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이면 이런 곳에 둥지를 털었는지 모르겠어요."
"달갑잖은 기분으로 어쩔 수 없이 둥지를 철거합니다."
"까치집 지을 곳이 없는 도시의 까치 어떻게 보면 참 불쌍해요."
"그러게요, 까치들 참 불쌍하네요."
"까치들이 이젠 어디서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요."
"까치들이 참으로 오갈데가 없네요."
까치는 옛날부터 길조로 여겨져 왔습니다. 오늘날은 어떨까요. 예전에는 반가운 손님이 오면 까치가 먼저 울어댄다는 뜻에서 그렇게 생각해왔습니다. 까치는 그만큼 인간과 가까이 생활하고 인간과 더불어 생활하는 대표적인 텃새입니다. 최근 까치들도 봄을 맞아 둥지를 짓고 2세를 기른다고 분주합니다.
그런데, 최근엔 사람들이 까치가 길조인가에 관해 의구심을 표시합니다. 까치가 끼친 인간에 대한 불경죄(?)를 무시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럼, 어떤 불경죄(?)를 범했는 지 지금부터 살펴 볼까요.
인간과 더불어사는 까치. 전봇대에 까치집을 지어 불경죄로 퇴출되고 있습니다.
흔히들 까치하면 나무 위에 둥지를 틀어 집을 짓고, 새끼를 키워서 독립을 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농촌지역이나 산골마을 사람이 사는 곳이면 흔하게 볼수 있는게 까치집입니다. 시골이야 워낙 나무가 많으니 까지집이 그렇게 흔하지도 않고 큰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전봇대 꼭대기 위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전봇대 곳곳이 최근 까치집의 집짓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왜 이들은 다른 나무를 놔두고 전봇대에 집을 지을까요. 인간의 구조물에 집을 지으면 아슬아슬하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굳이 전봇대에 집을 짓습니다.
전봇대에 까치집 지으면 어떤 일이?
까치들은 인간에게 무엄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감히 인간이 만들어 놓은 전봇대에 집을 짓습니다. 인간과 더불어 공존하는 것은 좋지만 인간이 집을 지으면 안된다고 선포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그곳에다 감히 집을 짓는 것입니다. 참으로 무엄한 존재입니다.
문제는 전봇대에 까치집을 짓다보니 누전사고가 발생해 전기가 자주 끊어지고 고장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오죽했으면 한전에서 까치집을 발견해 신고하면 포상을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까치가 울면 좋은 소식이 온다고 하지만 한전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인간과 더불어사는 까치. 전봇대에 까치집을 지어 불경죄로 퇴출되고 있습니다.
도심의 전봇대를 돌아봤습니다. 곳곳에 까치들이 집을 짓고 있습니다. 비록 망치소리는 아니지만, 집을 새로 짓느라 분주합니다. 쉴틈없이 나뭇가지들을 물어 올립니다. 생가지를 꺾기도 하고 길가에 떨어진 철사까지도 물어 올립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까치집이 안전하지는 않습니다.
한전에서 날을 잡아 무허가 건물 철거에 나서면 그날로 둥지는 풍비박산이 되고 맙니다. 공들인 보금자리가 일순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한전의 입장에선 이만저만한 불경죄(?)가 아니겠죠. 한전의 전봇대에 지은 무허가 판자촌(?)이니 불경죄가 맞기는 맞겠죠.
인간과 더불어사는 까치. 전봇대에 까치집을 지어 불경죄로 퇴출되고 있습니다.
전봇대 구조물 사이에 까치집이 있을 줄이야 아무도 몰랐겠죠. 까치 한쌍이 짝짓기를 위해 보금자리로 날아 들어갑니다. 보금자리가 성에 안찼던 지 나뭇가지를 물어다가 둥지를 이리 저리 단장합니다.
그런데, 겉보기엔 보금자리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변압기 사이에 몰래 숨겨 둥지를 틀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이곳에 내가 집을 지었는 지 아무도 모를 것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영리한 까치들은 둥지를 지을 때도 별의별 생각을 다하는 것 같습니다.
인간과 더불어사는 까치. 전봇대에 까치집을 지어 불경죄로 퇴출되고 있습니다.
도시의 까치 왜 전봇대에 무허가 건물을 짓나
까치는 200m 거리의 세력권을 가지고 있기에 한 나무에 한 개의 둥지를 새로 튼다고 합니다. 이런 까치의 세력권 지키기 습성 때문에 자기의 영역을 가장 잘 관찰하기 좋은 높은 곳에 둥지를 만드는 습관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심에는 높은 나무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전봇대나 심지어는 야구장 조명탑에도 둥지를 만듦니다.
인간과 더불어사는 까치. 전봇대에 까치집을 지어 불경죄로 퇴출되고 있습니다.
까치는 어떤 곳에 둥지를 잘 지을까?
보통 까치는 한 나무에 한 개의 둥지를 짓고, 2∼3월경 미루나무 느티나무 아카시아 나무 포플러 감나무 등에 둥지를 많이 틉니다.
까치둥지는 나뭇가지로 촘촘하게 잘 엮어져 있어 구렁이나 족제비, 담비 같은 적이 침입할 수 없습니다. 이는 천적으로부터 쉽게 도망 갈 수 있는 동시에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까치의 둥지는 비가와도 잘 새지 않습니다. 건축에 있어선 대가라 할만큼 전문가입니다.
도시화로 집지을 곳 사라져 전봇대에 까치집 차지
도시화가 점점 진행되면서 큰 나무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는 바람에 까치들은 전봇대를 예전의 큰 나무로 생각하고 둥지를 틀게 되었다는 것이죠.
일종의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이죠.
이런 까치의 생활을 보면서 환경보존의 필요성을 새삼 절감하게 됩니다. 따지고 보면 그들이 불경죄를 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을 마구 파헤치고 그들의 보금자리가 될 나무들을 마구 잘라버린 불경죄를 범한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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