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생활

50대 비정규직 가장의 눈물과 한숨…오늘도 비정규직의 눈물이 장맛비로!

세미예 2009. 7. 15. 07:30

장맛비가 하늘을 한바탕 후려칩니다. 사람들 가슴마다에도 후려칩니다. 장맛비에도 감정이 서려있습니다. 아무렇치 않은 사람과 장맛비 하나에도 슬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 사람들에겐 장맛비가 가슴을 후려칠 정도로 아프고 슬프게 느껴집니다.




한 비정규직 50대 가장이 있습니다. 그는 최근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가 흘린 눈물은 비가 되어 흘러 내립니다. 이땅에 대한, 이 나라에 대한 원망인지도 모릅니다. 그 눈물은 장맛비가 되어 흘러 내립니다. 오늘도 그 눈물은 사람들의 가슴속을 타고 흘러 내리건만 무딘 사람들과 감정이 메말라 버린 사람들에겐 하나의 자연현상의 일부일 뿐입니다.



한 비정규직 50대 가장의 눈물

필자의 친구가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오랜만에 전화를 한 친구의 첫 마디가 취직자리를 알아봐 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친구의 이야기인줄 알고 화들짝 놀랍니다. 하지만, 친구회사의 선배이야기랍니다.


50대 가장이 너무 측은해 취직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요즘같은 불경기에 취직자리는 쉽지 않습니다. 


친구에게 ‘알았어, 혹시 비슷한 자리 있으면 연락줄께’라고 말은 하지만 솔직히 진정성은 없습니다. 그만큼 최근 일자리 구하기는 참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청년층의 일자리도 부족한 현실에서 50대가 일자리를 찾기란 정말 힘들기 때문입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이 50대 가장은 정규직이었다고 합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50대가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먼저 받은 것이지요. 희망퇴직 회람이 나돌 무렵 이 50대 가장은 그래도 회사에 붙어 있으려고 비정규직으로 신분을 낮춰 퇴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퇴사보다는 비정규직이 낫겠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아직 자제분이 뒷바라지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세월은 유유히 흘러갔습니다. 그런데, 비정규직 관련법(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 발효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지요. 회사에서는 더 이상 그를 고용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했다고 합니다. 


하소연할 곳 없는 비정규직의 슬픔

이 분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될 당시엔 노동조합이란 울타리가 있어 힘이 되어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동시에 노조원의 자격도 상실해 울타리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계약만료 통보를 해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고 합니다. 이땅의 비정규직이 겪는 아픔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지요.



비정규직이 떠난 자리엔 또다른 비정규직이

이 분이 떠난 그 빈자리는 회사에서도 필요한 분야라 새로운 사원모집 광고가 나갔다고 합니다. 비정규직이 떠난 자리에 비정규직으로 새로 뽑는 것이지요.


일련의 과정을 겪은 친구와 그 50대 가장은 참 알 수 없는 그 기업의 행태에 관해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었지만 현실이자 이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흔한 일상이었습니다. 이땅에선 이런 일들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나야만 할까요.





비정규직 관련법 언제까지 방치하려나

불합리한, 너무나 이상한 비정규직 관련법이 오늘도 이땅에 눈물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 눈물은 오늘도 장맛비가 되어 이땅에 흘러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오늘도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 이땅의 비정규직들은 하나 둘 희생양이 되어 갑니다. 그들에게 피눈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정쟁도 좋고 정략도 좋고 당리당략도 좋다손 치더라도 진정으로 민생이 뭔지, 이땅의 서민들이 뭘 원하는 지 파악하고 행동하는 그런 정치를 꿈꾼다면 지나친 것일까요. 오늘은 혹시나 싶어 그런 꿈을 기대해 볼까요. 혹시나 싶어 기대했다가 역시나 하고 실망만 하면 어떡하죠. 


오늘도 이땅의 비정규직들의 한숨과 눈물은 흘러내립니다. 거대한 장맛비가 되어 흘러내립니다. 비정규직들의 아픔을 언제까지 외면하시렵니까. 비정규직들이 흘린 눈물을 언제까지 외면하시렵니까. 우산으로 가린다고 그들의 아픔이 외면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장맛비는 가린 우산을 뚫고 파고 듭니다.