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앙상한 아버지의 손, 무슨 의미?…앙상한 아버지의 손을 보니 그만 눈물이 와르르!

세미예 2009. 8. 31. 06:25

"아버지를 보니 가슴이 아파집니다."

"몸이 안좋아 누워있는 모습이 가슴이 쓰립니다."

"젊은 시절 그렇게 힘이 좋았는데 누워있는 모습이 안타까워요."

"사람은 누구나 다 나이를 먹는 것 같아요."

"사람은 누구나 다 세월에 어쩔 수 없나봐요."

"맞아요, 세월을 거스를 수는 결코 없는 모양입니다."




아버지의 손을 어느날 잡아 보셨나요. 나이드신 아버지라면 그 손이 남다를 것입니다. 나이테를 더하면서 어버이날 ‘어버이의 노래’에 대한 애잔함이 더해집니다. 부모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더하기 때문인가요.


어느날 문득 잡아본 당신의 손이 예전의 젊은시절 손이 아님을 알게 되었을때 세월의 무상함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들 것입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어떤 분이기에 우리에게 이토록 애잔한 감정을 심어주고 계실까요.



어느날 잡아본 아버지의 앙상한 손

아버지께서 입원을 하셨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거쳐 큰 수술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이미 일흔을 훨씬 넘긴 나이라 걱정이 앞섭니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손을 꼭 잡아줍니다. 그런데 그 손이 뼈만 앙상합니다. 젊은 시절의 그토록 건강하시던 손이 아닙니다. 기력이 쇠할대로 쇠하신 모습만 지켜봐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병상에서 힘내시라고 곁에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겠노라고 기도하고 다짐을 해보지만 참 나약한 인간이라 마음이 아픕니다. 




풍상의 세월을 묵묵히 견뎌오신 아버지

당신 세대의 모든 분들이 다 그러하셨듯 어버지께서도 현대사의 질곡들을 직접 겪으면서 살아오셨습니다.


광복을 맞아 도망치듯 한국땅을 떠나가던 일본인 이야기, 찢어져라 가난했던 그 가난을 떨쳐버리려 대도시로 가출했던 이야기, 한국전쟁 당시 참흑했던 당시의 상황 등 질곡의 현대사를 약간의 흥분을 보태어 담담하게 아버지는 당신의 인생을 촘촘히 풀어놓으셨곤 하셨습니다.


신작로가 생각나 도로가 뚫릴때마다 새길을 달리고픈 아버지

먼지가 풀풀 날리던 도로를 소달구지에 필자를 태워 짚단과 함께 끌고 오시면서 들려주시던 신작로 이야기. 일본인들의 자랑거리인 그 신작로가 당시 한국사람들에게는 앞선 문명처럼 그렇게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새로 당선될때마다 새로운 도로를 뚫어주면 사람들에게 인기가 올라가던 한때의 일화도 들려주시곤 하셨습니다.


그래서 당신께서는 새로운 도로가 뚫리면 달려보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 도로와 함께 어딘가로 마음껏 달리고 싶었던 모양이십니다.



그 왕성하던 기력 이젠 쇠하실때로 쇠하신 모습에 눈물이

어린시절 농촌에서 자란 필자는 아버지께서는 못하는 게 없는 분인줄 알았습니다. 그 무거운 것들도 척척 드시고 힘든 집안일과 각종 연장을 만드는 일 등을 어떻게 그렇게 잘 하시는 지 어린 필자는 어른이 되는 게 두렵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만큼 힘도 세지 않고 그렇게 집안일을 잘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도 이것 저것 똑딱 잘 만들어주시는 당신의 솜씨를 따라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그 왕성한 체력과 솜씨는 영원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보니 그렇게 솜씨가 좋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한때는 실망하곤 했습니다. 





병상에 누워계신 모습이 너무나도 쓸쓸해서 그만….

병상에 누워서 주무시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 보기좋았던 손과 발은 뼈만 앙상합니다. 몸은 야윌대로 야위셔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쏟아집니다. 저절로 두 손을 모읍니다. 필자가 대신 아파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평생 남에게 해코지 한 일이 없이 평범한 이땅의 소박한 백성으로 살아오셨건만 쓸쓸히 주무시는 모습에 가슴이 아픕니다. 기도를 올립니다. 대신 아프게 해달라고, 아버지를 빨리 낳게 해달라고 저절로 기도가 올려집니다. 하나님 꼭 낫게 해 주세요. 아버지, 꼭 다시 일어나 건강한 모습으로 제게, 손자와 손주들에게 질곡의 현대사 다시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