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댁의 정보도 보이스피싱에 낚이셨습니까?

세미예 2008. 5. 3. 18:01

"xx씨 전화요금이 연체됐습니다."  

"xx씨 형제가 사고를 당해 급하게 돈이 필요합니다." 
"xx씨 군대에 있는 자제분이 돈이 필요해서 보냈습니다."
"xx씨 계좌를 수사중인데 비밀번호가 필요합니다."
"xx 금융기관인데 비밀번호 도용이 의심돼 비밀번호 바꿔야 합니다."
"지금부터 안내하는 사이트에 들어가 비밀번호를 변경하세요."

혹시, 이런 전화를 받아본 적이 있습니까. 또 이런 전화때문에 피해를 당했습니까.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한번 쯤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아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전화가 일상사가 되다시피 할 정도로 최근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립니다.

보이스피싱은 날로 진화하고 있는데 금융기관이나 정부 당국 지자체 등 관리감독 기관의 대책은 허술하기만 합니다. 이런 허점을 타고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오늘도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려고 오늘도 노려보고 있습니다. 이런 범죄자가 더 이상 이땅에서 기승을 부리지 않도록 전 국민적인 협조와 체계적인 대응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동안 피해자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법관, 공무원, 회사원 등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온갖 사람들이 별의별 피해를 당했다고 하더군요. 보이스피싱(Voice Pishing)은 흔히 전화금융사기단으로 일컬어지며 음성(voice)과 개인정보(private data),낚시(fishing)를 합성한 신조어로 전화를통해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빼내서 사용되는 신종범죄입니다. 

개인적으로 보이스피싱 전화를 몇차례 받았습니다. 
"xx사이트의 정보가 누출돼 피해가 우려됩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원하시면 정보보호료를 내시면 됩니다." 

말만 가만히 뜯어보면 속기 십상이죠. 그런데 제가 물었죠. "어디죠?" 라고 했더니 대답이 "일본입니다"라고 말하더군요. 아마 정부기관을 사칭했다면 저도 속아서 상담을 했을 것입니다. 

'일본'이라는 말에 보이스피싱이란 것을 금방 알아차렸죠. 그래서 몇마디 했더니 상대방은 화를 내면서 전화를 끊어 버리더군요. 보이스피싱과 다른 이야기이지만 제가 고향을 방문했다가 동네어르신한테 들은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합니다. 농촌엔 연세드신 분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 사기꾼들이 종종 다녀가곤 한다더군요. 이날도 한 사기꾼이 저의 고향마을을 방문했던 모양입니다. 한 여든이 넘으신 어르신네를 방문한 그 사기꾼이 "아드님이 교통사고를 당해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라고 했던 모양입니다. 

이 어르신은 확인도 안하시고 장판밑에 넣어두신 10만원을 건네주셨다고 하더군요. 몇일이 지나서야 사기임을 아시고 온 동네가 시끄러웠다고 합니다. 이 사기꾼은 신이 났던지 또다른 집을 찾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집의 어르신들은 도시의 자녀들한테 보이스피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터라 "돈없다. 빨리 가라. 사람살려"라고 온 동네가 떠들썩하도록 소리쳤던 모양입니다. 그 사기꾼은 '걸음아, 나살려'라며 줄행랑을 쳤답니다.  

하지만 이 사기꾼은 또다른 집을 방문했답니다. 그 집은 장애인 부부가 살고있었답니다. 이 어르신들은 "부산에 사는 아들이 다쳤다고, 우짜노. 후딱 밥해줄테니 밥먹고 함께 부산으로 가입시다"라고 했답니다. 

이 사기꾼은 밥을 얻어먹고 화장실에 잠시 갔다온다고 하더니 그대로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우리 사회를 좀먹는 사기행각은 빨리 없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보이스피싱은 도대체 줄어들 생각을 않네요. 

도대체 대책이 없는 것일까요. 온 국민이 별의별 피해를 다 당하는데 진정 대책은 없는 것일까요. 날이 갈수록 사기수법도 다양해져만 가는데 언제까지 우리나라 국민이 이렇게 당하고 살아야만 합니까. 사기행각을 멈출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