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큰 띠가 생겼습니다. 큰 줄이 생겨났습니다. 큰 물이 생겼습니다. 눈물이 모여 모여 강물처럼 흘러내립니다. 이 띠에 이 줄에 선 사람들은 모두들 국화를 들고 한 분 한 분 분향소로 향합니다. 이렇게 모인 노짱의 추모열기가 전국을 뒤덮었습니다. 낮에도 밤에도 추모 열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빈소가 마련된 봉하마을과 전국 각지의 분향소마다 노짱의 마지막 길을 전송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언론에서는 각종 진기록 마저도 이야기합니다. 그 만큼 노짱의 서거가 우리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던져주셨습니다.
이땅의 슬픈 역사와 현실을 뒤로한 채, 착하디 착한 국민들을 뒤로한 채 정녕 떠나시렵니까.
하나된 추모물결, 끝까지 엄수하자
노짱을 추모하는 사람들을 가만이 들여다보면 온갖 사연을 안고 조문합니다. 어떤 분들은 전직 대통령이 비극적으로 유명을 달리한 데 대한 안타까움에서, 또 어떤 분들은 노짱이 추구했던 가치에 대한 공감에서, 또 어떤 분들은 평소 그분의 소박한 삶을 잊지못해서 등 참으로 많습니다. 이런 사연들을 안고 남녀노소의 구분 없이 조문 행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세대, 계층, 이념, 지역 등으로 조각조각 갈라진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하나로 뭉쳐진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온 국민이 한마음입니다.
노짱은 평소 실천하셨던 그 이념과 업적을 기리고자 하나로 모여든 마음입니다. 이러한 총화된 마음이 모인 분위기에서 국민장이 치러지고 이를 바탕으로 나라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된다면 이게 진정으로 노짱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노짱의 서거는 우리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던졌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크나큰 슬픔으로, 또 어떤 이에게는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일부 정치인들의 조문이 저지되고, 울분을 삭히지 못해 안타까워 하시는 분들까지도 모두 착하디 착한 이땅의 서민이자 우리의 이웃입니다. 노짱은 이런 분들이 잘사는,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셨습니다.
정부여당은 민심을 들으라
우리는 추모열기의 밑바닥에 흐르는 엄청난 민심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국민적 아픔과 슬픔을 눈과 귀로 확인하고 들었습니다. 민심을 직접 읽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추모행렬의 밑바닥에 흐르는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수렴해야 할 사람은 바로 이 나라를 이끌고 있는 집권층이요 정부여당의 몫입니다.
이번 추모열기 배경뒤엔 민주주의의 후퇴, 서민을 위한 정책의 실종, 소통의 부족, 정치권력화된 검찰에 대한 반감 등 이 모든 것들에 대한 분노가 조문 행렬을 강물처럼 이어지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곱씹어 봐야 합니다.
이런 본질은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혹시나 조문행렬의 불똥이 딴 곳으로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 한다면 역사앞에 큰 죄를 짓는 일이 될 것 입니다. 국민들앞에 큰 죄를 짓는 일이 될 것 입니다.
국민장 이후 재평가는 국민의 몫으로 남겨두라
누구도 노 전 대통령의 불행한 죽음이 한풀이의 도구나,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기를 원치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조문기간에 고인에 대한 평가를 극단적으로 달리하는 일부 인사들의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주장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국민장이 끝난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의 선례에 비춰 일부 보수 인사들이 포문을 열고 보수언론이 약속이나 한 듯 색다른 시각으로 여론의 흐름을 바꾸는 글들을 쏟아낸 적이 여러번 있습니다.
국민장 이후 재평가 작업을 서둘러 하려 하거나 극단적 시각으로 일관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작업은 오로지 국민들에게 맡겨야 합니다. 국민들 각자가 가슴속에서 그 분을 추억하고 오래오래 기억하도록 해야 합니다. 재평가 대상이 되어서도 재평가를 함부로 해서도 안됩니다.
일부 보수언론이나 극단적 인사를 통해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주장이 또다시 난무한다면 이땅엔 희망이 없습니다. 지금은 노짱을 잘 보내드리고 그 분을 가슴깊이 새기며, 노짱이 남긴 것 중 무엇을 이을 것인지 냉정하고 차분하게 성찰하는 시간이 돼야 할 것입니다.
노짱 잘 가세요,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노짱, 잘 가세요. 그곳에서 우리나라 잘 지켜주시고 이땅에 노짱께서 꿈꾸시던 ‘사람사는 세상’이 구현되기를 기도해 주세요.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동안 노짱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지켜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함께 아파해 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우리의 가슴속에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잘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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