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생활

부부싸움 어떡해! 어린딸 앞에서 부부싸움했다가 그만 가슴이 철렁

세미예 2008. 10. 15. 08:39

"싸우지마! 싸우지 마세요."

"엄마 아빠 싸우면 싫어."

"엄마 아빠 싸우면 할머니한테 다 이를거야."

"엄마 아빠는 사랑 안해요. 왜 싸워?"

"엄마 아빠 자꾸 싸우면 때릴 테야."




어린 딸애의 한마디에 우리 부부는 깜짝놀라곤 합니다. 부부싸움은 흔히 ‘칼로 물베기’라고 했나요. 부부는 싸우면서 정이 든다고 했나요. 그래도 자녀 앞에서는 부부싸움을 해서는 절대로 안되겠더군요.


부부싸움을 하게되면 아이가 불안해하게 됩니다. 아이들 정서상 안좋기 때문입니다. 혹시 부부싸움할 일이 생기더라도 아이앞에서 하지 마시고 따로 어딘가에서 부부싸움을 해야할것 같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부부싸움은 금물

올해초 우리 부부는 의견이 안맞아 싸운 적이 있습니다. 서로가 감정이 격해지다보니 소리가 조금 컸던 모양입니다. 우리 부부는 자녀 앞에서는 교육을 생각해서 가급적 싸우지 말자고 숱하게 다짐했건만 막상 의견충돌 앞에서는 그 다짐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더군요.


아이가 못보도록 큰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닫고 서로의 감정을 표출했는데 소리가 조금 컸던 모양입니다. 엄마와 아빠의 싸우는 소리를 어린 딸애가 거실에서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 이후로 딸애는 이상한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엄아와 아빠가 대화를 조금만 크게 해도 딸애는 싸우는 줄 아는 모양입니다.




부부싸움을 본 아이달래기 

"싸우지마! 싸우지 마세요."

밥먹다가 최근 잇따른 연예인 자살사건에 우리 부부가 그 자살의 동기에 대해 아파하면서 사회의 야박함에 대해 분노해 봅니다. 또 최근 악화된 경제여건을 걱정하고 우리 가정의 대책에 관해 상의해 봅니다. 딸은 이런 대화와 상의도 싸우는 것이라고 착각한 모양입니다.


문제는 올해초 부부싸움을 했건만 한해가 거의 다 가도록 딸애는 그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엄마와 아빠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싸운 횟수가 많았던 것도 아니고 그때 이후로 수시로 서로가 참고 양보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딸애한테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 덜컥 걱정이 앞섭니다.


우리 부부가 번갈아 딸애에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의논하는 것이라고 해도 딸애는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대화하는 것이라고 해도 믿지 않습니다. 어린 딸애에게 '친구들 하고 이야기하지. 엄마 아빠도 이야기하는 것이야'라고 말해도 잘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가급적 아이앞에선 작게 이야기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아이들에겐 엄마 아빠의 싸움 후유증이 큰 모양입니다.



엄마아빠의 사랑으로 마무리한 부부싸움

"싸우지마! 싸우지 마세요."


하루는 딸애가 우리 부부의 대화속에 또 끼어듭니다. 뭐 좋은 방법이 없나 생각하다가 우리 부부는 서로가 서로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서로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딸애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어린 딸애는 그래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생각다 못해 또다른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우리 부부의 대화중에 또 딸애가 끼어듭니다."싸우지마! 싸우지 마세요."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화해의 손짓을 서로 내밀고 딸애를 서로가 꼭 안아주었습니다. 딸애는 이상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싸웠는데 왜 안아줄까’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싸우면 화를 내고 큰소리 쳐야 하는데 이상하네'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표정을 읽고선 우리 부부는 번갈아 딸애를 안아주고 안심시켰더니 그제사 딸애는 의논과 싸움을 조금씩 구분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딸애의 심정을 정확히 알길은 없습니다.





자녀교육은 사랑으로

이 일을 겪은후 우리 부부는 최고의 자녀교육법은 역시 사랑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또 올초에 있었던 부부싸움을 거의 1년이 다 되도록 기억하고 있는 딸애를 지켜 보면서 자녀 앞에서는 부부싸움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녀들은 엄마와 아빠의 싸움을 모른척 해도 다 알고 있었습니다. 혹시, 저희와 같은 경험을 하신 분들은 안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