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칼럼

병간호를 환자가 직접해?…철(?)없는 아내를 어떡한다?

세미예 2011. 9. 7. 08:32

"병간호를 받아본 적이 없어요"

"부부가 이상하네요. 부부 한쪽이 아픈데?"
"그래도 어쩌겠어요"
"처가나 본가에 이야기해보지 그랬어요"
"그랬다간 큰 싸움이 날 것 같아서요"



병원에 있다보니 여러가지 일들을 겪게 됩니다. 병간호 문제로 옥신각신하기도 하고 때론 다투기도 합니다. 다투고 화해하고 서로 돌아보고 이래서 인간이란 존재를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혹시 병원에 입원해본 적이 있나요. 병원 입원때 반드시 병간호가 필요할까요? 아니면 병간호가 없어도 될까요. 환자 수발은 당연한데 무슨 뚱딴지 같은 질문일까요? 병원에서의 병간호 문제에 관해 생각해 봤습니다.


병간호 환자가 직접하다니?

병원에 있다보니 여러가지 일들을 겪게 됩니다. 입원실을 둘러봅니다. 1인실이 아닌 다인실인 관계로 여러사람들이 함께 누워 있습니다.

환자만 누워있는 게 아닙니다. 간호를 하는 가족도 침대옆에 있습니다. 가족 중의 한 사람이 아프면 온 가족이 근심에 휩싸이는가 봅니다.  그런데, 병실의 한쪽에 홀로 천장만 멀뚱멀뚱 바라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간호하는 가족이  안보입니다.

환자의 수발 직접 하는게 딱해보여?
환자가 회복을 하려면 차분하고 편안해야 합니다. 몸 하나만 해도 천근만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환자 혼자서 회복을 하려면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화장실 가는 길만해도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분은 혼자입니다. 옆에 가족이 없습니다. 딱해 보여서 우리집 가족이 부축해서 화장실 가는 것을 도와줍니다. 그런데 괜찮다며 끝내 뿌리칩니다. 궁금해서 가족이 없느냐고 물어봅니다. 가족이 있다고 합니다. 아내도 있고 자녀들도 있다고 합니다.



병수발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아내?
이 분에게는 아내가 있습니다. 하지만, 병수발엔 무감각합니다. 병실을 찾지 않습니다. 입원에서 몇일을 함께 보냈건만 이 분의 아내라는 분은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습니다. 이 분의 아내는 입원이 별일 아니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병원은 혼자 조용히 안정을 취해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수술 동의서까지 자신이 직접 작성?
이 분은 수술을 거쳐 회복중에 있습니다. 수술은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습니다. 수술 동의서에 보호자 사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수술 동의서도 환자 본인이 직접 작성했다고 합니다. 보호자가 이야기가 나왔을때 사정사정해서 본인이 직접 사인을 했다고 합니다.

한때 이 분은 아내에게 동의서도 필요하니 내방을 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분의 아내는 '당장 죽을 병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병원에 오길 꺼렸다고 합니다. 

헤어질까? 그래도 계속 살까?
이 분은 병원에 입원한 적이 전에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내라는 사람은 예전에도 똑같은 행동을 했다고 합니다. 환자 본인에게 맡겨두고 병원에 발길조차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입원에서 수술, 그리고 회복, 퇴원까지 환자 본인이 직접 했다고 합니다.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보호자 사인이 필요할때는 지인에게 사정사정해서 대신 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분은 헤어질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헤어질 각오로 섭섭함을 아내라는 사람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분의 아내는 전혀 아랑곳 않았다고 합니다. 헤어지려면 헤어지라는 식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병원에 입원한 일이 뭐 대수냐'라며 야단법석을 부린다고 오히려 따졌다고 합니다.




'당장 죽을 병도 아닌데 호들갑?'

이 분은 자신의 아내에게 병원을 찾지않아 서운하다고 토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 '당장 죽을 병도 아닌데 호들갑을 떤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집안에 일이 얼마나 많은데 병실을 찾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어처구니 없는 아내 어떡해?

이 분의 고민은 그래서 생겼습니다. 환자에게는 스트레스가 회복을 방해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이 분은 혼자서 끙끙 앓고 있습니다. 헤어질 생각은 여러번 했지만 아이들을 생각해서 차마 옮기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혼자 병실에 누워 끙끙 앓고 있습니다.

다른 환자들의 가족이 한바탕 소란을 피우면 귀찮아 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부러워합니다. 이 분의 철없는 아내에게 딱히 해줄 말이 없습니다.

부부싸움을 여러 차례 했건만?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입원을 했는데 와 볼 생각을 안해?"
"아이들 뒤치닥꺼리며 집안일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한 게 어딨어?"
"한 사람 때문에 나머지 가족이 병수발에 얽매여 있는게 말이돼?"  
 
이 분은 환자 수발과 관련해서 몇년 전에도 크게 다툰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병수발을 들지 않으려는 아내에게 여간 서운했던 게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도 아내는 너무나도 확고부등했다고 합니다.

가슴속으로 슬피우는 측은한 환자?

이 분을 지켜봤습니다. 수술후 첫날 몹시 아파했습니다. 하지만, 혼자 끙끙 앓더니 이분을 뒤집어쓰고 혼자 울고 있었습니다. 입원후 몇일이 지난뒤 가만히 살펴봤더니 병원 뜰에 링게르를 달고 나아가 먼산을 바라보면서 혼자 울먹이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딱하던지 가슴이 쓰려옵니다. 




고민이 많은 환자에게 해줄 말은?

이 분의 철없는 아내 이야기를 듣다보니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해줄말이 없습니다. 위로를 해주지만 한낱 헛수사에 그치고 맙니다.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병원엔 코빼기도 내비치는 일이 없는 이 분의 아내를 보니 뭐라 해줄 말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분에게 헤어지라는 말을 한다는 것도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단순하게 들어주는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병상의 환우에게 좋은 방법은?

이 분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분의 아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그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 분이 처한 어려움은 육체의 고통 외에도 정신적인 고통이 함께 있는지라 어떻게 위로를 해줘야 할지 몰라 그 분을 바라볼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