또 다른 집은 누군가 불을 질렀는 지 그을려 있었습니다. 군데군데 사람 배설물과 냄새로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인근 도로는 이미 대형 화물차들의 주차장이 되버렸더군요.


이미 철거를 마친 땅에는 시행사에서 철조망을 두르고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및 농작물 경작 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곳곳엔 인근 주민들이 텃밭으로 개간해 고추, 상추 등을 심어 놓았습니다. 철조망을 쳐놓아도 사람들이 들어가 경작을 하고 있습니다. 철조망은 군데군데 훼손돼 있습니다.



바로 앞이 부산 도심의 생태하천이라는 온천천입니다. 온천천을 끼고 있어 금싸라기 땅이라고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부산 온천천의 명성을 먹칠하는 도심의 흉물로 전락해 있었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흉물 상태로 방치해도 되는 것일까요.




부산시와 시행사에서는 하루속히 공사에 착공하든지 아니면 관리를 철저히 해 흉물로 방치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즐거운 기분으로 나섰던 온천천 산책길, 현장을 둘러보고 나니 기분이 이내 상했습니다. 온천천은 하루에도 수만명의 사람들이 조깅을 하고 산책을 하고 출퇴근을 하는 곳입니다. 이런 곳 인근에 이렇게 흉물로 방치해도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