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아이스크림 가격이 수상하다…아이스크림 제값내고 사먹으면 바보?

세미예 2008. 11. 18. 08:41

"1년 내내 아이스크림 할인하는 가게가 있어요."

"그래요, 그 참 착한 아이스크림 가게네요."

"그런데, 그렇게 아이스크림을 싸게 팔아도 남는게 있을까요."

"그러게요. 듣고보니 아이스크림 싸게 파는게 이상하네요."

"알면 알수록 수상히고 이상하네요."

"도대체 아이스크림 가격은 얼마가 적당한 것인가요?"




‘365일 아이스크림 전품목 50% 반값 세일.’ 최근 경제위기가 가중됨에 따라 접하는 문구입니다. 한 슈퍼마켓은 거리에까지 '365일 전품목 아이스크림 50% 할인'이란 플랫카드를 내걸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1년 내내 싸게 판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아이스크림을 싸게 팔수 있을까요. 이렇게 아이스크림을 싸게 팔아도 남는게 있을까요. 재밌는 아이스크림 가게 사연을 알아봤습니다.

 


제값내고 아이스크림 사먹으면 바보(?)

한 대학교 매점을 찾았습니다. 이곳도 상당히 할인된 가격에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었습니다. 또다른 동네 슈퍼마켓을 찾아가봤습니다. ‘아이스크림 모든 종류 40% 할인’이라고 아이스크림통 벽에 붙여 놓았습니다.


이곳 저곳 돌아다녀도 아이스크림을 싸게 팔고 있습니다. 싸게 팔고있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싸게 팔아도 남는 게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밑지고 파는 장사 있을까

솔직히 말해 장사하시는 분이 밑지고 파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아이스크림을 파시는 분들한테 살짝 물어봤습니다. 한 상인은 영업비밀이라며 가르쳐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다른 상인은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판다. 밑진다.’라고만 짧게 대답했습니다.


거품 심한 아이스크림 가격

아이스크림을 싸게 팔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현상이 아닙니다. 올해 초에도 싸게 팔았고, 지난해에도 싸게 팔았습니다. 플랫카드대로라면 내년에도 싸게 팔 것입니다.


50% 싸게 팔아도 남는 장사이고 365일 싸게 판다면 아이스크림의 가격정책에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지나치게 가격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가와 유통비용 알 수 없네

원가며 유통비용을 알아보고자 대리점과 판매회사에 문의를 했지만 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한 경제신문의 유통비용 조사결과가 검색됐습니다. 이 신문사의 조사결과 우리나라 상당수 가공제품의 유통비용이 최대 90%에 달한다고 합니다. 판매가격의 절반 이상이 유통비용인 제품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절반 이상이 유통비용이라면 농산물보다도 유통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이스크림의 경우 제조 원가가 20% 미만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합니다.


아이스크림을 판매하시는 분들에게 왜 그렇게 싸게 파느냐고 다시한번 더 물어봤습니다. 판매상인들은 경쟁자들이 대부분 할인을 하기 때문에, 마진이 없더라도 50% 할인을 한다고 대답합니다. 




판매처마다 할인된 가격 일일이 계산 ‘진풍경’

직접 아이스크림을 사봤습니다. 콘 아이스크림은 대부분이 1500원이고, 막대 아이스크림은 대부분이 700원입니다. 50% 할인된 가격으로 사왔습니다. 내용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싸게 샀으니 횡재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할인된 가격이라는 것이 찜찜했습니다. 어디까지 할인이고 어디까지가 진짜 가격인 지 알쏭달쏭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곳은 일년 내내 아이스크림을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합니다. 그러다보니 판매하시는 분은 아이스크림을 팔때마다 계산기를 두드려야 합니다. 50% 할인이라면 가격을 절반으로 뚝 잘라서 계산하면 되지만 40%할인은 계산기를 일일이 두드려서 계산해야 정확한 가격을 알기 때문입니다. 전자계산기를 두드려서 팔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이상하다 못해 우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품가격 언제까지

아이스크림의 왜곡된 가격정책 언제까지 지속돼야 할까요. 소비자에게 마치 선심쓰듯 할인된 가격에 팔고있는데 사실은 판매가격의 거품에서 비롯된 게 많습니다. '365일 50% 할인' 정책 자체가 거품은 아닐까요.


업계 자율로 하루속히 가격정책을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 오래 대폭 할인은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