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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관중, 부산팬들이 사직구장을 찾는 이유는?

세미예 2008. 5. 3. 02:26

요즘 부산 사직구장은 연일 만원 사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직구장은 연일 만원사례일까요. 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사례가 아마도 25일 경기일 것 같습니다. 25일 경기를 다시 슬로비디오 보듯 관찰해 보겠습니다. 

이날 사직구장을 가득메운 3만 관중은 삼성 철벽 마무리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르자 고개를 떨궜다가 롯데의 대반전 드라마에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연장 10회말 조성환의 극적인 끝내기 2타점 2루타로 끝내 경기를 뒤집었고 사직구장은 팬들의 환호성으로 뒤집어진 날이었습니다.

이날 경기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죠. 선발 손민한의 역투로 8회까지 2-0으로 앞서 손쉽게 승리하는 듯 보였고, 손민한은 완봉승을 눈앞에 둔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9회들어 2안타를 얻어맞고 2사 2,3루의 위기에서 부산고-고려대에서 배터리를 이뤘던 동기인 진갑용에게 통한의 중전안타를 내주면서 2-2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그렇치잠 3만 관중은 씁쓸하게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에이스의 역투에 기립박수를 보냈죠

롯데는 연장 10회초 마무리 임경완이 1사 만루에서 몸에 맞는 볼로 1점을 내줘 역전당했습니다. 10회말 삼성의 철벽마무리 오승환이 등판하면서 경기는 이대로 끝이 나는가 했으나 선두타자 마해영이 오승환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뽑아냈고 박기혁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습니다. 

이어 정수근의 2루 땅볼로 2사 3루를 만들었고 대타 손광민이 볼넷을 얻어 나갔죠. 이어 오늘의 히어로인 조성환이 2사 1, 3루에서 등장, 오승환의 5구를 두들겼고 타구는 좌중간을 갈랐습니다. 

삼성 중견수가 송구를 위해 서두르다 한 차례 공을 놓치는 사이 1루 주자까지 홈을 밟아 4-3으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갔고 사직구장을 끝까지 지킨 3만 팬들은 발을 구르며 짜릿한 재역전승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이날 사직구장에서는 'AGAIN 84' 행사가 열렸는데요, 선수들은 1984년 첫 우승 당시의 파란색 유니폼을 입었고 그 해 한국시리즈 MVP였던 유두열 김해고 감독이 시구를 했습니다. 

뜻깊은 날에 맞춰 사직구장은 오후 3시30분 매표 시작 36분 만인 4시6분에 현장 판매 입장권 1만4000장이 모두 팔려 3만 석 매진이 됐다고 합니다. 예매분 1만 6000장은 이미 이틀 전에 다 팔렸다고 하네요. 올 시즌 네 번째이자 최단 시간 매진이었다고 합니다.

그럼, 사직구장은 왜 연일 만원사례일까요. 기자의 개인적인 의견과 이 사람 저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보겠습니다.

먼저, 25일 경기처럼 최근 롯데의 팀컬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경기를 한다는 것이죠. 이날만 해도 그래요. 앞서고 있다가 역전을 당해 실망하기 쉬운데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결국은 역전승을 이끌어 냈죠. 이 보다 팬들을 위한 화끈한 팬서비스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게 최근 사직구장을 연일 만원사례로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한때 고교야구가 인기를 끌었죠. 그 당시의의 붐을 타고 자연스레 생긴 고교야구팬들이 성인이 되어 롯데팬이 되었고 아이를 낳아 혹은 가족을 데리고 야구장을 찾곤하다가 어느새 그 아이들이 자라 청년층이 되었다는 설입니다. 

그렇다보니 이들이 사직구장을 찾는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어머니가 야구팬이다 보니 자연스레 그 가정이 야구가족이 되어버렸다는 것이죠. 

다음으로, 부산지역에 젊은층이 마음놓고 놀 수 있는 문화공간이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보니 자연스레 사직구장을 찾는다고 합니다. 서울엔 대학로 등 젊은층이 문화를 향유할 문화공간이 많지만 부산은 참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직구장이 젊은이들의 해방구가 되고 있다는 것이죠. 야구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한 것이죠. 부산시에서 젊은층이 문화를 확대 재생산할 공간을 적극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정부도 지나친 수도권만 문화공간을 확대할 것이 아니라 명색이 우리나라 제2도시인 부산에 젊은층이 문화를 향유할 공간을 적극 늘려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젊은층의 스트레스 해소욕구와 사직구장의 팬서비스가 딱 들어맞아 발길을 옮긴다는 것이죠. 열심히 응원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팍 풀린다는 것이죠. 이에 발맞춰 사직구장도 나름대로 팬을 끌기 위한 다양한 팬서비스로 팬들을 맞고 있다는 것이죠. 사직구장은 아마 전국 최대의 아니 전세계 최대의 노래방 아닌가요. 

다음으로 메이저리그에서의 코리안들의 성적부진을 들곤합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빛을 발하는 선수가 없지 않습니까. 최근엔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엽선수 마저 부진하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국내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부산팬들이 사직구장을 찾는 이유를 나름대로 몇가지 들어보았지만 최근 사직구장의 만원사례를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롯데팬들을 사직구장으로 가겠끔한다고 봐야겠죠. 

그게 무엇인지는 팬들 자신만이 알 것입니다. 기자의 개인적 견해로는 그게 아마도 프로야구 롯데가 부산의 자존심이라서 그런것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롯데가 지면 자존심이 상하고 이기면 자존심이 세워지겠죠. 그래서 부산사람들이 사직구장을 찾겠죠.

맞습니다. 프로야구 롯데는 부산의 자존심입니다. 일종의 상징같은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부산팬들은 롯데가 꼴찌를 달려도 성원을 보냈고 우승했을땐 내 일같이 기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구단이 답할 차례입니다. 이런 롯데팬들의 성원에 명문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을 보낼 때입니다. 올해는 가을에도 야구할 수 있도록 롯데구단 화끈한 지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