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곳은 변전소야, 아파트야?"
"글쎄요, 입구엔 변전소라는 간판이 있는데 아파트 같은데요."
"변전소라면 변압기 등 전기시설이 전혀 안보여요."
"그러게요. 그참 신기하네요."
"그런데, 사람이 살 수 있을까요."
이런시절 변전소 주변을 지날때면 무섭증을 느낄때가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마치 납량드라마에 나오는 음향같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변전소 옆을 지날때면 윙윙거리는 소리에 모든 것이 빨려들것만 같고 주변만 지나쳐도 감전될 것만 같았습니다.
변전소하면 뭘 떠올리나요. 윙윙거리는 소리와 모든 것들을 빨아들일 것 같은 위압적인 변압기와 치렁치렁하고 몹시도 큰 대형 전선들과 전봇대. 뭐 이런 게 아닐까요.
그런데, 이상한 변전소가 있습니다. 변압기 같은 전기 시설은 안보이고 사람이 살고있습니다. 정말 사람이 변전소에 살수 있을까요. 변전소에 사람이 살고 있다면 그 사람은 강심장이 아닐 수 없겠죠. 그런 변전소를 돌아봤습니다.
여느 아파트와 다름없는 사람이 살고있는 변전소. (사진 ⓒ=세미예)
변전소에 사람이 살고있다?. 진실? 거짓?
변전소는 전기를 모아서 보내는 곳입니다. 한전에서 운영하는 전기 시설물입니다. 변전소하면 윙윙거리는 소리와 치렁치렁한 전선 때문에 인상마저 별로 좋지 않은데 그런 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 찾아가 봤습니다. 찾아가 봤더니 정말 사람이 살고있었습니다. 그런 변전소가 부산에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부산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여러 군데 있다고 합니다.
어떠세요? 상상만해도 신기하죠. 부산엔 정말 사람이 살고 있는 변전소가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첫 사례인 변전소 주거용 복합건물을 돌아봤습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변전소용 건물 연산 파워피아.(사진 ⓒ=세미예)
(사진 ⓒ=세미예)
변전소 주거용 복합건물? 그럼 사람이 살고있다는 말?
부산 연제구 연산동 온천천 관리사무소 옆에 가면 연산동변전소가 있습니다. 바로 옆엔 초등학교가 있고 또 다른방향 옆엔 이른바 ‘김상진 게이트’의 현장으로 철거하다만 건물이 을씨년스런 모습을 뒤로하고 이제는 반듯한 고층 아파트가 보기좋게 서 있습니다.
바로 앞쪽엔 부산시민들이 즐겨찾는 온천천 시민공원입니다. 온천천 시민공원은 하루에도 수만명이 산책을 즐깁니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이 변전소인지 모릅니다. 그저 아파트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아파트일까 아니면 변전소일까 싶어 가까이 다가가 봤습니다.
이곳 입구 간판엔 '연산파워피아'라고 되어 있습니다. 연산 변전소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곳은 변전소가 맞습니다. 그런데 변전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변압기라든가 큰 고압선이 보이지 않습니다. 고압선은 고사하고 전봇대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부산 연산동 연산변전소는 어떤 곳?
아파트 같은 이곳은 연산변전소입니다. 연산변전소는 지난 2007년 11월 주거용 복합건물로 지어졌습니다. 아마도 복합건물이라 이름마저도 '연산 파워피아'라고 따로 지은 것 같습니다. 파워피아라고 하니 마치 아파트 이름같기도 하고 변전소 이름같기도 합니다.
연산 파워비아는 연산변전소의 다른 이름입니다. 이 복합건물은 상업시설·주택 밀집지역인 부산 연제구와 인근 동래구 일원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전력 시설입니다.
(사진 ⓒ=세미예)
(사진 ⓒ=세미예)
(사진 ⓒ=세미예)
자재창고를 우여곡절끝 주거용 복합건물로 변신
현재의 연산변전소인 연산 파워피아는 원래 한전의 연산동 옛 자재창고 부지였습니다. 자재창고 부지가 멋진 모습으로 변한 것입니다. 연산 파워피아는 연산변전소·주거용 복합건물을 말합니다.
이 건물은 한전이 당초 1989년부터 실내 변전소 방식으로 건설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완공은 2007년 11월이었으니 18년이란 공사 기간이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음을 짐작케 합니다.
(사진 ⓒ=세미예)
(사진 ⓒ=세미예)
변전소 복합건물 반대하던 주민들은 재개발로 사라지고
공사기간이 8년 이상 걸렸다면 대 공사였거나 아니면 공사비가 많이 들어간 것이었거나 뭔가 말못할 사연이 있는게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지금이야 바로 옆에 고층의 잘 지은 아파트가 들어서 있지만 그 땅은 한때 사람들이 모여살든 주택가 였습니다.
그 주택가를 민간 업자가 한집 두집 사들여 아파트를 지으려다가 부도가 났고 한때는 재개발이 중단돼 썰렁하고 도심속 흉물로 변모했습니다. 바로 '김상진 게이트'의 현장입니다.
또 바로 인근엔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습니다. 그 바로 앞은 온천천입니다. 이렇다보니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반대가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당시 주민들은 온천천의 범람으로 인한 침수 우려와 유해 전자파 피해, 감전사고 등에 대한 우려를 끊임없이 제기했습니다.
(사진 ⓒ=세미예)
법정 공방으로 치달은 난제끝 변전소 복합건물로 재탄생
주변에 변전소가 있다면 주민들의 반대가 얼마나 심할까요. 그야말로 님비현상이 있었고 연산변전소 건립은 급기야 지역 주민의 집단 반발에 부딪혀 법정으로 비화되는 등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습니다.
지난 1989년 건립에 들어간 연산변전소는 주민민원으로 관할 자치단체의 건축허가를 얻지 못해 15년간 공전을 거듭하다 2004년 대법원 판결로 공사허가를 받아 2005년 12월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2007년 11월 완공했습니다.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건물 중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까지는 변전설비가, 지상 3층부터는 18세대의 주거용 공동주택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공동주택에는 한전 직원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사진 ⓒ=세미예)
연산변전소의 변신은 무죄?
어떠세요? 주변의 혐오시설과 님비시설도 변신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보일 수 있지 않습니까. 색다르고 보기좋게 진화를 위한 변신은 무죄 아닐까요.
연산변전소를 둘러보면 변전소 시설은 보이지 않고 지상에 태양광 시설이 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태양광 시설은 연산변전소의 또다른 아이디어 였습니다. 연산변전소는 한전과 산업자원부가 맺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참여 협약’에 따라 태양광을 이용한 조명시설, 태양열을 활용한 온수시설이 설치된 친환경 변전소라는 또다른 특징도 갖고 있습니다.
님비시설 혐오시설 새로운 대안으로 눈길
최근 님비시설과 혐오시설로 여기지거시 말이 많습니다. 귀찮은 시설이나 지저분한 시설, 남들이 꺼려하는 시설을 내 지역과 가까운 곳에 못오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시설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간의 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두들 꺼려합니다. 이런 님비시설과 혐오시설일지라도 연산변전소 같이 아름다운 변화를 가져온다면 좋은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혀 변전소 같지 않은 연산변전소의 아름다운 변화. 이 시대를 다시금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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